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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18 밀라노 디자인 위크 리뷰 주목할 만한 장외 전시 8
세계 주요 도시마다 디자인 위크가 존재하지만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그중 최고로 치는 이유는 장외 전시 푸오리 살로네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에는 밀라노 시내의 리테일 숍과 박물관, 갤러리는 물론 도심 광장, 폐공장, 공원, 레스토랑, 카페가 모두 전시장이 된다(브레라 디스트릭트 길가에 세워둔 어느 픽업 트럭은 짐 싣는 뒤칸 가득 의자와 테이블을 세팅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진행된 6일간 총 1367개의 장외 전시 이벤트가 열렸고 50만 명이 넘는 인파가 푸오리 살로네를 보기 위해 다녀갔다. 그중 눈에 띄는 전시를 소개한다.

1 도시 속 가장 컬러풀한 존재감 에르메스 <밀라노 폴리크롬>







에르메스는 2011년 홈 컬렉션 전시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처음 참가했다. 첫 전시에서부터 건축가 시게루 반, 장 드 가스틴Jean de Gastines과 협업한 구조적이고 규모 있는 공간 연출을 선보이며 매해 가장 기대되는 전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올해 아트 갤러리 뮤제오 델라 페르마넨테Museo dekka Permanente에서 선보인 <밀라노 폴리크롬Milan Polychrome>은 공동 아티스틱 디렉터 샤를로트 마코 페렐망Charlotte Macaux Perelman과 알렉시스 파브리Alexis Fabry의 디렉션 아래 새로운 오브제와 가구, 벽지, 박스, 패브릭 등을 선보였다. 전시 시노그래퍼 <에르베 소바주Herve´ Sauvage>는 유약을 발라 반짝이는 색색깔의 작은 모로코식 타일로 덮인 7개의 방을 만들었다. 강렬한 원색의 방마다 놓인 오브제는 창문과 조명의 각도가 만들어내는 빛을 받아 찬란한 빛을 발했다. 에르메스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세 곳의 도시 거점에서 에르메스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바닥에 분필을 사용해 에르메스 텍스타일의 패턴과 컬러를 그려 넣는 #Hermesinthecity 퍼포먼스를 진행해 거리의 군중을 전시장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2 더 작고 세심한 공예에 대한 자부심 루이비통 <오브제 노마드>





19세기 바로크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간직한 팔라초 보코니Palazzo Bocconi에서 열린 루이비통의 전시는 수만 송이의 붉은 종이 꽃이 복도 천장을 메워 압도적인 화사함을 풍겼다. 길쭉한 메인 테이블 위에는 올해 론칭한 홈 데코 오브제 컬렉션 ‘레 프티 노마드Les Petits Nomaeds’를 올리고, 이어지는 방과 복도에는 2011년부터 꾸준히 선보여온, 여행에서 영감받은 한정판 컬렉션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의 가구와 조명을 선보였다. 이번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에는 홍콩 디자이너 앙드레 푸Andre´ Fu가 처음 합류해 좌석 2개가 곡선을 따라 연결된 리본 댄스 소파를 발표했다. 레 프티 노마드 컬렉션의 첫 번째 협업 디자이너는 캄파냐 형제, 아틀리에 오이Atelier O ,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마르셀 반더스다. 이들이 디자인한 화병, 쟁반, 쿠션, 가죽 꽃, 가죽 오버 레이 볼, 거울 등은 루이비통이 추구하는 장인 정신과 혁신적인 공예 기술, 그 접점의 기능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3 포근하고 부드러운 미래 구글 <소프트웨어>





구글은 올해 처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했다. 데뷔 장소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축소판’으로도 불리며 최고 작품을 엄선하는 스파치오 로사나 오를란디Spazio Rossana Orlandi.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첨단 인터랙션이라도 기대했다면, 아쉽지만 틀렸다. ‘Software’가 아닌 ‘Softwear’라고 붙인 전시명이 암시하듯 구글은 삶과 테크놀로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시대에 어울리는 포근한 집,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부드러운 구글 기기를 보여줬다. 3개의 방으로 연결되는 전시장은 친구의 집에 온 듯 편안한 리빙 공간처럼 구성했다. 미색의 페인트 벽을 배경으로 파스텔 톤 패브릭으로 만든 소파와 의자, 따뜻한 톤의 우드 테이블이 놓인 자리에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휴대폰, VR 기기, 이어폰 등을 자연스레 배치했다. 주변 분위기와 마치 보호색처럼 어울리는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한 특별 에디션들이다. 벽에 걸린 6개의 태피스트리 또한 구글 기기와 어우러진 편안한 일상 속 풍경을 담았다. 태피스트리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키키 판에이크Kiki van Eijk의 작품. 전시는 구글의 하드웨어 디자인 부문장이자 부사장 아이비 로스Ivy Ross와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 트렌드 전문가 리데베이 에델코르트Lidewij Edelkoort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4 한국의 첨단 기술과 전통 공예가 빚어내는 오라 KCDF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8>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에서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8> 전시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KCDF가 주관해온 이 전시는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켜 새것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에 부합하는 국내 공예 작품을 2013년부터 매해 밀라노에서 선보여왔다. 올해는 무형문화재 및 현대 작가 35명이 만든 약장, 사방탁자, 소반 등 25점의 작품을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한국 가구전’이라는 주제 아래 선보여 문자 그대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한국인의 미학을 일상 속 디자인으로 함축했다. 장식장과 파티션 등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조명 루플렉스Luflex를 사용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으로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전주희 예술감독의 총괄 아래 스튜디오 베이스가 공간 디자인을 맡았다. 모든 작품의 원재료가 천연에서 비롯된 것에 착안해 마치 운무가 피어오르는 산속에 작품들이 고고하게 자리한 것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5 글로벌 차이나의 세련된 접근법 스텔라 웍스 <아무 곳이나, 어느 곳에나>





스텔라 웍스Stella Works는 올해로 3년 연속 밀라노에서 전시를 치렀다. 네리 & 후Neri & Hu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인을 이끄는 스텔라 웍스는 모든 생산을 상하이에서 하는 중국발 글로벌 가구 브랜드다. 이번 전시에서 스텔라 웍스는 ‘아무 곳이나, 어느 곳에나any/ everyWHERE’라는 제목 아래 가구가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로케이션’, ‘맥락’, ‘장소’라는 키워드로 살폈다. 전시를 총괄한 네리 & 후는 시공이 정체되어 있는 듯한 오묘한 분위기의 내러티브로, ‘어디인지 모를 곳이란 곧 어디라도 될 수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전시 제목을 상기시킨다. 스텔라 웍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네리 & 후, 스페이스 코펜하겐Space Copenhagen의 새로운 가구 컬렉션과 빌헬름 볼레르트Vilhelm Wohlert와 옌스 리솜Jens Risom의 오리지널 피스를 재생산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6 원리를 디자인하는 치밀한 프로세스 넨도 <움직임의 형태들>


YKK를 위한 5가지 지퍼 콘셉트. ©Takumi Ota 


전시를 보고 나오면 가챠 머신이 줄지어 있는데, 현금 5유로를 내면 바꿔주는 넨도 코인을 넣고 미니어처 3D 모형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Takumi Ota 


폴리카보네이트 시트로 만들어져 빛을 투영하는가구. ©Takumi Ota 


아크릴로 만든, 3가지 다른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모래시계. ©Takumi Ota
넨도는 올해 토르토나의 슈퍼 스튜디오에서 단연 가장 긴 대기 줄을 만들었다. 800㎡ 규모의 전시관을 채운 넨도의 <움직임의 형태Forms of Movement>전은 완성된 제품이 아닌 10개의 콘셉트를 보여준 전시였다. 넨도는 지퍼 제조 회사 YKK를 비롯해 일본 내 10개의 제조 전문 기업과 협업했던 프로젝트를 망라해 각각의 소재와 기술력을 재정의한 넨도식 디자인 프로세스를 전시로 구성했다. 협업 기업은 YKK, 블랑 비주Blanc Bijou, 다이킨Daikin을 비롯해 이나크Inac, 마이크로 테크놀로지Micro Technology, 다케오, 와카조노, X’S 등으로 저마다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이다. 넨도는 이들의 섬세한 재료와 정밀한 제조 테크닉을 부각시키기 위해 시간, 공기, 움직임을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풀었다. YKK를 위해서는 다섯 가지 새로운 지퍼의 움직임을 디지털 스크린으로 구현하고, 순백색의 불소 고무 소재 회사 블랑 비주와는 플루오로폴리머fluoropolymer라는 소재를 활용해 일곱 가지 방식으로 열리는 동그란 구 형체의 주얼리 보관함을 만들었다. 다양한 레진과 아크릴 소재로 제품을 제조하는 이나크와는 오브제를 눕히는 방향에 따라 동시에 세 가지 다른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모래시계를 만들었다. 전시는 최종적으로 도출한 콘셉트뿐 아니라 목업과 3D 모델, 스케치까지 모두 공개해 특히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7 다섯 번째 진보와 발전의 요소 아우디 <다섯 번째 링>



아우디는 매년 푸오리 살로네의 온·오프라인 가이드를 제작, 배포하는 디자인 잡지 <인테르니Interni>의 밀라노 디자인 위크 공식 스폰서로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표현해왔다. 올해 아우디는 밀라노 코르소 베네치아에 있는 유서 깊은 대주교 신학교에서 <다섯 번째 링>을 선보였다. 건축가 마 얀송Ma Yansong이 이끄는 글로벌 건축 사무소 MAD 아키텍츠가 맡은 전시 디자인은 대형 공중 설치 작품과 아우디의 자동차 디자인을 아우르며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물 위에 떠 있는 대형 링 아래에는 이탈리아 시장에 처음 공개하는 아우디 아이콘 콘셉트카와 뉴 아우디 A6를 중심으로 뉴 아우디 A7 스포츠백과 뉴 아우디 A6 세단이 놓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비치는 물 사이를 걸으며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특히 이번 전시 공간은 산 카를로 보로메오 대주교가 1565년에 세운 학교 건물로 대중에게는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8 가장 푸르고 동시대적인 미학 코스 <오픈 스카이>





2011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모습을 드러낸 코스는 스나키텍처, 넨도, 후지모토 소우 등 스타 디자이너와의 전시로 매년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해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의 ‘뉴 스프링New Spring’으로 최고의 주목을 받은 코스는 올해 전시를 위해 거울에 반사된 빛과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는 미국 작가 필립 K. 스미스 3세Phillip K. Smith lll와 협업했다. 사막이나 해변 등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온 그의 이번 작품 제목은 ‘오픈 스카이Open Sky’. 16세기 이탈리아 건축을 고스란히 머금은 팔라초 이심바르디Palazzo Isimbardi의 안뜰과 정원에 설치한 거대한 거울 조형물은 밀라노의 하늘과 건축을 가장 동시대적으로 캡처하는 것으로 코스의 미학을 표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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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