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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Interview 데일 도허티
데일 도허티는 미국 메이커 미디어의 창립자이자 CEO다. 그는 2005년 <메이크MAKE> 매거진을 창간한 데 이어 2006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첫 번째 메이커 페어를 개최했다. 메이커 페어는 전 세계 45개국에서 연 220회 이상 개최하는 행사로 발돋움했다. 오는 9월 29일과 30일에는 제7회 메이커 페어 서울이 열린다. 행사를 앞두고 방한한 데일 도허티를 만났다.

메이커 운동의 창시자 데일 도허티는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메이커들에 대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려는 이들’이라고 말한다.



최근에 들른 메이커 페어는 어디인가? 국가별로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 오기 직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내년 1월에 열릴 메이커 페어를 논의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에 열린 베를린의 메이커 페어를 참관했는데, 사실 국가나 도시별 뚜렷한 특징은 생각보다 없다. 개인의 프로젝트 그 자체가 고유하고 흥미로울 뿐이다.

종이나 찰흙 등을 재료로 삼는 메이커도 있지만 여전히 아두이노나 라즈베이파이 등 공학적인 프로그램을 다루는 이를 메이커라고 생각하게 된다. 메이커가 되는 것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메이커 중에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조종하는 하이테크 분야뿐 아니라 공예가 같은 로테크 영역도 있다. 사실 요리도 기술을 사용한다. 열로 재료의 성질을 바꾸는 것도 다 과학 아닌가. 더욱 포괄적인 차원에서 사람들이 메이킹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어제 한국민속박물관에 갔는데 전통 직조 기술도 당대에는 어렵고 복잡한 하이테크였을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여전히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다. 우리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며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오늘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는 명백히 디지털화된 것이다. 물질적인 것과 디지털화된 것의 교차점을 동시에 꿰뚫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커가 되고 싶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요즘 자주 쓰는 표현 중에 ‘배우기learning, 누리기living, 벌기earning’라는 말이 있다. 좋은 학습자learner란 결국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삶을 사는living 사람일 거다. 내가 즐거워하는 일이 자연스레 내 삶의 일부가 되고, 내 삶을 영위하는 데 경제적인 뒷받침earning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는 게 첫걸음이다. 시도 자체를 해보지 않은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이 운동에 동참하게 할 수 있느냐다.

메이커 페어 차원에서 참여자들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도록 돕는 시스템이 있나?
결과적으로 액셀러레이터들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정해진 시스템은 없다. 메이커 페어는 액셀러레이터와 연결되기 훨씬 전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람객이 어느 메이커의 제품을 보고 ‘멋지다, 내게 팔 수 있나’ 묻는다면 그는 판매를 염두에 두지 않았더라도 그날 집에 돌아가서 어떻게 판매를 할 수 있을지를 고안하게 되는 식이다. 메이커 페어에 처음 프로젝트를 들고 온 어린 메이커들이 이듬해 더욱 구체화한 결과물을 가져오고, 크라우드 펀딩 등 각자의 방식으로 제품화해 정식으로 시장에 출시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내가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직접적인 영향력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도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려 한다.

모두가 직접 물건을 디자인할 수 있는 메이커 운동은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다는 이득일까, 업에 대한 위협일까?
메이커 운동은 사실 프로토타이핑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고 쉽게 더 많은 이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구를 사용해서 예전에는 전문가만이 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디자이너들에게 반드시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차원에서 디자이너들이 취할 수 있는 이점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디자이너들이 타 영역의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했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전에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메이커를 정의했다. 메이커 운동이 문화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메이킹을 자기 자신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메이커 페어에서 당신의 프로젝트를 관람객에게 보여줄 때 그저 유용한 어떤 물건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뭘 할 줄 아는 사람인지를 말해주려는 것이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알고, 만들 수도 있으려면 어떤 인프라를 갖춰야 할까?
메이커 스페이스와 같은 인프라는 운동을 하기 위한 헬스장과 마찬가지다. 헬스를 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운동 기구를 구입하는 대신 기구를 공유하는 곳에 간다. 다만 현재 메이커 운동의 확산이 더딘 이유는 바로 트레이너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혼자 헬스장에 가면 나에게 맞는 기구 사용법과 적정한 운동량을 모른다. 퍼스널 트레이너가 필요하다. 트레이닝은 교육시키는 것과는 또 다르다. 당신이 헬스를 공부하지 않듯 메이킹도 일단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메이커 운동이 나아갈 방향은 어떤 것인가?
사회는 대부분 창의적인 혁신보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창의적인 혁신은 현재에 순응하기보다 스스로도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상황에서 발현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메이커들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걸 느낀다. 이런 젊은 메이커들을 더 많이 만나, 바로 그들이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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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 사진 김규한 사진 기자 / 디자인 박지현 객원 디자이너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