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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활약하는 무대 디자이너 이윤수

런던 예술대학과 세인트 마틴에서 퍼포먼스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한국 극단 ‘여행자’의 미술감독이자 홍콩 극단 ‘시어터 뒤 피프’의 협력 무대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작품으로는 연극 <보물섬> <푸르른 날에> <한 여름밤의 꿈>이 있으며 무용극 <파리대왕> <죽음의 조건>, 뮤지컬 <마술피리> <원이엄마> <로미오와 줄리엣> <태백산맥>, 오페라 <피노키오>, 영화 <다세포소녀> 등이 있다. 영국 극작가 사라 케인의 작품 으로 2017년 홍콩 비평가 어워드에서 최고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한 해에 예닐곱 편의 작품을 올리는 부지런한 디자이너가 있다. 게다가 그중 절반에 가까운 무대는 홍콩에서 펼쳐진다. 주인공은 바로 무대 디자이너 이윤수다. 그는 홍콩 극단 시어터 뒤 피프(Theatre du Pif)와의 협업을 계기로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일한다. 이윤수는 지난 10년간 바쁘게 두 나라를 교차하며 새로운 변화와 감각을 무대에 반영해왔다. 그는 한국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가와 함께 일하며 해외 투어를 많이 다녔고 다양한 공연 환경과 문화를 접했다. 시어터 뒤 피프는 홍콩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배우인 보니 챈(Bonni Chan)과 영국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배우인 션 큐란(Sean Curran) 이 공동대표로 있는 홍콩 극단으로, 이들과는 2003년 <크로스 오버세 자매>라는 작품을 하며 만났다. 당시 한국, 홍콩, 일본 투어를 하며 세 자매에 해당하는 배우 역시 각각 한국, 홍콩, 일본인을 캐스팅했고, 이윤수는 한국 공연의 협력 디자인을 맡으면서 그들과 인연을 맺었다. 지금과 같은 본격적인 작업은 2006년부터 시작했다. 그는 특히 홍콩 무대를 통해 국내와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2016년 5월에 공연한 은 홍콩 비평가 어워드에서 최고 무대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무대는 스케일이 거대하고 경사진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해 건축적 스타일로 구현했다.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이윤수는 홍콩의 작업 환경에 대해 “홍콩은 평균적으로 최소 6개월 정도 프로덕션 기간을 거쳐요. 최소 1년 전에 작품 의뢰를 받고 7~8개월 정도까지는 이메일로 소통하죠. 그 이후 본격적인 현장 작업을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오래 준비한 만큼 집중도가 높아지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요”라고 말한다. 연출자가 무대 디자인에 크게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감도 더 높아진다고. 무엇보다 어떤 작업을 하건 그는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공간에서 무대 디자인을 시작한다. 무대에 공간을 만드는 개념이 아니라 공간을 무대화시킨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대 디자인을 통해 드라마가 생기는, 생명력 있는 무대가 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그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건 ‘장소 특정적 예술(site specific art)’이라는 장르다. 장소를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장소 자체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홍콩에서 작업했던 연극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05) 공연을 캐틀 데폿(Cattle Depot)이라는 곳에서 했어요. 100여 년 전에 소 도살장이었던 곳인데, 당시의 소 여물통이나 물통, 창고, 쇠창살, 우리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요. 소가 울부짖는 소리, 피 냄새 등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깊었어요”라며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담긴 장소가 그 자체로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곳은 지금 아티스트의 레지던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윤수는 무대라는 공간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자와 같다. “디자이너는 기본적으로 궁금한 것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우선 많은 의심을 품고 질문을 잔뜩 던져야죠”라고 말했다. 너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빨리 합리성을 갖춰버린다는 것이다. 디자인에도 효율과 합리를 따지는 이 시대에 그는 빠르고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디자인이 반드시 좋지는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연극 <하나코의 베개> 호주, 홍콩, 한국, 영국 출신의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모여 만든 작품으로, 동화적인 내용과 달리 무대를 미니멀하게 구성했고, 단과 하단 조명을 이용해 숲을 세상과 단절된 공간으로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동틀녘> 주인공인 사창가 사람들이 하루를 마치는 밤에도 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에 대형 새장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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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허영균, 인물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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