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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로컬 전성시대에 부쳐 서울 에디션
지역을 들여다보는 태도란 도시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으로부터 지역의 문화와 가치가 활발하게 생성된다. 이것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서울에 주목하는 이유다. 도시와 창작자가 일으키는 상호작용은 우리가 사는 서울의 구석구석을 풍요롭게 하고 흡입력 있는 도시로 만든다. ‘서울 에디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도 역시 서울 창작자들의 ‘도시 해석 능력’이 돋보였다. 로컬 전성 시대에 부쳐, 디자이너가 펴낸 ‘서울 에디션’을 살펴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서울>



2019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산림조형의 소동호를 필두로 리모트의 강주성과 이현송, 원투차차차의 권의현이 공동 아트 디렉터를 맡아 행사의 브랜딩과 전시 디자인을 책임졌다. 리모트는 서울의 거리 풍경에 일조하는 간판을 모티프로 그래픽 아이덴티티를 완성했고, 원투차차차는 이를 입체적으로 구현해 공간의 주목도를 높이며 행사의 인상을 극대화했다. 입구에서부터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을 상징하며 형형색색으로 빛나던 ‘서울 에디션’ 메인 월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네 명의 디자이너가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생각한 서울에 대한 주제전을 구성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약하는 건축, 공간, 가드닝, 공예, 미디어 등 다양한 창작자 8팀의 오브제를 한곳에 모아 소개한 것. 서울과학사, 포스트서울, 오픈하우스서울, 서울가드닝클럽 등 서울이라는 도시명을 이름에 품은 스몰 브랜드이자 진짜 로컬 크리에이터다. 이들은 도시와 사람들을 소비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관찰과 기록의 대상이자 함께 즐기는 공간이라는 점을 주지하면서 서울의 다시보기를 제안한다. 예컨대 정원은커녕 작은 방 하나 갖기 힘든 서울에서 가드닝 문화를 전하는 서울가드닝클럽은 도시의 유휴 공간을 찾고 공유 정원으로 전환하는 힘찬 점거 운동을 벌인다. 이는 우리의 환경에 가하는 선한 영향력이기도 하다. 방식이 달라지면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이들이 도시를 대하는 태도가 특별한 이유다.

소동호
2019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아트디렉터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다채로움이다. 그리고 그 다채로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깊고 낮은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봐야 한다. <○○서울>에서는 도시를 누구보다 세심하게 바라보는 서울의 창작자를 불러모았다. 이들은 서울의 숨겨진 모습을 들추는 사람들이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부분을 기록하고 발견하는 이들의 면면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서울의 또 다른 ‘에디션’이 아닐까?”


영혼까지 끌어 모은 디자인 아카이브
서울책방 by 월간 <디자인>





월간 <디자인>은 책방을 콘셉트로 주요 콘텐츠를 선보이는 3개의 서가를 마련했다. 1976년에 발행한 창간호부터 2019년 12월호까지 총 498권의 책을 한자리에 모은 ‘월간 <디자인> Since 1976’, 올해의 코리아디자인어워드 수상작을 확인할 수 있는 ‘2019 화제의 디자인’ 그리고 서울에 대한 36개의 기록을 선별한 ‘월간 <디자인> 아카이브: 서울 에디션’이다. 디자인 전문 잡지로서 그동안 서울의 도시 브랜딩과 대중교통의 디자인 시스템, 서울 서체 등 공공 디자인 사례의 흐름을 이번 아카이브에서 살펴볼 수 있었으며, 1995년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서울에 대한 단상을 들어보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이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홍대, 한남동, 을지로 등 서울에서 부상하는 동네를 주목한 기사에서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에너지의 원천과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힘겨루기도 드러났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36개의 기사는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 태동하는 새로운 문화의 증거이자 이 도시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뒷받침했다. mdesign.designhouse.co.kr


포장마차에서 업사이클 한잔
래;코드



래;코드(대표 장희구)는 3년 이상 판매되지 않은 재고 의류를 해체해 단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옷으로 선보이는 브랜드다. 다만 이들에게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윤리적 실천의 움직임을 확산시키는 것도 옷을 만들어 파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임무다. 이에 래;코드는 브랜드 가치를 직접적으로 전하는 업사이클 워크숍 프로그램 ‘리;테이블’을 비중 있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2019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2018년과 마찬가지로 업사이클 워크숍을 진행하며 래;코드의 브랜드 가치와 메시지를 전했다. 버려진 에코백에 을지로, 해방촌, 경리단길, 동묘, 도산공원 등 서울의 대표적인 지역명을 표기한 글자를 전사지로 프린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서울의 길거리 풍경을 이루는 포장마차를 콘셉트로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행사 기간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re-code.co.kr


가치 있는 정보를 널리, 이롭게
비주얼스토리텔러



비주얼스토리텔러(대표 권동현)는 섬세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방대한 정보를 보기 쉽게 시각화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인포그래픽과 서울보물지도를 선보였는데, 특히 서울보물지도는 한양 도성을 중심으로 지금의 종로구, 중구, 용산구에 소장되어 있는 보물의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해 엮은 것으로 서울의 역사와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귀한 사료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QR코드를 통해 보물을 직접 찾아가볼 수 있도록 길 찾기 서비스를 연결하고,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문화유산포털도 연동했다. 한 장에 빼곡하게 들어찬 서울보물지도를 보면 ‘도시성’에 가려진 역사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비주얼스토리텔러는 앞으로 역사에 관한 콘텐츠뿐 아니라 의료, 법률, 부동산 등 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시각화하는 데 방향성을 두고 있다. visteller.com


의자에 비친 서울의 단상
비언팩



일상에서 떠오른 생각이나 감상을 디자인에 녹여내는 가구 디자인 스튜디오 비언팩(대표 배태열)은 2019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인 서울을 테마로 한 의자 시리즈를 선보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고층 빌딩과 방대한 지하철 노선 그리고 서울 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직접 그린 3개의 의자다. 비언팩이 말하는 의자에 대한 내밀한 스토리에 매료된 프랑스 관람객이 현장에서 유로화를 지불하고 구매했다는 후문이다. bunpack.com


메이드 인 을지로
원서



원서(대표 최원서)는 서울의 길거리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가구와 오브제를 디자인한다. 을지로에서 발견한 알루미늄 프로파일로 만든 ‘패턴 오브 인더스트리’다. 알루미늄 프로파일이란 가구나 리빙 제품과는 거리가 먼 재료이지만 원서는 다양한 규격을 조합해 패턴을 만들고 독창성 있는 가구로 완성한 것이다. 이는 스툴에서 시작해 테이블, 화병 등 다양한 오브제로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함께 선보인 캐비닛은 서울을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인 문화역 서울 284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점도 인상 깊다. 그런 원서에게 서울은 영감의 원천이다. oneseochoi.com


새 옷 입은 도시 공공 브랜드
서울메이드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브랜드가 첫선을 보이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서울산업진흥원(원장 장영승)의 공공 브랜드 서울메이드 또한 공식 론칭을 선언했다. 서울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시민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변모하는 산업의 양태를 뒷받침하고자 탄생한 브랜드다. 손으로 만드는 제조업 시대를 지나 게임, 음악 등 ‘창작’에 방점을 두는 산업의 확대와 변화를 반영한 것. 이번 전시에서는 월간지 <서울메이드>의 창간호도 함께 선보였다. 첫 테마로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99명의 서울 시민을 기록했는데, 패션 브랜드 이세, 독립 모형 상점 서울과학사, 영화 <벌새>를 감독한 김보라 등 서울의 이모저모를 창작물에 녹인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밀도 높게 엮었다. sb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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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