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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품고 달리는 서체 쿠키런 글꼴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글꼴.


쿠키런 글꼴 블랙 99pt, 볼드 55pt.
쿠키런 글꼴 프로젝트
기획 데브시스터즈(공동 대표 이지훈·김종흔), devsisters.com
디자인 데브시스터즈 BX셀
참여 디자이너 이병옥, 김성진

쿠키런은 국내 콘텐츠 기업 데브시스터즈의 글로벌 IP이자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만 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모바일 게임 시리즈다. 유럽의 전래 동화 <진저브레드 맨>을 모티프로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하는 쿠키 이야기가 쿠키런의 핵심. 2013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메신저 라인과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한 쿠키런은 2016년 후속 런 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글로벌 론칭하며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현재는 쿠키런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신규 게임을 개발하며 IP 다각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렇게 확장되는 서비스에 적용할 일관성 있는 그래픽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지난 9월 20일 ‘쿠키런 글꼴’을 공개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에 나섰다. 서체란 브랜드를 상징하는 시각 이미지 중에서 가장 지속적이면서도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킬 수 있는 요소로 일관성 있는 인상을 공고히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콘텐츠의 핵심이 재미와 몰입인 만큼 쿠키런 글꼴 역시 특유의 역동성과 즐거움을 담아내는 것이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큰 주안점이었다. 영문 서체의 경우 기존 로고에서 사용된 활자 R을 토대로 쿠키런스러움을 연상할 수 있는 산세리프형 글꼴로 디자인했고, 한글 서체에는 메인 캐릭터인 ‘용감한 쿠키’의 이미지를 적용한 것이 큰 특징이다. 특히 한글 서체는 몸통에 비해 머리가 큰 캐릭터 ‘용감한 쿠키’의 아기자기함을 반영하고자 사다리꼴과 민글자 비례를 적용하고 약간의 기울기를 가해 앞으로 달려가는 캐릭터의 역동적인 인상도 녹여냈다. 생동감 있는 서체의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시각 중심선은 글줄 상단에 두고 밑줄에 높낮이를 주어 개성과 가독성 간의 균형을 섬세하게 신경 쓴 점도 돋보인다. 쿠키런 글꼴은 현재까지 볼드와 블랙 두 가지 제목용 서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숫자와 기호 그리고 쿠키런 캐릭터를 본뜬 10개의 딩뱃이 각각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올해 안에 본문용 서체도 공개할 예정. 이렇게 개발한 쿠키런 글꼴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했다는 점도 특별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데브시스터즈 이병옥 팀장은 “이제 기업 전용 서체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역할을 넘어 더 좋은 2차 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공공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고유의 서체가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널리 배포되는 일은 오늘날의 시류가 된 듯하다. 사용자와 브랜드 사이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공감각적인 소통의 도구이자 풍부한 한글 문화를 만드는 기업 서체는 브랜드 전략을 넘어 문화 자산을 일구는 요소다.


쿠키런 BI의 R을 영문 서체의 키 비주얼로 삼았다. 카운터 디자인, 생략된 세리프, 둥글게 끝맺음한 획은 쿠키런 캐릭터의 아기자기한 인상을 연상시킨다.


대문자에서 보이는 기울기는 쿠키런 글꼴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다. 이 기울기를 통해 러닝 액션 게임의 역동성과 리듬감을 반영했다.


세로모임글자는 자음과 모음의 비례와 기울기를 주어 사다리꼴로 형태로 디자인했다. 캐릭터들의 조형성을 모티프로 한 것이다.


안정적인 가독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각 중심선을 글줄 상단에 맞추고 하단 글줄의 변주를 통해 쿠키런 글꼴의 개성과 생동감을 나타냈다.


쿠키런 캐릭터를 본뜬 10개의 딩뱃은 쿠키런 글꼴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쿠키런 글꼴을 사용한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쿠키런 글꼴 모바일 사이트 cookierunfont.com

이병옥 디자이너, 김성진 디자이너 데브시스터즈 BX셀
“좋은 서체란 익숙함을 깨는 것이다.”


데브시스터즈의 BX셀은 무슨 일을 하나?
작게는 콘텐츠 디자인부터 넓게는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 전략을 설계하며 회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일을 한다. 또한 앞으로 쿠키런 시리즈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인데, BX셀이 이것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시키기 위한 브랜드 시스템을 관리하게 된다. 이번에 선보인 쿠키런 글꼴이 그 일환이다.

쿠키런 글꼴을 제작한 목적과 계기는 무엇인가?
쿠키런 IP가 만들어진 지 6년이 됐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쿠키런을 브랜드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는 오래전부터 쿠키런을 대표하는 동시에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서체 제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여러 가지 신규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서체를 통해 그래픽 시스템의 체계를 잡고 쿠키런 IP를 강화해야 할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서체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알려달라.
지난 1월부터 20번 이상 시안을 만들어가며 서체를 완성했다. 아주 까다롭게 디자인을 제안하고 수정을 거듭한 결과다. 새로운 서체를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는 환경을 만드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장 주안점에 둔 것은 쿠키런스러움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를 글자꼴에 드러내는 일이었다. 그것은 바로 즐거움과 생동감이다. 그러면서도 서체로서 가독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교한 조율이 필요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쿠키런 글꼴은 모두가 범용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는데 게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UX 디자이너가 게임을 디자인할 때 서체에 라인을 넣거나 그림자를 넣는 등 후가공 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

게임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서체인 만큼 개성이 강하다. 하지만 무료 배포를 시행한 만큼 사용성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취향이 다른 만큼 서체에도 각기 다른 취향이 있다. 따라서 가독성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어린이부터 중·장년까지 나이에 따라 선호하는 서체가 있고, 그중에서도 저마다 선호하고 고집하는 스타일이 있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하더라도 ‘좋은 글꼴’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서체를 만드는 것의 핵심은 고집하던 익숙함을 깨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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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