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앱솔루트의 편견 없는 사랑을 말하다 이경민


이경민 디자인 스튜디오 플락플락flagflag을 운영하며 특히 퀴어 운동을 시각 언어로 전개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뒤로> 창간호에 참여했고 현재는 게이 커뮤니티를 위한 무가지 <플래그페이퍼>를 발행한다. 프라이드 깃발을 소재로 다양한 방식의 그래픽을 시도하며, ‘SUPER PRIDE FLAG’로 ‘도쿄 레인보 프라이드’의 퍼레이드 깃발을 만들었다. 그 밖에 단행본을 비롯, 건축재료를 다루는 잡지 <감> 등의 편집 디자인, 디아스포라 영화제 포스터와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flagflag.kr

앱솔루트Absolut를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꼽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앱솔루트는 제품을 넘어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2017년부터는 글로벌 캠페인 ‘CREATE A BETTER TOMORROW, TONIGHT’을 통해 출신이나 성별에서 벗어난 평등과 표현의 자유 등 다섯 가지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앱솔루트는 아티스트 어워즈를 개최하며 브랜드에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접목해왔다. 강력한 예술의 크리에이티브가 진보적인 세상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이 글로벌 캠페인의 일환인 ‘편견 없는 사랑’을 주제로 앱솔루트 아티스트 어워즈를 진행했으며 동일 주제의 러브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보틀은 글로벌 앱솔루트에서 ‘앱솔루트 러브’를 주제로 선보였고, 그래픽 디자이너 이경민이 보틀을 담는 종이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앱솔루트 러브 에디션 한정판은 오는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글로벌 캠페인 ‘CREATE A BETTER TOMORROW, TONIGHT’은 어떤 것인가?
창의력(creativity), 즉 ‘새로운 생각이 인류를 발전시켜나간다’는 브랜드 핵심 가치와 함께 출신이나 성별, 성적 지향성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것, 그리고 모두가 표현의 자유를 갖는다는 가치, 모든 제품은 투명성을 가지고 선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편견 없는 사랑’ 역시 그 메시지의 하나다.

앱솔루트 아티스트 어워즈 출품작 ‘SUPER PRIDE FLAG-ABSOLUT LOVE’를 통해 무엇을 표현했나?
퀴어를 상징하는 여러 가지 플래그를 설명하면서 동성애자뿐 아니라 다성애자, 무성애자, 간성 등 보다 세분화된 퀴어를 가시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각각의 의미를 지닌 플래그가 겹쳐지게 함으로써 다층성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 볼드한 타입과 강한 워딩 디자인을 통해 그 안에 담긴 많은 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의미 있게 전달되길 바랐다.

러브 에디션 보틀을 담은 패키지 디자인도 진행했다.
보틀 디자인까지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앱솔루트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진행이 수월했다. 특히 러브 한정판 에디션의 보틀은 반LGBT와 인종차별주의 집회에서 사용하는 증오 사인에서 잉크를 추출해 병의 메인 컬러로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시작한 초기에는 퀴어와 인권 관련한 프로젝트를 많이 했는데 최근 좀 소진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어워즈와 패키지 디자인 프로젝트가 개인적으로도 좋은 동력이 되었다. 진행하면서 주제에 가볍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고, 관련 이슈에 대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패키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콘셉트로 전개했나?
러브 한정판 보틀에 사용한 컬러, 그리고 ‘드롭 오브 러브’라는 보틀의 메시지를 유지하고자 했다. 타이포그래피는 물방울처럼 모이거나 섞이고 때로는 흩어지기도 하는 모양을 차용했다. 또 각각의 글자에 어워즈 출품작에 사용한 기호를 좀 더 단순화해 보여주었다. 글자들이 서로 물 흐르듯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경계를 허물고 연대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앱솔루트는 40여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성 소수자 커뮤니티 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서울 퀴어 문화 축제도 후원한다. 앱솔루트와 다른 협업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퀴어에 주목하고 싶다. 사실 성 소수자나 퀴어 관련 이슈는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소수 중에 더 소수의 목소리도 드러날 필요가 있다. 사실 퀴어 관련 제작물은 피드백도 거의 없고 여전히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의 관심은 해당 이슈에 대한 진정성을 더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로서 프로젝트에 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프로젝트의 메시지, 의도 그리고 타깃을 염두에 두되 이를 간결하게 풀어내려고 한다. 인쇄 매체에 특화된 프로젝트가 많은데 클라이언트 대부분이 ‘메시지가 잘 읽힌다’는 피드백을 준다. 또 결과물의 완성도를 위해 더욱 노력한다. 앱솔루트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할 때도 퀴어를 상징하는 많은 심벌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내가 놓치는 건 없는지, 심벌 배치는 적절한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심벌의 의미를 찾고 연구했다.



앱솔루트 러브 에디션 한정판. 반LGBT와 인종차별주의 집회에서 사용된 증오를 표현한 사인에서 잉크를 추출해 병에 적용했다. 보틀에는 전세계 16개국의 언어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디자인했다.


보틀을 담는 패키지 디자인 옆면 중 한 면. 문자의 빈 공간에 퀴어를 상징하는 다양한 의미의 깃발을 넣었다.


앱솔루트 아티스트 어워즈에 출품한 디자이너 이경민의 작품.

Share +
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 디자인 정명진 / 인물 사진 이우경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