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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Editor’s Letter #밀레니얼 #비표준 #다표준 #스몰브랜드

“트렌드를 읽는다고 100%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100% 실패는 보장한다.”(피터 드러커). 트렌드를 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할까 생각해봤을 때, 이 말처럼 정확한 이유는 없을 것 같네요. 트렌드는 예언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분석입니다. 관건은 ‘누구나 조금만 신경 쓰면 알 수 있는 유행과 정보를 누가 더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편집하느냐’일 것입니다. 트렌드를 아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버전에 맞는 해석력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월간 <디자인> 편집부는 2018년 첫 호를 준비하며 사회, 문화 각 분야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올해 화두가 될 디자인 & 라이프 트렌드 키워드를 찾기 위한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중 가장 집중적으로 논의된 키워드는 밀레니얼, 스몰 브랜드, 비표준, 다표준, 마이크로타기팅, 페미니즘, 예측 불가능성 등이었습니다. SNS가 트렌드가 형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과거에는 신문, 방송, 잡지 등 일종의 제도화된 매체가 트렌드를 만들고 여기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파생됐다면 지금은 완전히 그 방식이 달라진 거잖아요. 유행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켰던 과거의 PR 방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트렌드를 다루고 연구하는 전문가들 입장에선 당혹스럽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죠.”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말처럼 기술로 인해 빠르게 게임의 규칙이 바뀌는 중이라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전문가들도 실감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모든 관심이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에게 온통 쏠려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스몰 브랜드나 비표준, 다표준, 마이크로타기팅, 페미니즘 등은 밀레니얼이 시장 경제의 중요한 주체로 떠오르면서 파생된 이슈들입니다. “이들에겐 표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시선보다 자기 주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표준이, 그야말로 밀레니얼 세대의 숫자만큼 존재하는 것이죠. 이럴 때일수록 라이프스타일 경향과 트렌드를 여러 앵글로 보고 읽어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박정애 라니앤컴퍼니 대표) 이러한 젊은 세대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거나 N포라는 불쾌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취업, 결혼, 출산이라는 수순을 밟는 것이 당연한 삶의 절차라고 여기는,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나온 것일 뿐입니다. 이들이 결혼을 늦추는 건 자신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고, 공유 경제에 익숙한 것은 꼭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더 현명한 소비이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선 불안정해 보이지만 그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일 뿐입니다.

 

지난해 말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2017년의 단어 역시 ‘유스퀘이커(youthquake)’였습니다. ‘젊은이들의 행동 및 영향력으로 문화, 정치 및 사회적으로 일어난 중요한 변화’를 뜻하는 이 단어는 50여 년전에 <보그> 편집자였던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만든 조어로 사전 편찬팀은 1년 사이에 단어 사용량이 5배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한 해 유럽과 뉴질랜드에서는 30대 젊은 지도자가 선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밀레니얼이 참여한 촛불 시위가 정권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단지 소비의 주체로만 주목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들의 성향이 향후 몇십 년간의 변화를 이끌게 되리라는 점을 예감합니다. 월간 <디자인> 편집부가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은 키워드와 각 분야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번 호 특집 ‘2018 크리에이터가 주목해야 할 디자인 & 라이프 트렌드 키워드’에서 더 자세히 소개합니다. 또 2007년 이후 매년 진행하고 있는 ‘월간 <디자인>이 주목하는 디자이너’에도 밀레니얼이 대거 선정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소개할 기회를 엿보고 있던 디자이너들로, 그 어느 때보다 리스트에 올려둔 이름이 많아서 범위를 좁히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만큼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와 디자인을 펼쳐 보일지 기대가 큽니다. 월간 <디자인>이 올해 주목하는 디자이너 20명의 이름도 즐거운 마음으로 불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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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전은경 편집장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