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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17 월간<디자인>이 주목한 디자이너 12팀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네임리스]


나은중과 유소래는 각각 홍익대와 고려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UC 버클리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뉴욕에서 네임리스 건축을 설립한 후 2011년 서울로 무대를 옮겨 작은 구조물부터 학교, 집, 교회, 미술관 등을 짓고 있다. 2014년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삼각학교’와 제주도에 설치한 구조물 ‘풍루’로 각각 뉴욕건축가협회가 선정한 건축상(AIA New York Design Award) 프로젝트 부문 대상과 신진건축가상(AIA New Practices New York)을 받았다. www.namelessarchitecture.com (왼쪽부터) 나은중, 유소래.

Q 좋아하는 브랜드는?
없다.

Q 최근에 산 물건은?
아이패드 프로(iPad Pro).

Q 늘 영감을 주는 대상은?
물, 공기, 나무, 돌, 바람 등의 자연.

Q 협업해보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다면?
사진작가 토마스 루프(Thomas Ruff)와 그래픽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

Q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없다.

Q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즐겁게 먹고 숙면한다.

Q ‘2017년 이것 하나만은 꼭 이루리라’ 하는 것이 있다면?
삶과 일의 균형을 찾는 것.

Q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주변과의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를 더하기보다 빼는 것.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 있는 건축계에서는 으레 스승 밑에서 10년은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도 옛말. 건축, 예술, 디자인 등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30대 젊은 건축가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가운데 나은중·유소래 소장이 이끄는 네임리스(Nameless) 건축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09년 뉴욕에서 시작한 네임리스 건축은 2011년 미국건축가협회 뉴욕지부(AIA New York)가 시상하는 ‘2011 디자인 어워드’의 건축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제30회 뉴욕 건축가연맹의 젊은 건축가상(Architectural League Prize for Young Architect)을 수상하며 한국인 건축가로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졸업 후 한 달에 하나꼴로 자체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자신만의 건축 철학과 이상을 실현해온 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출품작 중 하나가 뉴욕 거버너스 섬에서 열리는 피그먼트 예술 축제를 위한 파빌리온 ‘플레이 클라우드’였다. 기둥 위에 지붕을 올린 일반적이고도 당연한 구조가 아니라 헬륨 가스를 넣은 지붕을 여러 개의 실타래가 붙잡고 있는 역발상을 꾀했다. 건축에 대한 기존 인식을 전복한 이들의 발상은 건축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1년 뉴욕에서 서울로 무대를 옮기며 시작한 경기도 남양주 동화고등학교의 ‘삼각학교’는 네임리스 건축이 고집하는 건축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표 프로젝트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열린 공간으로 가운데 중정을 두어 쉼터를 만들고, 중정을 중심으로 한 전면에는 통창으로 사면을 개방해 학생들이 쉽게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콘크리트, 금속 루버, 유리라는 형태에 소재 마감까지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여 당시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물을 내기까기 기획과 설득에만 4년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다문화가족센터 옥상에 지은 어린이 놀이 시설 ‘루프루프(Roof-Loop)’ 역시 주변 환경과 문제점을 해결한 프로젝트다. 4층 높이의 다문화가족센터는 개방 놀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외면당하던 곳이었다. 네임리스 건축은 이를 ‘원 라인’을 콘셉트로 한 붉은색 철봉 디자인으로 해결했다. 1층 계단 손잡이에서부터 시작하는 붉은색 철봉은 옥상 놀이터에 이르면서 구부러지고 꼬이며 의자, 미끄럼틀, 구름 사다리가 된다. 그러자 동네 아이들이 엄마 손을 끌고 이곳에 모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플리마켓 장소로까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나은중과 유소래 소장은 건축에 앞서 삶, 문화, 환경, 사회현상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부터 깊이 파고든다. 학교는 왜 이러한 모습일까? 어린이 놀이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렇게 사용자와 공간의 관계 등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식이다. 네임리스 건축은 문화, 예술과 연계된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경사마당에 지은 목조 구조물 ‘달은 가장 오래된 공간’, 시청 광장 앞에 스티로폼으로 구조물을 세운 ‘EPS 동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마당에 세운 벽돌 구조물 ‘아치’ 등을 살펴보면 사물의 물성, 빛과 자연, 사물과 사람 간의 인터랙션 등 변화에도 관심이 많은 듯 보인다. 다양한 물성을 다루며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설치 프로젝트와 무게를 두고 천천히 진행되는 건축의 속성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며 창작 욕구와 실험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최근 진행 중인 강원도 인제의 시립 미술관을 비롯해 사람을 위한 쉼터가 공존하는 온실을 만들며 네임리스 건축이 추구하는 자연과 인공물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나은중과 유소래 소장은 ‘네임리스’라는 이름처럼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자신들만의 특정 언어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젊음이란 경험의 미천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 미천함은 세상에 대한 편견과 가치관에서 자유롭다는 의미가 될 수 있고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용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젊은 건축가로서 지녀야 할 포부를 드러내며 말하는 이들은 그저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며 유동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늙지 않는 젊은 건축가가 되기를 꿈꾼다.





동화고등학교 ‘삼각학교’, 2015 독특한 형태와 마감으로 주목받은 삼각학교는 건물이 인접한 삼면의 다른 요소를 형태와 소재로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학생을 중심으로 배려한 공간과 쉼터가 눈에 띈다.


백남준아트센터 ‘달은 가장 오래된 공간’, 2016 숲으로 둘러싸인 백남준아트센터의 경사마당에 세운 원형 구조물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의 모습과 시간을 공간화했다. 관람자의 시점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다른 연속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아치’, 2016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마당에 세운 벽돌 구조물로 전벽돌과 유리 벽돌을 사용해 빛과 어둠의 시각적 효과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루프루프’, 2015 다문화가족센터 옥상에 설치한 놀이 공간이다. 붉은색 철봉을 구부리고 꼬아서 여러 개의 놀이 기구를 디자인했다. 흥미로운 형태와 색감으로 동네 어린이들의 명소가 되었다.


옹느세자매 판교점, 2016 펠트를 층층이 쌓아 소파, 테이블 기둥 등을 제작했으며 상황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구분할 수 있도록 천장 레일을 설치해 천을 달았다.


RW 콘크리트 교회, 2013 주변에 어떠한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을 최소화하고 경건한 교회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3층에 있는 대예배당까지 조용하고 차분하게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창을 내지 않았다.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 사람들이 모이는 홀 전면에 통유리 창문을 내어 빛의 효과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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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박은영, 편집: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