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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감히, 유일무이한 워치메이커 현광훈 Hyun Kwanghun - 1


홍익대학교 금속공예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같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12년부터 금속공예가로 활동하며 카메라, 시계 등을 주로 디자인하고 만들어왔다. 2017 공예트렌드페어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가했다. kwanghun.com
금속공예가 현광훈은 두께 1~2mm의 초침 하나까지도 모두 제 손으로 만들고 조립하는 워치메이커다. 그는 모든 부품을 직접 디자인하는 것은 물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작고 세밀한 부품을 만드는 도구까지도 스스로 제작한다. 작업 시간도 만만치 않다. 정교한 메커니즘 설계와 디자인 완결성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만큼 작품 하나를 붙잡으면 적어도 6개월은 몰두해야 한다. 오직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정만이 그 지루하고 고된 싸움의 든든한 배경이자 힘이다. 사실 현광훈은 핀홀 카메라 제작자로 먼저 알려졌다. ‘핀홀 카메라 만들기’는 학부 시절에 교양 과목으로 수강한 ‘사진 입문’의 한 과제였을 뿐이나 그는 자신만의 방식과 도구를 활용해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덕분에 금속공예계에 자신의 이름을 순조롭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남들보다 속도가 늦을지언정 쉬운 길을 좇기보다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서 내린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핀홀 카메라는 종이로 만들어도 되지만 그럼 재미없잖아요. 제가 과제물을 들고 가니 교수님도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의외의 고퀄리티였던 거죠.(웃음) 그렇게 한동안 핀홀 카메라에 푹 빠져 있었어요. 을지로 시계 거리에 작업실을 열었고요. 그러다 석사 졸업 과제를 정할 때 핀홀 카메라 업그레이드 버전을 생각했어요. 촬영 때마다 매번 분초를 재고 제때 핀홀을 막아야 하는 불편함이 거슬려서 타이머 기능이 있는 핀홀 카메라를 궁리했죠. 기계식 태엽으로 작동하는 시계 무브먼트 메커니즘을 연구해서 핀홀 카메라에 적용하면 되겠다고 머리를 굴린 거예요. 그러면서 2년 동안 시계 공부를 했고, 자연스럽게 시계 제작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마치 우주의 규칙처럼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아날로그 시계의 움직임은 짜릿한 황홀경이자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시계 제작을 제대로 배울 곳이나 가르쳐줄 스승이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를 전진하도록 만든 건 그 시장의 척박함이었다. 먼저 유튜브에서 ‘워치메이커Watchmaker’를 검색해 나오는 관련 영상을 모조리 외우다시피 머리에 새기는 일부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일단 매 초마다 화면을 정지한 뒤 영상 속 장인의 책상에 어떤 도구가 있는지를 눈에 익혔어요. 그러고는 이베이에서 연관 검색어로 찾고 찾아 화면 속 도구와 비슷하게 생긴 물건을 일단 구매했죠. 대부분 1900년대 중·후반의 빈티지 도구여서 배송받은 뒤 분해해서 세척하고 수리해야 했는데 그러면서 하나씩 사용법을 익혔어요.” 탁월한 디자인적 감각을 바탕에 깔고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구조를 쌓았으니 그의 시계가 남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 힘들게 독학해 익힌 기술일진대 현광훈은 정보를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어딘가에서 워치메이커를 꿈꾸는 디자이너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며 작업 영상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골고루 업로드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꾸준히 워크숍도 여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저는 궁금한 것이 생겨도 뭐 하나 물어볼 데가 없었어요. 큰 정보가 아닐지라도 누군가의 작은 궁금증이라도 해소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요즘 들어 시계 제작을 배우고 싶다고 물어오는 분이 꽤 늘었는데, 이렇게 워치메이커가 제대로 인정받는 분야로 자리 잡길 바라요.” 앞으로의 꿈은 독립시계제작자협회(AHCI) 회원이 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30명밖에 없고, 단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의 추천서와 현장 실사 인증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성사된다면 이 또한 국내 최초가 될 터. 하지만 현광훈은 지도에 없는 길일지라도 스스로 온몸을 밀고 앞으로 나가는 데 선수 아닌가. 그의 바람이 가능해 보이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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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스 기자 담당 오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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