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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사교 클럽을 위한 칵테일 디자인의 한 수 Artesian Bar 아테시안 바





주소 1C Portland Pl, Marylebone, London W1B 1JA, UK
오픈 2006년 12월
클라이언트 랭햄 호스피탈리티 그룹(대표 로버트 워먼)
콘셉트·공간 디자인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 www.davidcollins.com


화려한 네온사인과 칵테일, 현란한 음악으로 무장한 클럽은 해 저문 뒤 방문하는 장소라는 선입견이 런던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일분일초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런던의 비즈니스맨들은 정오 남짓한 시간부터 바를 찾아 칵테일 한잔을 앞에 두고 회의를 하기도 하고 지인과 친목을 도모하는 일이 흔하다. 전 세계에서 바와 사교 클럽이 런던에서 가장 성행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2007년 런던을 대표하는 5성급 호텔 랭햄(Langham)에 들어선 아테시안 바는 클럽 간 총성 없는 전쟁에서 수년째 승자의 자리를 독식 중인 런던 최고의 사교 클럽으로 꼽힌다. 런던의 클럽 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헤드 바텐더 알렉스 크라테나(Alex Kratena)가 고안한 창의적인 드링크 메뉴, 세계 전역에 오랜 시간 럭셔리 바와 인테리어를 선보여온 런던의 노련한 디자인 회사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David Collins Studio)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은 문을 열기 무섭게 4년 연속 <드링크 인터내셔널Drink International>지의 ‘세계 최고의 바 50’에서 1위를 차지했다. 런더너들 사이에서는 “런던에는 여러 바가 있다. 그리고 아테시안 바가 있다”는 예찬마저 회자된다. 도어맨의 안내를 받아 로비를 지나 푹신한 카펫을 밟기까진 언뜻 고급 호텔 내의 럭셔리 바를 기대하게 되지만, 막상 내부에 발을 들이면 캐주얼한 분위기에 긴장이 풀린다.



오전 11시. 영국 공영방송 BBC를 이웃하고 자리한 아테시안 바는 이른 시각부터 칵테일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고객이 착석하면 바텐더가 다가와 자연스레 오늘의 기분을 물으며 신문과 잡지를 권한다. 우아한 아르누보 양식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바 인테리어는 방문을 머뭇거리게 할 만큼 지나치게 웅장하거나 격조 있는 분위기를 경계한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매 시즌 20여 종의 칵테일을 개발해온 알렉스 크라테나는 매년 테마를 정해 그에 맞는 세부 메뉴를 선보이는데 ‘펼치기, 탐험하기(Unfolding and Exploring), ‘인지(Perception)’ 등이 그 예다. 아테시안 바의 드링크 메뉴는 클럽 디자인의 구성 요소로 칵테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사교 수단으로서 칵테일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한다. 아테시안 바가 한 해 칵테일 개발비로만 자그마치 7만 8000파운드(약 1억 1300만 원)를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다. 최근까지 아테시안 바의 최고 시그너처 칵테일로 꼽힌 디지디바(Digidiva)가 대표적인 크리에이티브의 산물이다.



투명한 진공관을 비스듬히 세운 뒤 소나무 가지와 각종 꽃가지를 꽂아 완성한 비주얼은 일본의 이케바나 꽃꽂이마저 연상시킨다. 투명한 잔을 여러 겹 포개어 입체미를 강조한 셀피 컴패티블(Selfie Compatible)은 ‘셀피’라는 동시대 트렌드에서 영감받은 칵테일이다. 단순히 미각을 만족시키는 데에서 나아가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깃거리를 이끌어내는 매력적인 드링크 메뉴는 아테시안 바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는 브랜드 요소라 할 만하다.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는 가구, 조명 등 인테리어 전반을 총괄하며 이 파격적이고도 창의적인 드링크를 기반으로 한 사교 모임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아이보리와 퍼플 색상을 기본 색조로 한 바는 오리엔탈 글래머와 빅토리아 전통 양식이 혼재된 공간으로 완성했다. 1985년에 설립한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는 그간 울슬리(The Wolseley), 코노트 바(The Connaught Bar) 등 고급스러운 유럽피언 스타일 레스토랑과 많은 바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0년간 런던 최고의 바로 자리매김한 아테시안 바는 그 성공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 런던 내 새로운 소셜 클럽 론칭을 앞두고 있다. “곧 잊히고 말 트렌드보다는 시간이 흘러도 늘 새로운 느낌을 주는 클래식한 클럽을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 클래식을 좇는 바와 클럽은 쉽게 외면당하지 않고 그 존재 자체로 트렌드가 되기 때문이죠.”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의 디렉터 루이스 테일러의 말이다. www.artesian-bar.co.uk



공간 디자인
입구에 들어서면 화이트 대리석으로 제작한 스탠딩 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구릿빛 테두리를 덧대 앤티크한 매력을 더했다. 우뚝 솟은 도리아 양식의 원형 기둥, 높은 천장, 흰색으로 마감한 벽지가 고풍스러운 갤러리 로비를 연상시킨다.

조명, 가구
조도에 따라 빛이 달라지는 플라스틱 샹들리에, 악어가죽 소재 빈티지 의자, 동양화가 연상되는 나비 프린트 월 등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바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나바 시가가 담긴 목조 트레이, 미니 사이즈로 별도 제작한 캐스크 통과 와인 보틀만큼이나 목이 긴 크리스털 와인 잔 등 드링크의 플레이팅 디자인도 개성 넘친다. 모두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에서 자체 제작한 것.

푸드, 드링크
런던 최고의 바텐더 알렉스 크라테나가 이끄는 바텐더 팀이 매 시즌 드링크 메뉴를 교체한다. 투명한 유리 박스, 불타는 장작 등 다양한 용기에 보드카, 소주, 죽순, 커피, 유자, 고수, 고추 등 미처 생각지 못한 재료들을 블렌딩한다. 바텐더 팀이 ‘사교의 술’로 꼽은 메뉴 ‘두 가지 기억(Two Memories)’은 언뜻 파인애플 껍질 위에 담긴 샴페인 같지만, 바텐더가 잔 주변에 벚꽃 향수를 뿌려 향까지 음미할 수 있는 칵테일이다.


루이스 테일러 Lewis Taylor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 디자인 디렉터

루이스 테일러 RCA(Royal College of Art)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했다. 2006년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에 입사한 이래 디자인 디렉터로서 뉴욕 알렉산더 매퀸, 지미 추 월드와이드 스토어 등 전 세계 럭셔리 패션과 리테일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전 세계 다양한 바를 전문적으로 디자인해왔는데, 바 공간이 다른 공간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바나 레스토랑은 심미적 부분뿐 아니라 많은 전략적 기능을 요구하는 공간이다. 공간의 친밀성은 럭셔리 디자인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다. 클럽은 사교 공간인 만큼 부담스럽지 않게 사적인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 속에서 친밀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테이블과 오브제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테시안 바를 디자인할 때 가장 공들인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위해 맞춤 가구와 조명을 디자인하는데, 그 이유는 맞춤형 가구와 조명은 각각의 공간을 독자적이고 개성 넘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아테시안 바의 핵심 인테리어인 대리석 재질 바의 경우, 장인과 공예가에게 의뢰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로 완성했다. 커튼 패턴 제작과 재단, 가죽 의자 디자인 모두 기성품 대신 장인들의 손을 빌렸다.

데이비드 콜린스는 스스로를 럭셔리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라 소개하는데, 디자인에서 ‘럭셔리’가 지닌 의미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리에게 럭셔리란 심사숙고하기, 디테일에 충실하기, 인테리어와 관련된 모든 관점을 꾸준히 발전시키기와 같은 뜻이다. 이는 어느 공간이든 그곳에 놓인 테이블의 마감 상태, 패브릭의 재단, 가죽의 결 등 섬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디자인 철학의 또 다른 표현이다.

디자인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프랑스 장식미술가인 폴 뒤프레 라퐁(Paul Dupre Lafon)을 포함해 피에르 샤로(Pierre Chareau), 자크 아드네(Jaques Adnet)의 작품을 자주 둘러본다. 이들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모던한 아르데코 느낌의 아테시안 바 디자인에 영감을 주었다.

아테시안 바의 하이라이트 요소를 꼽는다면?
오로지 아테시안 바를 위해서만 제작한 프런트 바에 주목해달라. 우리 스튜디오에서 직접 디자인했고 돌이나 청동 같은 자연 소재를 주로 다루는 비스포크 아트 스튜디오 베이스트 어폰(Based Upon)에서 제작을 맡았다. 바 전면의 하단은 나비와 동물 프린트를, 모서리에는 청동 테두리와 스티치 느낌을 주기 위해 작은 도트 무늬를 더해 아테시안 바를 개성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한다.

클럽이나 바 같은 호스피탤러티 공간의 디자인 트렌드를 예상한다면?
바, 호텔, 레스토랑 디자인을 위해 전 세계를 자주 여행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디지털을 활용한 인테리어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공간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디자인하는 바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가 여전한 테마일 것이다. 마감 요소, 기술적 부분이나 컬러 트렌드 등 그것이 무엇이라 할지라도 트렌드나 곧 유행이 지나 시들해질 디자인
요소는 피하고자 한다. 아테시안 바는 올해 1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제 문을 연 곳처럼 보이지 않나.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려줄 수 있나?
현재 호텔업, 리테일, 주거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런던에 엘라 칸타(Ella Canta)라는 근사한 레스토랑이 문을 열 예정이고, 올해 말에는 한국에서 부티크 호텔도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커 퍼니처(Baker Furniture)와 협업한 첫 번째 작품인데 텍스타일, 벽지 등 모든 인테리어에서 우리의 감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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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박나리 사진 제공: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 아테시안 바 런던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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