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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으로 꿰어낸 도시의 가치 인천시 잇고, 잇다 캠페인


‘잇고, 잇다’ 캠페인의 솔리드 로고. 연속 배열한 ‘ㅅ’ 형태는 인천의 바다를 연상시킨다.


‘에너지 잇고, 미래 잇다’의 일환으로 진행한 2019 자가발전 언플러그드 콘서트 포스터.
잇고, 잇다 캠페인
디자인 스튜디오 디노트(대표 이중구), d-note.co.kr
기획 인천광역시 브랜드전략팀(팀장 박상희), Incheon.go.kr
네이밍 인큐브랜드(대표 김인겸)
발표 시기 2019년 8월

세계적인 기업 트레이너이자 컨설턴트인 스콧 데밍Scott Deming은 저서 <유니크 브랜딩>에서 “강력하고 감동적이며 긍정적인 브랜드 구축의 패러다임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관계를 맺고 유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이는 브랜딩이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닌, ‘관계의 산물’임을 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관계성은 도시 그리고 시에서 주관하는 정책을 브랜딩함에 있어서 주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인천광역시가 최근 선보인 ‘잇고, 잇다’ 캠페인은 이 연결의 힘을 고스란히 디자인에 담은 프로젝트다. 시민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도시의 고유 가치를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 300만 인천 시민과 세계인이 생각하는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인천광역시 박상희 브랜드전략팀장은 이번 캠페인의 의의가 시민과의 소통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쉬운 언어와 시각화를 통해 시민들이 생활 전반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하며 “편집 디자인이 잘된 책이 잘 읽히듯이 정책의 소통 구조가 잘 짜이면 시민과의 소통이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이번 슬로건 캠페인은 인천시가 나아가고자 하는 정책 브랜딩의 초석이자 도시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드러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인천은 그 자체로 연결의 저력이 있다. 하늘길, 땅길, 바닷길을 모두 갖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에도 그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서구 문물을 흡수해왔다. 개방성과 역동성이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밍을 맡은 인큐브랜드(대표 김인겸) 역시 이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김인겸 대표는 “새롭게 연결한다는 의미보다 이미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데에 슬로건 워딩의 목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도시 브랜드 슬로건 ‘all_ways_ Incheon’에 ‘세계와 한국을 잇는 도시, 육지와 바다를 잇는 도시 그리고 물자와 인력을 잇는 도시’라는 핵심 가치가 담겨 있다고 보고 이번 네이밍을 통해 물리적 연결성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도시, 정보와 기술은 잇는 도시, 노동과 자본을 잇는 도시’라는 의미로 확장하고자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디자인을 진행한 스튜디오 디노트(대표 이중구)였다. 이들은 ‘잇다’의 받침 ‘ㅅ’을 연속 배열해 연결의 의미와 더불어 이를 통한 가치의 ‘존재’를 중의적으로 드러냈다. 연속된 ㅅ은 연속성과 확장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스튜디오 디노트는 기본형인 솔리드 로고와 더불어 리니어 로고도 개발했는데 다양한 활용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인천시는 지난 8월 진행한 ‘에너지 잇고, 미래 잇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캠페인 진행에 나섰다. 에너지 자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인천시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 정책을 알리고 참여와 호응도를 높이는 것이 취지다. 또한 향후 에너지, 경제, 보육, 평화 등 다양한 주제와 접목시켜 프로젝트를 확장시켜나갈 계획이다. 일찍이 철학자 발터 베냐민은 도시를 한 권의 책에 비유했다. 인천시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써 내려갈 다음 장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김인겸 인큐브랜드 대표
“다름이 곧 연결의 핵심이다.”




이번 슬로건 워딩을 통해 행정기관과 시민의 삶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도시가 되길 바랐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 믿음과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즉 다름이 곧 연결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포용 국가와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잇다’와 ‘있다’를 중의적으로 드러낸 것은 단순한 언어적 유희라기보다는 창의적 통찰이자 전략적 사고, 전술적 실행에 기인한 결과물에 가깝다. 이음(연결) 자체가 있음(존재)의 이유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것인데 시민들이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는 다양한 연결성을 체감하고 이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이중구 스튜디오 디노트 대표
“가치를 ‘이으면’ 더 큰 가치가 ‘있게’되기 마련이다.”




시민 모두가 쉬우면서 인상적으로 느낄 만한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로고 결정 단계에서 좀 더 세련된 인상의 형태와 현재 결정된 형태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는데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인 만큼 로고 역시 귀엽고 친근한 인상으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연결의 의미를 담으면서 다른 한편 사람들이 “어? ‘있다’라고 읽히기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해주길 바랐다. 가치를 ‘이으면’ 더 큰 가치가 ‘있게’되기 마련이니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플렉서블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했다. 인천시는 이를 기반으로 로고 모션 그래픽을 개발할 예정이다. 2020년 캠페인이 확장되면서부터는 모바일이나 웹에서 플렉서블 로고도 만나볼 수 있다.


박상희 인천광역시 소통기획 담당관실 브랜드전략팀장
“정책 브랜딩은 일종의 표지판이다.”




정책 브랜딩은 도시가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표지판이다. 이때 간결한 네이밍과 효율적인 디자인은 시민들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다. 정책 브랜딩에서 이 둘 모두 중요한데 언어적 소통과 시각적 소통 체계가 모두 잘 갖춰졌을 때 기억하기도 쉽고 이해 또한 빠르기 때문이다. 사실 공직 사회를 대상으로 브랜드나 도시 이미지 등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인천시는 많은 관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브랜드 전략 담당자 입장에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프로젝트에 착수하기에 앞서 자문 회의나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내부 이해관계자 및 외부 전문가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는 브랜드 전략 담당자가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결정권자의 빠른 이해와 결정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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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