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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대학도 브랜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건국대학교
한국의 대학들이 혁신을 외치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은 명문이란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는다. 좀 더 높은 품질의 ‘교육 서비스’를 원한다. 이에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며 학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다. 굳건했던 ‘명문’의 벽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회의 열쇠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으로 좋은 환경과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학교 성장의 밑거름으로 시대가 원하고 있는 전공 분야인 디자인 대학들이 사회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회 속에서 디자인을 실천하며 학교도 알리는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월간 <디자인>은 디자인을 핵심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대학들의 열띤 현장을 위의 두 가지 주제로 살펴보았다.

소디움파트너스는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초석이 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다. 그런 이들이 지난 5월 건국대학교 UI를 레노베이션했다.

이들은 말한다. “이제 대학도 기업과 마찬가지”라고. 대학에게 학생은 고객이다. 그 고객들이 얼마전 뉴스 보도에서처럼 국내 최고 명문 대학의 자리를 박차고 입맛에 맞는 대학을 찾아가는가 하면, 아예 좀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몇 배의 돈을 쏟아 부으며 해외로 나가기 시작한 지 오래다. 기업인 대학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이다. 자신들의 고객이 보란 듯이 빠져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건국대학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의 ‘이미지’부터 다시 잡아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학 60주년을 기점으로 사회적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변화에 대한 필요가 절실했기에 큰 잡음 없이 풀렸다.

이미지란 일관된 어떤 모습이다. 그 짜임새 있는 모습을 위해 건국대학교란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이미 대학은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에 없던 규모의 교수진 확충과 캠퍼스 레노베이션,학과 재정비 및 강의 프로그램을 혁신하고 있는데 건국대학교는 아직도 예전에 맞춰놓은 옷을 입고있는 격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UI를 이원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권위와 품격을 지키며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어소러티(authority) 마크’와 젊음의 생생한 기운을 담아낼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 마크’의두 가지 옷을 준비했다. 이렇게 2011년 5대 사학 진입을 목표로 한 적극적인 기세를 갖췄다.

지난 8월 말, 건국대학교 캠퍼스 내에 최신식 주상복합타운을 연상시키는 건물 3개 동이 들어섰다. 국내 최초로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건립한 대학 기숙사로 기존 기숙사 개념에서 탈피해 브랜딩 작업도 진행했다. ‘예지관’ ‘생활관’ ‘안암관’ ‘관악관’ 등의 고리타분한 이름 대신 건물의 이미지, 그 안에서 제공될 서비스의 격에 맞는 ‘쿨한’ 이름이 필요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쿨(Ku:l) 하우스’다. 건국대학교의 이니셜을 따서 ‘Kon Kuk Leaders' house’란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 안에서 학생들은 기숙사 이상의 경험을 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건국대학교가 배출한 미래의 리더들이 모인 소사이어티라는 자긍심을 심어주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다. 건국대학교 UI와 기숙사 브랜딩을 진행한 소디움파트너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만큼 확실한 고객 DB를 확보한 기업이 어디 있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들(고객)이 현재의 브랜드에 만족하며 지내는 시간에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서 펼쳐 보일 역할들까지 감안한다면 무한한 잠재가치를 지닌 것이다. 그래서 건국대학교는 하루가 다르게 솟아오르는 캠퍼스 건물들 안에서도 모든 것이 고객을 위한 재투자, 재분배로 연결될 수 있는 선(善)순환 구조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는 자연적으로 대외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당연한 답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인터뷰 | 박영미 소디움파트너스 브랜딩 대표, 오기환 소디움파트너스 이사
건국대학교 UI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오기환 일단 건국대학교는 그 브랜드 내에 특별한 상징 요소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었다. 황소, 상허 기념관, 호수, 성신의 같은 교훈까지, UI 레노베이션에 앞서 직접 학생들과 인터뷰하면서 찾아낸 다양한 상징 요소들을 포용할 수 있게 UI 디자인을 해보았다. 실질적으로 UI를 이원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학교라는 단체가 지닌 속성을 모두 반영하기 위해 권위, 명예, 품격,역사 등을 상징할 수 있는 문장과 같은 형태의 ‘어소러티 마크’와 학생들이 직접 홍보물에도 사용하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한 캐주얼한 느낌의 ‘커뮤니케이션 마크’가 그것이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UI 레노베이션을 하면서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마크 쪽으로 바꿔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역사 속에 간직되어온 것을 한순간에 지워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박영미 사실 커뮤니케이션 마크를 보면 아주 캐주얼한 요소가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건국대학교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세계적인 명문에서 엿볼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느낌이 들도록 어느 정도는 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대신 다양한 계열의 색상을 활용해 감각적인 포인트를 주었다.

최근 대학들의 UI 디자인 경향은 어떠한가?
오기환 대학들은 UI 레노베이션에서 기존의 것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는 형태로 작업을 많이 진행해왔다. 반면에소위 명문 대학들은 기존의 심벌을 약간씩 수정하는 방법으로 레노베이션했다.

대학과의 작업을 기업과의 작업과 비교한다면 그 차이는 무엇이며,대학이란 특정한 분야의 작업이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
박영미
대학들은 3~4년 전부터 거의 비즈니스 마인드로 돌아섰다고 본다. 더 이상 입시철에 입학원서로 현금 장사하고, 등록금 장사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렇게 해서는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세상이다. 자기 자신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이 일고 있으며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갖고 있다. 과거에 비해 고객(학생)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갖추고 있으며, 디자인 배경도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만큼 입체적인 대학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는 것이다.

오기환 건국대학교 프로젝트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이원화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의 전략에 건국대도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공무원특유의 마인드보다는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한 노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건국대는 요즘 학교 정문 앞에 스타시티와 같은 대형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제 더 이상 대학이 아닌 작은 지역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박영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이며 거기에 기숙사라는 장소를 통해 호텔 비즈니스와 같은 일도 하게 되었다. 대학은 이미 고객들의 DB를 확보한 상태이다. 거기서 고객들을 좀 더 정확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물리적인 요소뿐 아니라, 평생 교육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통해 대학의 사회적 기능까지 보완해나간다면, 결국 대학이란 곳은 상당히 명분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성적 좋은 순서대로 대학에 들어온 다지만 그래도 대학 내에서 그 외적인 부분들을 채워준다면 전체적인 브랜드의 모양새가 달라질 수도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큰 시야, 입체적인 시야를 갖고 전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외의 대학들이 명문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싶다. 제아무리 명문이라도 더 이상 그런 대학 앞에서 내 고객들이 얼씬거리지 않으니 말이다. UI는 대학의 이런 전략적인 움직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4, 5, 7, 9 건국대학교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로고를 활용한 머그컵,교내 배너, 버스 디자인. 캐주얼한 느낌의 커뮤니케이션 마크는 주로 학생들을 위한 홍보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6 최근 지어진 건국대학교의 기숙사 쿨 하우스의 중앙 광장에 벤치처럼 세워진 머릿돌로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총장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8 어소러티 마크를 사용한 명함.명함, 공문서, 증명서와 같이 신뢰성을 강조해야 하는 곳에는 문장 형태의 어소러티 마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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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명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