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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 리뷰 디자인 키워드 10 (1)
현재의 주거 공간은 마치 자아를 탐색하는 실험실처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 ‘홈 오피스’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가구 브랜드들은 캐주얼한 표현 방식으로 진지함을 내려놓고 편안함을 더했다. 맥락과 방향성을 찾기보다는 무작위적인 조합으로 얻어낸 흥미로움과 우연성이 제작 과정에서의 새로운 트렌드로 감지됐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소재를 모던한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신선함을 주는 제품 또한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10가지 디자인 키워드를 통해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되짚어본다.

1 영원한 젊음 Young & Easy


툼보나 달리Tumbona Dali, 디자인 살바도르 달리, BD 바르셀로나.


아트와 디자인 섹션으로 나누어 신제품을 발표한 BD 바르셀로나 부스 전경.


미키 포에버 영Mickey Forever Young, 디자인 엘레나 살미스트라로Elena Salmistraro, 보사.


익스플로러 테이블Exploror Table, 디자인 하이메 아욘Jaime Hayon, BD 바르셀로나.
놀이는 어른에게도 창의력과 영감의 원천이다. 나이에 맞춰 어른스러움을 장착하고 사회적인 시선에 자신을 맞춰야 했던 이전 세대에 비해 요즘 세대의 생각은 한층 자유롭다. 유년 시절의 생각과 꿈을 떠올리게 하는 오브제를 수집하며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키덜트족. 자신의 욕망과 취향을 드러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이들에게 주거 공간은 가장 최적화된 놀이터이자 안식처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 기구와 컬렉션은 세련된 기호에 맞춰 아트 컬렉션으로 변주되고 있다. 베니스의 세라믹 브랜드인 보사Bosa는 어느새 90세가 된 월트 디즈니의 슈퍼스타 미키마우스를 한정판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약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들지 않는 인기로 패션과 디자인, 예술 장르에 무수한 영감을 준 미키마우스는 보사의 전시관 중앙에 자리 잡아 관람객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노만 코펜하겐은 아이가 그렸을 법한 천진난만한 드로잉이지만 성인들의 유머 코드를 담은 아트 컬렉션 카드를 선보였다. 키덜트 감성을 담은 가구도 여럿 목격되었다. BD 바르셀로나는 크기와 컬러가 제각각인 3개의 탁자를 차곡차곡 쌓으면 그 자체로 아트 컬렉션이 되는 모듈형 테이블을 선보였고 사람이 누워있는 형상의 선베드는 1962년, 살바도르 달리와의 첫 협업 작품으로 다시 출시했다.


2 일상 속의 탈출 Total Escape


Passion Flower Outdoor 콘셉트를 제안한 미쏘니의 2019 컬렉션.


일란Illan, 디자인 주사나 호바스Zsuzsanna Horvath, 루체플랜.
자연주의 콘셉트 디자인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가구에서도 실내와 외부 공간을 막론하고 자연 소재를 활용한 경향이 두드러졌고, 이전에 비해 더욱 투박하고 거친 소재와 형태를 가구에 녹여냈다. 사이프레아Cypraea는 인도양 모리셔스섬의 이미지에서 영감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특히 호두나무와 최상급의 석영, 산호 모래 등의 재료로 제작한 장식장이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조명 브랜드인 루체플랜과 쿤달리니는 각각 나무와 종이 소재를 레이저 커팅으로 제작한 조명, 식물을 키우는 화분이자 어두운 환경에서는 빛을 발하는 조명이 되기도 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나만의 작은 정원으로 일상 속 작은 일탈을 권하는 브랜드도 다수 있다. 로지타 미쏘니Rosita missoni의 디자인 철학과 최고급 원단 제조 기술을 그대로 녹여낸 미쏘니홈 컬렉션은 올해 아웃도어 조명과 가구에서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수준 높은 컬렉션을 대거 선보이며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프리츠 한센은 가구, 조명, 식물이 한데 어우러진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끌었고, 코스는 바이오 플라스틱 블록을 쌓아 올려 완성한 파빌리온으로 새로운 세대의 건축을 보여주었다.


3 조명, 공간에 쓴 시 Poetic Illumination


메시매틱스, 디자인 릭 티젤라Rick Tegelaar, 무이.


아이디어, 디자인 마르칸토니오Marcantonio, 슬램프Slamp.


OE 쿠아지, 디자인 올라푸르 엘리아손, 루이스 폴센.


로스트, 디자인 브로글리아토 트라베르소Brogliato Traverso, 마지스Magis.
2년 만에 돌아온 조명 전시, 에우로루체에서 선보인 올해의 조명 디자인은 예술성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조명에서 느껴지는 기계적인 이미지는 최대한 감추고 빛의 신비함을 강조한 디자인이 전시장을 메웠다. 조명 디자인의 거장 잉고 마우러Ingo Maurer는 여든여덟의 나이가 무색하게 올해에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 중 원형 테이블과 매치하기 위해 디자인한 조명 웁살라Oop’sala는 조명을 다른 가구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조형적 연구를 거쳤다는 점에서 거장다운 통찰력이 느껴진다. 전구를 제외한 전선과 액세서리가 모두 생략된 형태의 조명인 슬램프의 아이디어Idea는 천장과 벽, 거울, 물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접목되었다. 관람객의 많은 주목을 받은 조명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광원의 형태에서 탈피한 모습이었다. 마지스에서 선보인 로스트Lost는 띠에 광원이 있어 조명이 꺼진 후에는 이 제품이 조명인지 알기 힘든 오브제 성격을 띠었다. 또한 광원은 최대한 숨기고 메시나 반투명 소재에 빛을 맺히게 고안하여 빛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불편함을 차단하며 심미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제품들도 주목받았다. 무이Moooi에서 선보인 메시매틱스Meshmatics,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에서 선보인 OE 쿠아지OE Quasi가 그 사례다. OE 쿠아지 조명은 빛을 활용한 연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이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다.


4 소박한 실험 Design Povera


실리키센Schlickeysen, 디자인 에노르메 스튜디오Enorme Studio.


무선 스피커 브랜드 소노스Sonos와 협업해 조명과 결합한 와이파이 스피커 심포니스크를 선보인 이케아의 전시장.
값비싼 가구를 들여놓지 않고도 작은 변화만으로 주거 공간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 많은 브랜드가 소박한 일상 속에서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케아는 삶의 감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소리’를 택했다. 와이파이 스피커를 책 선반, 조명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퍼니처, 심포니스크Symfonisk를 선보여 1인 가구의 주거 공간에서 발생하는 공간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한편 디자인의 실험적 가치를 높이 사지만 과시적인 형식을 불편해하는 이들을 위해 소박한 미학을 연출한 브랜드도 다수 있었다. 스페인의 에노르메 스튜디오Enorme Studio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산업용 벽돌을 일정한 틀에 결합하면 자신만의 독특함을 담을 수 있는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5 조형과 실험 Form & Experiment


조류Tide, 디자인 방 & 쇠데르스트룀 Wang & Soderstrom, 노루Noroo.


‘내 유년의 오락 II Pastime in My Childhood Ⅱ’, 디자인 게이다이 팩토리 랩.


화병 시리즈, 디자인 빈센트 더모디, 노만 코펜하겐.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세분화하여 표현하는듯 형태적인 실험이 돋보이는 디자인과 연출도 눈에 띄었다. ‘강화된 소재, 새로운 제조 공법을 활용해서 형태를 최소화하면 어떤 디자인이 가능할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자유로운 형태 미학을 구현하는 식이다. 일본 디자인 그룹 게이다이 팩토리 랩Geidai Factory Lab은 다양한 형태의 목재 조각에 자석을 결합시켜 유년 시절의 놀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 등 일상의 구체적인 스토리를 형태화한 실험적인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 또한 빈센트 더모디Vincent Dermody는 자연에서 보이는 형상과 질감의 사실적 표현에 관심에 갖고 이를 화병 시리즈로 선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리미티드 에디션이 아닌 양산화를 전제로 한 가구와 조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르테미데Artemide의 인터위브Interweave가 대표적인 사례로, 모듈화된 기둥에 맞춰 사용자가 직접 다양한 형태로 빛의 띠를 감을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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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여미영 D3 대표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