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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의 혁신, 그 출발선을 아카이브하다 모델솔루션 CMF LAB


모델솔루션 CMF LAB 전경. 유리 벽과 밝은 톤으로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게 연출했다.


메가 트렌드 섹션에서는 크리스 레프테리와 협업해 한해 동안 가장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테마별로 전달한다. 메인 테마 외에도 IT, 3D 프린트, 패션, 건축 등 모델솔루션과 연계된 파트와 디자인 측면에서 눈 여겨 볼만한 콘텐츠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CMF LAB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우병일 대표와 크리스 레프테리.


모델솔루션은 앞으로도 선행개발을 통해 평소에 보기 든 CMF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의 목업mock-up 기술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던 한국의 산업 디자인이 이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준 높은 시제품 솔루션 기업들의 지원 사격이 있었다. 이 중에서도 모델솔루션은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기업에 속한다. 1993년 설립한 이 회사는 삼성, LG를 비롯해 인텔, 아마존, P&G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과 협업했고 아이데오IDEO, 퓨즈프로젝트Fuse Project, 클라우드앤코CloudandCo, SWNA 등 디자인 전문 회사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모델솔루션은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충실히 반영하는 것을 넘어 최선의 솔루션을 선제안하기도 한다.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막혔을 때 창의적인 소재와 가공 방식을 제안하는 고마운 해결사인 셈. 최근 본사 7층에 마련한 CMF LAB은 모델솔루션의 새로운 도약을 가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엑소슈트, 전기 자동차, 가드닝 냉장고 등 하루가 다르게 신산업군이 떠오르는 오늘날 CMF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소재만으로 혁신적인 제품군을 완성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CMF는 디자인 혁신을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모델솔루션은 다양한 고객사와 협업하며 CMF에 대한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들을 한데 축적하지 못해 휘발되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죠. CMF LAB은 모델솔루션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아카이브하는 공간입니다.” 모델솔루션 우병일 대표는 CMF LAB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한 이곳은 모델솔루션의 고객사들이 방문해 CMF와 관련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공간이기도 하다. 통상 트렌드 플랫폼이라고 하면 시각 정보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CMF LAB에서는 직접 소재를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CMF LAB은 크게 여섯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섹션 ‘메가 트렌드’는 이름 그대로 사회 동향을 바탕으로 한 최신 화두를 다룬다.

여기에서는 트렌드 관련 아이템을 전시하고 관련 영상도 상영한다. 두 번째 섹션 ‘MSI’는 ‘모델솔루션 인사이트Model Solution Insight’의 약자. 앞선 메가 트렌드 속 키워드를 바탕으로 트렌드에 맞는 모델솔루션만의 CMF를 제안한다. 세 번째 섹션 ‘제너럴 CMF’와 네 번째 섹션 ‘유니크 CMF’에서는 각각 범용적인 소재와 실험적이고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최근까지 제너럴 CMF에는 18종, 유니크 CMF에는 13종의 소재를 비치했지만, 연구개발팀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소재, 표면 처리, 컬러 등을 개발함에 따라 향후 그 개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바통을 이어받는 ‘컬러 디스트릭트’는 팬톤을 활용한 컬러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마지막 ‘디스커버리’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R&D 차원에서 진행 중인 선행 프로젝트를 공개하는 섹션인 동시에 모델솔루션이 개발해주었으면 하는 공정 기술이나 디자인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엄선된 CMF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모델솔루션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에는 저명한 소재 디자이너 크리스 레프테리Chris Lefteri와 MOU를 체결하며 국경 너머로 안목을 넓혔다. 영국과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는 그는 나이키, BMW, 마이크로소프트, 샤넬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는 국제적인 명성의 전문가다. 우병일 대표는 이번 MOU가 일종의 윈-윈 전략이었다고 평했다. “여전히 유럽은 CMF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입니다. 모델솔루션은 크리스 레프테리와 협업해 빠르게 CMF의 국제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죠. 반대로 크리스 레프테리는 상상해온 소재 실험을 좀 더 적극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크리스 레프테리 한국 지사에서 일하는 고영진 디자이너는 약 8년간 이어진 탄탄한 파트너십이 이번 MOU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수많은 목업 프로바이더들과 일했지만, 모델솔루션은 다소 추상적이고 난해한 디자이너의 요구에도 언제나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차원을 뛰어넘은 것이죠. 이런 기업의 태도가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앞으로 모델솔루션과 크리스 레프테리는 글로벌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를 CMF 칩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 이 밖에도 R&D 차원에서 혁신적인 실험을 함께 이어갈 계획이다. 모델솔루션의 CMF LAB은 단순한 소재 전시장이 아니다. 이곳은 시대정신과 소재,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 CMF를 엮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메가 트렌드 섹션에서는 최신 트렌드 관련 아이템을 전시하고 관련 영상도 상영한다.


CMF LAB은 간접조명과 포커싱 조명을 적절히 활용해 섹션별 주목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실험적이고 독특한 소재를 소개하는 유니크 CMF 섹션에서는 모델솔루션의 CMF 선행 과정을 살필 수 있다.


MOU를 체결한 모델솔루션 우병일 대표와 크리스 레프테리.

크리스 레프테리
소재 디자이너

“좋은 재료가 좋은 제품을 만든다.”


영국 RCA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소재 디자이너가 됐다. 조형과 스타일에 집중하는 보통의 산업 디자이너들과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RCA에서 공부할 때부터 사람들이 어떻게 제품을 경험하고 느끼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경험의 원천이 소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현업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차츰 재료의 중요성에 눈뜨게 됐다. 본격적으로 재료에 관한 저술 활동을 시작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됐다. 색과 소재, 마감이 스타일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MOU를 맺은 모델솔루션과는 오랜 협업 관계를 유지했다. 모델솔루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디자이너의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목업 전문 회사 이상의 능력을 가진 곳이다. 그동안 그 능력을 충분히 세상에 알리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말이다. 특히 모델솔루션이 제안하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높이 평가한다. 최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이들의 기술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진행할 모델솔루션과의 협업 모델에 대해 소개해달라.
당연한 말이지만, 소재의 혁신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새로운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곳에 구현하는 것. 내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세계의 동향을 파악해 트렌드를 제안하는 트렌드 패키징이 협업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매년 네 가지 CMF 트렌드 테마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테마당 3종의 CMF 칩을 개발할 것이다. 또한 이것을 패키지 박스 형태로 만들어 두 회사가 함께 사용할 계획이다.

패키지 박스 형태를 고안한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트렌드 전문 회사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전망하고 제안하지만 대부분 시각 정보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디자인 산업군에서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직접 만져보고 들어보고 향기를 맡아보며 다차원적으로 재료를 체득해야 한다. 흔히 CMF를 기획 다음 단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재료에 대한 이해가 디자인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디자인은 프로덕션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재료가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모델솔루션과 크리스 레프테리가 공동으로 몇 가지 테마를 선정하고 함께 작업 중이라 들었다.
모델솔루션 R&D 팀과 크리스 레프테리 한국 지사 소속인 고영진 디자이너를 주축으로 함께 준비하고 있다. 크게 네 가지 테마가 있는데, 첫 번째는 볼드 레트로다. 식을 줄 모르는 레트로의 열기를 어떻게 CMF에 반영할지를 제안할 것이다. 두 번째는 친환경이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는 가죽과 천에 주목할 계획이다. 촉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햅틱필이 세 번째 테마다. 마지막 드림라이크에서는 주변 환경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소재를 소개한다. 최근 삼성에서 발표한 갤럭시 Z 플립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분야이지만 향후 대세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CMF의 혁신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로지텍을 들고 싶다. 10년 전만 해도 로지텍이 생산하는 제품은 대부분 블랙 컬러의 전형적인 플라스틱 모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래 기술을 이해하고 CMF에 대한 가능성을 알게 되면서 로지텍은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로지텍 스피커의 경우 CMF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서 고정된 장소가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사례다.

물성이 사라지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CMF가 중요한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본다. CMF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CMF에 브랜드의 지향점과 스토리를 담는 경우도 늘어났다. 일례로 친환경 소재의 경우 환경에 관한 이슈하고만 얽혀 있는 게 아니다. 그 자체에 프리미엄이 붙었다. CMF가 디자인의 이야기를 결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친환경 소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10년 전 월간 〈디자인〉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을 ‘디자이너의 재료’라고 평했다. 플라스틱이 공공의 적처럼 인식되는 요즘도 그 생각이 유효한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환경적 이슈가 있다고 하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원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더 나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CMF 시장에서 최근 가장 두드러진 화두는 화학적으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이다. 현존하는 썩는 플라스틱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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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객원 기자 자료 제공 모델솔루션 인물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