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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병원을 디자인하면 아프지 않다 의료 서비스 디자인 분야 전문가에게 듣는다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이 업계에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 전반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받고 있으나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의 정의와 기존 의료와의 차이점을 구분 지을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듯하다. 그렇다면 월간<디자인>이 먼저 그 접점을 짚어보자는 생각으로 한국, 독일, 스페인, 영국의 의료 서비스 디자인 디렉터와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Interview 벤 리즌(Ben Reason) 리브워크 디렉터
“환자 중심적 접근이 필요하다.

리브워크 디렉터로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 사례를 봐왔을 것 같다.

의료 서비스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치료에 대한 환자의 순응, 의료 시스템의 운영, 의료 서비스 정보에 대한 접근성 같은 의료 서비스 분야의 문제점을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해 풀어나가고자 한다. 의료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주로 병원의 이해관계자들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같은 것이다.

영국 병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의료 서비스가 이루어 지나?
되도록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밤새 기다리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또한 환자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결국 비용도 아끼고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의사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 중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영국의 국민건강보험(National Health Service)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의료 시스템과 비교해볼 때 비용 대비 서비스가 좋기 때문에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관료주의적이고 낡아빠졌다는 비평을 받기도 한다. 우리의 관점에서는 무엇보다 환자 중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의료 서비스는 의료품 자체에만 관심을 두곤 한다. 환자가 혼자 의료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겪게 되는 상황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Interview
비르기트 마거(Birgit Mager)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 대표
“서비스 디자이너를 찾는 곳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는 2004년에 쾰른 국제 디자인 스쿨, 카네기 멜론 대학, 린셰핑 대학, 밀라노 폴리테크니코 공과대학, 도무스 아카데미에 의해 설립됐다. 서비스 디자인과 관련된 조직이나 단체와 전문적인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종의 협회다. 또한 2009년부터 매년 세번씩 서비스 디자인을 다루는 잡지 <터치 포인트>를 발행한다.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는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나?
서비스 디자인이 각광받고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 예방과 치료에 관련된 서비스에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 의료 서비스 과정과 전략 개선, 소재 분야에 급진적인 개혁을 몰고 와 이로 인해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이라 부른다.

의료 서비스 디자인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나?
최근 독일 정부 기관과 사기업들도 서비스 디자인이 일반 사람들에게 유용하며 제공자에게도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어갈 기회준다는 가능성에 동의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서비스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추세이며, 의료 서비스에 적용할 디자인 기반 접근법의 가치를 시험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Interview 팽한솔 사이픽스 서비스 디자인 팀장
“의료 서비스 디자인 분야는 디자이너의 감각이나 직관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렵다.”

흔히 사이픽스가 하는 일을 서비스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사실 이제 서비스 디자인을 정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미래에도 그렇게 불려질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릴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디자이너들이 현상을 들여다 보는 관점, 프로젝트에 연관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심층 연구, 그들과의 협업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현실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제고가 이루지면서 문제를 확실히 개선해 자생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서비스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를 넘어 서비스 디자인의 밑바탕이 되는 사고방식을 적극 활용한다면 디자인업계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 분야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 간호사, 환자, 환자의 가족, 병원 운영진 등 모두가 무척 다른 입장에서 이 서비스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의료 관련 프로젝트는 의료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 알기에는 어려운 전문 지식이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는 필수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이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우울증은 자살 원인 중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신과 관련 의료 서비스로의 접근이 어렵고 관련 환자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 치매 역시 마찬가지. 요즘에는 노인 부부 단둘이서만 사는 경우가 흔한데 한 사람이 치매에 걸리면 전염되는 경우가 많아 동반 자살 같은 사고가 일어난다.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국내 정신과 관련 의료 서비스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하다.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에게 조언한다면?
의료 서비스 분야는 디자이너의 감각이나 직관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따라서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의료 전문 지식이 요구되므로 많이 읽고 보고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어설픈 솔루션이 나올 경우 오히려 더 큰 불편이나 의료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집요한 연구와 사전 테스트가 필요하다. 의사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디자이너가 이들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같은 경우 정형외과 외래 진료실의 서비스 디자인을 연구할 때 실제로 정형외과 의대생들이 공부하는 원서를 읽어 의사들과의 의사소통의 오류를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디자이너에게는 의료 서비스 분야의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공익을 위한 성격이 강한 분야인 만큼 서비스 개선과 적용에 자신이 기여한 프로젝트가 쌓여가면 더 큰 보람으로 되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Interview
안토니오 페르난데스 코카(Antonio Fernández Coca) Universidad de las Islas Baleares 건축 그래픽과 교수
“병원에는 고급 인테리어보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도움이 된다.”

스페인에 있는 4개의 아동병원과 일러스트레이션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동병원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 환자 입장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아파도 아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환자가 되어 있는 것일 뿐. 디자이너가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이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떻게 아이들이 배울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해 심리학자나 의사들과 협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도 많은 병원에서 심리학, 의학, 가족과의 관계, 아동 전문가가 함께 진행하는 비주얼 전략 차원에서 디자인하기보다는 갤러리처럼 예쁘게 꾸는 데만 신경 쓰는 것이 아쉽다.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은 인간의 학습 과정, 대화를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의 일부라 생각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디자인할 때 특히 어떤 점을 고려하는가?
아동병원을 디자인할 때는 되도록 심리학 교수나 아동 전문가와 협업해야 한다. 어린이가 어떤 소재의 디자인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지, 알레르기에 대한 거부 반응은 없는지, 재질의 내구성, 청결, 위생 시스템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건축가의 일과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 하나만 잘못되더라도 프로젝트 전체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법에는 학교가 아닌 장소에서도 계속 어린이가 교사에게 교육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디자이너는 교육적인 내용이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어린이 환자가 병원에서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병원 인테리어 디자인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새로 지은 병원을 보면 고급스럽고 깔끔한 호텔 같은 인테리어로 디자인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큰 착각이 존재한다. 호텔은 하룻밤만 자고 가지만 병실에서는 많은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기간이 얼마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쾌적한 환경은 신체의 불편함에서 비롯된 우울함을 크게 개선하지 못하지만, 무언가를 알리고 일깨우기 위한 일러스트레이션은 환자와 병원의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심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마음 상태는 치료에 큰 도움이 되어 의사들도 더 좋고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의사나 간호사도 환자만큼 중요한 병원의 내부 구성원이다. 이들에게는 어떤 디자인이 필요할까?
의료진은 같은 장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조명의 세기나 공간의 환경, 또 그들의 업무 패턴을 고려한 옷을 디자인하기도 한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계속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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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신정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