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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보일 듯 말 듯한 한국적 디자인이 관건 한샘 키친바흐 오리엔탈 시리즈
주부에게 가사노동의 50% 이상이 되는 공간, 부엌. 편리한 기능은 물론 주부들의 자존심 대결의 장으로까지되어버린 부엌은 남자들의 자동차에 해당된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커다란 가마솥에 밥을 하는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 없듯이 부엌의 진화 그 자체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올해 그 절대 가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기회가 생겼는데, 한샘의 ‘키친바흐 오리엔탈’ 시리즈가 리빙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하게 된 것이다.이 분야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일룸의 솔로스와 까사미아의 에코 프로젝트에도 경의를 표한다.


보일 듯 말 듯한 한국적 디자인이 관건

요즈음 세상에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말처럼 진부한 표현이 또 어디 있을까. 비단 디자인뿐 아니라 예술, 문화, 마케팅까지 어느 분야에 대해서도 모범답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니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민의 초점은 ‘왜’보다 ‘어떻게’이다. 이 ‘어떻게’를 적절하게 디자인한 한샘의 ‘키친바흐 오리엔탈’ 시리즈를 살펴
보자. 우선 네이밍에서 ‘바흐’라는 서양 음악의 거장을 차용했다. 이는 서양 부엌의 합리성과 고급스러움에 충실한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오리엔탈’의 접미어에 부합되는 한국적 장식과 생리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인 DBEW(Design Beyond East and West)와 일맥상통한다.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전통 고가구에서 볼 수 있는 옻칠에서 영감을 얻어 아프리카산 천연 무늬목 부빙가를 사용하였고, 손잡이는 보일 듯 말듯한 정제된 디자인을 추구하였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오픈형 미니스커트 보일 듯 말 듯한 한국적 디자인이 관건 카운터이다. 오픈형 카운터는 코너, 독립형이 가능해 다양한 모듈을 구성할 수 있다. 카운터를 미니스커트(카운터의 아랫부분을 오픈한 상태)로 디자인하여 아일랜드(카운터가 섬처럼 독립된 경우)를 설치했을 때 자칫 좁아 보일 수 있는 아일랜드형의 단점을 해결한 디자인이다. 수납의 극대화에서도 한국적인 가치는 발견된다.

한 심사위원은 “우리 집에서 대형 냄비와 국그릇 등을 수납할 곳이 없어서 골치인데, 이 제품을 보면 한국 식문화를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고 하였다. 쓸모없던 걸레받이 공간을 활용해 수납공간을 20% 정도 증가시킨 것이다. 부엌 디자인은 겉으로 보기에 커다란 진일보가 없어 보이지만, 한국의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상품의 현지화와 글로벌화가 일치하기 힘든 것은 디자인 분야에서도 매한가지이지만, 아파트 등 주거공간에도 한류의 영향력이 있는 시점이라 한국형 부엌 디자인의 세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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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강철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0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