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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대형 뮤지컬에서 빛을 발하는 완벽한 디테일 서숙진


서울여대 산업디자인학과(인테리어 디자인 전공)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 누오바 아카데미아 디 벨레 아르티(Nuova Accademia di Belle Arti)에서 무대 디자인을 공부했다.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엘리자벳> <모차르트> <잭더리퍼> 등과 연극 <나쁜 자석> <밑바닥에서> 등을 작업했다. 200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제11회 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무대미술상을 받았다.


작년 한 해만 재연과 초연을 포함해 8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이 무대에 오를 정도로 국내 공연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올리는 형태는 뮤지컬이다. 특히 <엘리자벳> <모차르트> <프랑켄슈타인> <오!케피> <아이다> <투란도트> 등은 대중적 인기와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모든 무대를 만든 이가 바로 서숙진이다. 그녀는 특히 대규모 뮤지컬에서 영리한 공간 해석과 완벽한 디테일을 구현하는 디자이너이자 현재 ‘가장 잘나가는’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본래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한 그녀는 이탈리아로 유학 가서 무대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꿨다. “친구 따라 극장에 갔는데 빈 공간을 보고 그곳을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는 무대 디자이너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라 집안의 반대도 심했죠.” 그녀는 이탈리아에 서 기초 과정부터 7년간 무대 디자인을 공부한 후 1997년 즈음 국내에 들어와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국내 환경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무대 세트 제작에 사용하는 소재가 달라서 고생을 좀 했다고. 하다못해 유럽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염 천이 한국에는 아예 없었다. “해외 환경에 맞춰 공부하다 보면 돌아와서 혼란에 빠지기 쉬워요. 만약 유학을 가더라도 1~2년 정도는 경험을 쌓아 한국의 무대 작업 환경을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어야 해요. 이 분야는 인맥도 중요해서 제작 회사가 나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도 중요하고요”

무대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스타일이 반영되기보다 작품이나 연출자의 역량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녀는 무대 디자이너에게도 분명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말한다. 연출자는 미장센이 강한 무대, 디테일까지 채우는 무대,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무대 등 작품의 스타일마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해줄 수 있는 디자이너를 찾는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채우는 무대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드는 것으로 이름이 높다. 특히 디테일은 관객에게는 잘 안 보이지만 소홀히 하면 티가 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무대 디자이너로 일한 지 20년 가까이 된 지금, 그녀는 무엇보다 젊은 무대 디자이너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 디자이너만 해도 하던 사람들이 계속하니까 ‘그 그림이 그 그림’이라고 하기도 해요. 특히 큰 제작사나 기업들이 소극장에 관심을 가지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넓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CJ문화재단이나 충무아트홀 등에서 젊은 창작자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공연 활성화와 공연 제작 인재 발굴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도 있다. 그녀는 “국내에는 일할 만한 스태프가 없다는 얘기를 종종 하는데, 경험과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무대 분야에서는 충분한 지원과 시간이 무엇보다 필요해요”라며 무대 공연이 발달한 해외의 경우도 이런 과정을 거쳤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후배들은 트렌드나 화려한 비주얼만 좇기보다 다양한 무대 작업을 시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대는 작품에 맞게 토대를 만들어주는 작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림은 멋진데 배우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아니라 도면에서도 이야기와 배우가 잘 보이는 디자인’이 학생 시절부터 변치 않는 철학이다. 현재 서숙진은 초대형 뮤지컬 <벤허> 초연과 <햄릿> 재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6월부터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공간 기획과 디자인도 맡았다. 무대 디자이너의 손으로 탄생한 전시 공간은 어떨지 내심 궁금해진다.



연극 <밑바닥에서>. 학전블루에서 5월 21일까지 재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밑바닥에서>에서는 소극장임에도 공간감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자 천장에 지붕 라인을 넣었다. 무대 위에 공간을 세울 때는 다른 소재와 컬러의 벽으로 사방을 디자인해 훨씬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사진 제공 쇼온 컴퍼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거대한 기계 장치를 세운 무대는 정교한 디테일로 힘을 더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거대한 액자형식으로 무대를 꾸며 관객이 마치 엘리자벳의 초상화를 보는 것처럼 보인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무대 스케치. 감옥의 이미지를 위해 무대에 벽을 겹겹이 세워 음습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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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제공: 서숙진, 쇼온 컴퍼니(밑바닥에서)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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