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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식품으로서의 프리미엄 쌀 하치다이메 기헤이
일본은 1995년 쌀 시장 개방을 기점으로,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와 함께 수입 쌀과의 경쟁으로 쌀의 생산과 소비, 유통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8대째 쌀집을 운영해오던 집안의 하시모토 다카시는 가성비를 앞세운 맛없는 쌀에 무뎌진 시장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13년 전, 직접 온라인 쌀가게를 차렸다.


‘8대째 기헤이’라는 뜻의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온라인으로 쌀을 판매하고 별도의 레스토랑도 운영한다.

말 그대로 ‘8대째 기헤이’라는 의미의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교토를 기반으로 한 쌀가게이자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8대째 교토에서 쌀집을 운영하는 하시모토 기헤이의 후손 하시모토 다카시는 일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음식이자 식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쌀 본연의 아름다움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2006년 하치다이메 기헤이를 시작했다. 다카시는 원래 가업과는 거리가 먼 여행업계에서 일하다 결국 쌀을 취급하는 대형 도매상에서 8년여간 현장 업무를 익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대학 선배가 제안한 아이디어에 힌트를 얻어 일본 내 제일가는 온라인 전용 쌀집을 그리며 사업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가격 중심의 저렴한 쌀을 찾는 추세지만 적어도 10%의 고객은 최고급 품질을 찾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바로 그 10%를 위한 프리미엄 쌀을 파는 쌀집이 하치다이메 기헤이의 목표가 되었다. 이를 위해 다카시는 최고의 쌀 산지를 찾아다니며 직접 맛보고, 쌀에 단맛이 남도록 도정하는 기헤이 특유의 정미법을 연구했다. 또한 당시 일본에서는 저렴한 쌀일수록 여러 종류를 섞어서 판다는 의식이 강했는데 그는 이를 한 번 비틀어, 여러 품종의 포도를 섞어 빚는 와인처럼 다양한 쌀의 이유 있는 블렌딩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100% 온라인 쌀집으로 시작한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기존의 쌀 판매 방식과는 다른 접근으로 초기부터 이목을 끌었다. 당시 쌀은 가정용 소비재로 가격 민감성이 높았는데, 가성비를 대체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데 묘안을 낸 것이다. 이를테면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자라난 고향에서 먹던 밥맛을 그리워한다는 점에 착안해 일본의 여러 산지에서 들여온 고품질의 쌀 선물 세트를 출시한 것이다. 이 기획은 큰 인기를 끌어 하치다이메 기헤이의 최고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알록달록한 보자기를 두른 선물 세트는 젊은 층에서 더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동봉된 레시피를 따라 용도에 맞는 밥을 짓는 선물 세트도 있고, 현미와 일본식 다시 가루가 들어 있어 따뜻한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죽 형태의 가공식품도 개발했다. 현미죽은 말차, 된장, 두유, 우메보시 등 여덟 가지 다양한 맛에,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디톡스’, ‘저염식’을 포인트로 앞세워 기호 식품으로서의 쌀을 강조했다.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일본 내 400여 명의 공인 쌀 마이스터 중 27명의 쌀 마이스터가 일할 정도로 전문성을 중시한다. 이들을 주축으로 2013년부터 매년 11월 전국 150종의 쌀 중 최고의 쌀 을 선정하는 랭킹을 발표하는데, 기존의 쌀 랭킹이 기계적으로 쌀 성분을 분석하는 것에 그쳤다면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쌀로 지은 밥을 직접 먹어보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실질적인 신뢰도를 높였다.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2009년부터 쌀이 주인공인 동명의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레스토랑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교토 히가시야마 지역의 첫 지점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긴자점을 열고 2016년에는 나리타 공항 내에 더욱 현대적인 일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기헤이’를 열어 더욱 글로벌한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다. 직접적인 판매 외에도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기업이나 비즈니스 스쿨에서의 강의나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에도 활발히 참여하며 좋은 쌀을 널리 알리는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hachidaime.com






하치다이메 기헤이의 다양한 패키지.


나리타 공항에 문을 연 하치다이메 기헤이의 모던한 버전의 레스토랑, 기헤이.


사시미를 곁들인 1인 차림상.


Interview

하시모토 다카시 하치다이메 기헤이 대표

“더욱 아름답고 신성한 방식으로 쌀을 판매하고 싶었다.”


현재 하치다이메 기헤이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나?
온라인이 주요 판매처이다. 그리고 요리사인 동생과 함께 레스토랑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 비즈니스가 매출의 70%, 레스토랑이 20%, 다른 레스토랑 등 협력사에 쌀을 공급하는 것이 10% 정도 차지한다. 나는 전국 각지를 돌면서 판매할 쌀을 맛본 뒤 그중 맛있는 쌀을 골라 블렌딩해 판매하고 있다. 이 쌀은 동생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도 공급해 손님에게 한 끼 식사로 제공한다.

쌀 상품의 패키지에 공을 많이 들인 듯하다. 어떤 의도를 담았나?
슈퍼마켓에서 흔히 판매하는 쌀을 보면 미적인 측면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반려동물의 사료와 비교해도 하등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저 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신성한 방식으로 쌀을 판매하고 싶었다. 특히 하치다이메 기헤이의 본거지인 교토 특유의 미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지금까지는 백미 중심의 상품을 주로 판매했는데 앞으로는 현미를 중심으로 한 상품 기획을 추진하고, 운영 중인 레스토랑에서도 현미 메뉴를 추가할 예정이다. 건강에 민감한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또한 쌀 관련 프랜차이즈나 대만이나 중국 등 다른 아시아로 진출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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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정재훈 통신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