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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하이엔드를 알았던 엔지니어 뱅앤올룹슨



<불가능의 예술 : 뱅앤올룹슨 디자인 스토리The Art of Impossible: The Bang & Olufsen Design Story> 

출간일 2015년 11월 17일 
글·사진 앨러스테어 필립 와이퍼(Alastair Philip Wiper) 
출판사 톰스 & 허드슨(Thames & Hudson) 
판형 262×315 mm 
페이지 240쪽 
가격 34.95파운드(약 4만 9000원)

“모든 덴마크인은 마음속에 저마다 뱅앤올룹슨을 품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뱅앤올룹슨은 덴마크의 동시대 기술과 디자인의 정수를 모은 오디오 제품 그 이상의 존재로 친근하면서도 자랑스럽다는 뜻이다. 오디오 브랜드로 시작해 디자인 오브제 브랜드로 거듭난 뱅앤올룹슨은 창립 90주년이 되던 2015년 11월 7일, 무선 스피커 신제품 베오랩(BeoLab) 90을 90개 한정 판매했다. 그리고 열흘 뒤 뱅앤올룹슨의 디자인 히스토리를 담은 묵직한 책 한 권을 냈다. 알루미늄이나 목재가 아닌 얇은 종이로 만든 첫 ‘제품’이었다. 이는 순수한 호기심에 가득 찬 사진가 앨러스테어 필립 와이퍼가 뱅앤올룹슨에 제안해 이루어진, 제3자의 신선한 브랜드 탐방기다. 덴마크에 12년째 거주 중인 영국의 사진작가 앨러스테어는 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스튜디오의 전담 사진가이자 세계 각지의 대형 산업 시설 현장을 날카롭게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덴마크에서 살며 은연중에 쌓인 뱅앤올룹슨에 대한 동경으로 회사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깊숙이 들여다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마침 창립 90주년을 앞두고 있던 뱅앤올룹슨이 흔쾌히 그에게 전권을 맡겼다. 제작 기간 2년, 촬영만 꼬박 3달이 걸렸다. 240쪽에 달하는 책은 코펜하겐에서 서쪽 해안으로 4시간 정도 떨어진 시트루에르(Struer)의 본사와 코펜하겐 북쪽 륑뷔(Lyngby)의 사무실, 체코의 공장을 많게는 5번씩 방문하며 촬영한 300여 장의 생생한 작업 환경과 사람들, 창고 속 보물을 담았다. 1996년 발표한 6개 데크 CD 자동 재생기의 원안이었던 10개 데크를 탑재한 프로토타입, 훗날 애플 아이팟 클릭휠의 영감이 되었다고 알려진, 내비게이션 휠이 달린 무선 전화기 베오콤(BeoCom) 6000, 세 발 달린 둥근 접시 모양의 무선 음향 시스템 베오플레이(BeoPlay) A9, 가죽 끈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폭 4.5cm의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플레이(BeoPlay) A2 등의 민낯과 과오마저도 집요하게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 모든 디자인은 오늘날 유명 제품의 ‘모티브’가 되거나 숱한 모조품이 ‘오마주’했다고 둘러대는 원형 중의 원형이다. 앨러스테어는 “뱅앤올룹슨 직원들은 엔지니어링과 기술력,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래서 별도의 콘셉트 없이 그들이 하는 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뱅앤올룹슨의 혁신은 자기 일에 자부심이 대단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의 서로에 대한 자극과 마찰이 곧 동력으로 작동한 여정이었다. 1960년대 초, 다혈질의 디자이너 야코브 옌센은 길이가 7cm보다 작은 라디오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엔지니어들은 트랜스포머 부품이 8cm라 안 된다고 만류했다. 그러나 “내가 원한다잖아!” 하는 성화에 자극받은 기술팀이 끙끙댄 결과 오늘날 마일드스톤이 된 앰프 베오랩(BeoLab) 5000이 탄생했다. 뱅앤올룹슨은 오늘날 유행하는 ‘연결성’의 개념을 일찍이 1980년대에 구현시킨 기업이기도 하다. 이들은 1992년 스페인 세르비아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베오링크(BeoLink)를 선보였다. 리모컨 하나로 뱅앤올룹슨의 여러 기기를 조정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발표 당시 마치 오늘날의 스마트폰이라도 발명한 듯 혁신성을 칭송받았다. 소니 창립자 아키오 모리타가 뱅앤올룹슨 부스에 와서 베오링크1000 리모컨을 만지막거려 이들이 “설명을 좀 해드릴까요?” 했더니 “고맙지만 괜찮아요. 나도 집에 하나 있어서요”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뱅앤올룹슨은 2012년 B&OPlay라는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다가가는 노선을 택하고 기존의 베오 브랜드는 투자와 연구용으로 삼았다. 시대에 맞춰 변화할 것과 진화시킬 것을 선택하며 하이엔드의 가치를 가져가는 이들은 ‘혁신적인 디자인, 높은 수준의 기술,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품질’이라는 3박자를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농장과 협곡이 보이는 시트루에르에서 여전히 실천해오고 있다. 앨러스테어 필립 와이퍼의 탐방기 속 인물들의 인터뷰를 보노라면, 자기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일상인 그들에게 이 아카이브 프로젝트 또한 일상의 큰 동요 없는 하나의 흥미로운 이벤트였을 것이며, 책이 나온 뒤 소박한 축하 저녁 식사를 하고는 내일 출근을 위해 각자의 집으로 조용히 귀가했을 것만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이 차분한 느낌은 뱅앤올룹슨의 제품이 주는 묵직한 울림과 아주 비슷하다.



1972년 야코브 옌센(Jacob Jensen)이 디자인한 축음기 베오그램(Beogram) 4000.



1998년 헨릭 소리그 톰센(Henrik Sorig Thomsen)이 디자인한 무선 전화기의 베오콤(BeoCom)6000.



2015년 프라켄폴 풀하임(Frackenpohl Poulheim)이 디자인한 베오랩(BeoLab)90의 제작 과정.



데이비드 루이스가 1996년 디자인한 베오사운드9000의 최종 제품과 10개들이로 작업한 모델링.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가 2014년 디자인한 CD이자 DVD이자 라디오 콤비네이션, 베오센터(Center)5. 양산에는 실패했다.



목재를 입히기 전, 파이널 테스팅을 기다리는 베오랩18. 데이비드 루이스의 2013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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