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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젊은 디자이너가 연 동네 쌀집 오코메야
10년 전만 해도 가게들이 줄줄이 폐점하던 도쿄의 미야카와 상가에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고 독특한 공간들이 생겨났고 발걸음이 늘었다. 디자인이 남다른 쌀가게도 그 중심에서 버젓이 운영 중이다.




미야카와 상가에 있는 오코메야는 오래된 야채 가게를 개조한 작은 쌀가게다.


오코메야에서 판매하는 소금.

빌딩 숲 도쿄의 중심부에서 벗어난 남쪽 동네 도고시긴자의 상점가는 동네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자 걷기 좋아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타임아웃 도쿄Time Out Tokyo>가 매년 도쿄의 인기 스폿을 선정하는 ‘러브 도쿄Love Tokyo’ 리스트에서 2017년 가장 인기 있는 추천 활동 중 하나로 ‘도고시긴자 상가의 바와 상점 방문하기’를 선정할 정도로 최근 들어 활기를 띠는 곳이기도 하다. 도고시긴자 중심 상가에서 500m 남짓한 거리에 있는 미야카와 상가는 중심 상가와 달리 예스러운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마치 관광객이 몰려오기 이전의 서촌처럼 오래된 철물점과 동네 식당, 개성 있는 작은 카페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미야카와 상가는 전쟁 이후 한때 도쿄를 대표하는 상가였으나 1968년 도고시 역이 생기면서 역 주변으로 지역 상권이 옮겨가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가게를 운영하던 노년층이 하나둘 은퇴하며 폐점한 가게가 늘어가던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10여 년 전,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며 문 닫은 가게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면서였다. 2015년 2월 이곳에 들어선 오코메야Okomeya 역시 문 닫은 지 오래된 야채 가게를 새롭게 탄생시킨 쌀가게다. 오코메야는 우오누마 고시히카리 품종으로 유명한 니가타 지역에서 운영자 가족이 직접 재배한 최상급 고시히카리 쌀 제품을 중심으로, 식사 대용 오니기리와 쌀 음료, 쌀 식초, 유기농 주스 등을 파는 작은 가게다. 오코메야를 시작한 오쓰카 아쓰오는 어린 시절 조부모님 댁이 있던 이곳 도고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08년, 아직 도고시에 젊은이들이 많지 않던 시기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웹과 IT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오완OWAN을 설립했다. 그는 미야카와 상가를 젊은이들에게 주목받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인물로, 2011년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카페 페드라 브랑카Pedra Branca를 연 데 이어 폐업 위기에 처한 로스터리를 개조한 커피숍 미스터 커피Mr. Coffee를 설립해 리테일 운영에도 두각을 보였다. 초기부터 함께 운영 방안을 논의해온 현 오코메야 대표 가쿠하리 유스케 역시 미야카와 상가에서 고향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아이스크림 가게 허스키 젤라토를 운영하며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은 젊은 크리에이터다. 16㎡의 이 작은 공간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조 나가사카가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 나가사카는차츰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미야카와 상가의 이야기와 ‘새로운 쌀집’이라는 콘셉트에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여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공간을 완성했다. 오코메야는 지난 1년간 쌀과 관련된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팝업 스토어를 시도했다. 올해부터 오코메야 대표를 맡게 된 가쿠하리 유스케는 본격적으로 오코메야 2.0이라 부를 만한 운영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주력 상품을 쌀과 돈부리로 삼고, 니가타에서 생산한 쌀로 만든 과자류와 역시 쌀을 원료로 한 다양한 화장품에 신선한 패키지를 더해 젊은 층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www.facebook.com/okomeya.tokyo


다양한 쌀로 만든 러스크.


쌀로 만든 휴대폰 케이스 베리 라이스Very Rice.


사케를 제조한 쌀로 만든 코즈메틱 제품.


Interview

오쓰카 아쓰오 오완 대표,

가쿠하리 유스케 오코메야 대표

“우리는 확실히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는 쌀집이다.”


일본도 쌀 소비가 줄고 있고 해외에서 다양한 쌀을 수입하면서 경쟁도 심해졌다.
그렇다. 이런 시기에는 맛있는 쌀을 제대로 재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콘셉트로 다가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쌀은 매일 먹는 주식이지만 매일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기에, 올 해부터는 스낵과 화장품 등에서 쌀을 재료로 하되 디자인이 더욱 강조된 제품으로 다가서려 한다.

오코메야가 다른 쌀집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보통 쌀집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데 비해 우리는 확실히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삼는다. 현재 계획 중인 디자인이 남다른 쌀 스낵이나 화장품 등도 젊은 층을 위한 차별화의 일환이다.

판매하는 제품은 어떻게 선정하고 조달하나?
우리는 우오누마의 최상급 고시히카리를 선별해 판매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유기농 주스나 쌀 음료, 식초 등 농산물 관련 상품은 잘 알고 지내는 농가를 통해 주로 공급받고, 관심 있는 제품을 찾아 주기적으로 교체해가며 판매한다. 초기에는 오니기리가 매우 인기를 끌었는데 오니기리를 아주 맛있게 잘 만들던 직원이 1년 전 결혼하며 퇴사한 후 오니기리 판매를 중단하고 대신 다양한 팝업 스토어를 진행해왔다. 올해부터는 사촌이자 동업자인 가쿠하리가 운영 주도권을 맡고 있으며 쌀과 기타 농산물 제품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판매할 예정이지만 식사로 팔던 오니기리를 최근에 돈부리 도시락으로 바꿨다.

오코메야는 조 나가사카가 매장 레노베이션을 진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전부터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조 나가사카 스타일을 좋아했다. 유명한 디자이너라 이 작은 프로젝트에 관심이 가져줄까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연락을 취했다. 다행히 그는 미야카와 상가 이야기를 듣고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조 나가사카가 제안한 매장 디자인 콘셉트는 ‘매일을 이어주는 가게’였다. 동네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매우 작은 공간이기에 한 명의 직원이 가게를 운영하는 데 가장 편한 동선을 고안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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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정재훈 통신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