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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브랜드 이름만으로는 부족하다 콘센트도 따로 만드는 브랜드 아파트

아파트가 건설사 이름을 뒤로하고 브랜드를 내걸기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GS건설 같은 건설사 이름보다 e편한세상, 래미안, 자이 같은 아파트 브랜드 이름이 훨씬 더 익숙하다. 처음 아파트 브랜드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브랜드가 곧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브랜드 아파트가 익숙해진 지금은 아니다. 브랜드 이상의 ‘어떤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브랜드화해 차별화에 나서며, 2000년대 초반에 이어 브랜드 아파트 2차전을 치르고 있다. 이에 앞서 브랜드 아파트가 차별화를 추구하며 들고 나선 카드 중 하나가 아파트 자체 제품이다.

아파트 내·외부에 설치하는 다양한 제품 군을 디자인 전문 회사와 손잡고 자체적으로 디자인해 적용하는 것이다. 브랜드 아파트의 이름을 내걸고 말이다. 콘센트, 스위치, 도어록처럼 내부 공간에 설치하는 것부터 주차 차단기, 가로등, 벤치 등 외부 시설물까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이전까지 시장에 나와 있는 양산 제품을 골라 적용했을 때는 한곳에 나란히 붙어 있는 콘센트와 스위치라 하더라도 제각각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자체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이름에 걸맞은 디자인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적격인 셈이다. 아파트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은 공간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한몫한다. 자사의 브랜드 아파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자체 제품 디자인 덕분에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건설사의 이름을 보는 것도 이제 흔한 일이 됐다.

브랜드는 달라도 제품군은 모두 하나같이 ‘유니버설 디자인’을 추구한다. 아파트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여 사는 주거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이름만 내세웠던 브랜드 아파트가 실체 없는 이미지만을 보여줬다면, 자체 제품을 적용한 요즘 아파트는 거주자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게 아닌가 싶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시작한 자체 제품 디자인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일이다. 이러한 시도가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기 위한 쇼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길 바란다.


1 포스코 더샵의 세 가지 기능을 통합한 월패드.
2 포스코 더샵의 콘센트와 USB 포트까지 갖춘 통합 수구.

포스코 더샵
디자인: 디자인K2L(대표 이수신), www.designk2l.com
2002년 선보인 포스코 더샵은 브랜드 아파트 시장에 한 발짝 늦게 뛰어든 후발 주자였다. 지난 8월 포스코는 더샵의 월패드, 도어폰, 스위치, 통합수구, 원패스 카드 등 5종의 전기 제품군과 도어록, 수건걸이, 휴지걸이 등 설비 및 하드웨어 제품군의 통합 디자인을 발표했다. ‘마음을 읽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포스코 더샵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헤아림’,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존에는 따로 설치해야 했던 월패드, 조명 스위치, 온도 조절기를 월패드 하나로 통합해 벽면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터치 영역을 충분하게 확보해 터치 방식에 서투른 노인과 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신경 썼으며, 터치와 함께 다이얼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콘센트와 USB 포트, 인터넷 랜 케이블 포트를 통합했으며 잘 보이지 않는 낮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도 쉽게 플러그를 꽂을 수 있도록 경사를 주어 디자인했다.


3 대림 e편한세상의 온도 조절기.
4 대림 e편한세상의 리모컨 스위치.


대림 e편한세상
디자인: SWBK(대표 이석우, 송봉규), www.swbk.com

e편한세상은 ‘편한 세상을 경험하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2000년 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는 닷컴 열풍을 반영해 ‘첨단을 통한 편리함’도 강조했지만, 지금은 ‘진심이 짓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품질과 실용성’을 브랜드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림산업은 2008년 6월 e편한세상 전기 제품군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고 인테리어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한 하우징 픽스처(Housing Fixture) 시리즈를 선보였다. 스위치, 온도 조절기, 콘센트는 하나의 일관된 디자인을 추구했으며, 흔히 볼 수 있는 직사각형에서 벗어나 정사각형 모양을 적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리모컨 스위치는 크기가 작아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오뚝이의 형태와 구조를 적용했다. 하우징 픽스처 시리즈는 2009년 레드돗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5 GS 자이의 UB 홈 시스템 2.0.

GS 자이
디자인: 디자인 뮤(대표 윤정식), www.designmu.com

‘특별한 지성(eXtra ingelligent)’의 영문를 줄인 자이(Xi)는 2002년 출시부터 홈 네트워크, 무인 단말기 시스템 등으로 편리성을 높인 첨단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2007년 UB 홈 시스템 1.0을 선보인 이후 지난해 초에 두 번째 버전을 발표했다. UB 홈 시스템 2.0은 월패드, 온도 조절기, 배선 기구류 등을 액자형으로 디자인해 다양한 인테리어 환경에 맞게 프레임 컬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특징이다. 2011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6 삼성 래미안의 한국형 욕실 디자인.
7 삼성 래미안의 스마트 도어록.


삼성 래미안
디자인: 탠저린(대표 마틴 다비셔, 이돈태), www.tangerine.net

2000년 선보인 래미안은 미래지향적(來)이고, 아름답고(美), 안전한(安) 아파트라는 뜻. 2006년부터 이돈태 탠저린 공동 대표가 디자인 고문을 맡아 외관, 조경, 제품, GUI 등 아파트의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에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욕실 디자인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한국인의 감성과 습관을 반영해 디자인한 한국형 욕실 디자인은 2008년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도어록, 스위치, 조명, 욕실 등 아파트 내부의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차량 통제기와 가로등, 스쿨버스 정류장 등 외부 시설까지도 디자인 전문 회사 탠저린과 협업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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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영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2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