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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영원한 미래 소년 소니



<소니 디자인 : 메이킹 모던 Sony Design: Making Modern> 

출간일 2015일 4월 28일 
출판사 리촐리(Rizzoli) 
지은이 뎨얀 수직(Dejan Sudjic), 이안 루나(Ian Luna) 
표지 디자인 칩 키드(Chip Kidd) 
판형 224×302mm 
페이지 280쪽 
가격 75달러(약 8만 6000원)

런던 디자인 뮤지엄 관장 뎨안 수직은 이 책의 서문에서 이런 말을 한다. “그들은 테이프를 코팅하는 데 쓸 다양한 산화철 가루를 정밀하게 조합하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 작업을 해왔던 터다. 디지털 기술이라기보다는 식탁에 앉아 작업하는 아날로그 기술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혁신 없이도 워크맨은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켰다. 사용자들이 실제 세계와 교섭하는 와중에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게 해주었다. 기차나 책상, 거리에서 소니의 헤드폰을 꺼내 드는 것은 당신이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셈이었다.” 소니의 특수성과 역사적 의미, 존재 가치를 이보다 더 잘 나타낸 표현이 있을까?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는 1946년 폐허가 된 전후 세대 일본에서 가정용 무신 수선기를 수선해 푼돈을 버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예를 들어 1957년의 포켓 라디오 TR-63 같은 것 말이다. 소니는 마이크로-일렉트로닉 기기라는 전에 없던 분야의 산업화를 주도하며 소형화에 대한 열정과 디테일을 중시하는 집념으로 현대인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놨다. 이 책에 실린 300여 점의 사진은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가장 욕망하는 제품의 전신에 기여한 소니의 흔적이다. 반 발 앞서지 않고 서너 발자국 앞서간 탓에 세간의 기준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제품도 간혹 보이지만, 저마다 탄탄한 이유와 논리로 무장한 제품은 뜯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주동했던 소니는 언제나 최초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 ‘전자 기기’라는 새롭고 낯선 제품군을 끊임없이 유형화해야 했다. 예를 들어 가장 알맞은 CD의 용량에 대해 소니 최초의 디자인 부서장이었던 오가 노리오가 기술 협력사였던 필립스의 담당자와 나눈 대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오가 노리오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베토벤 9번 교향곡을 CD 한 장에 온전하게 담기를 원했다. “필립스는 CD를 60분 길이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저는 꼭 그 길이여야 하는 논리가 없다고 답했다. 당시 기술자들은 단순히 60분 아니면 120분을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끝을 자르지 않고 음악 한 곡을 다 담을 수 있는 길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은 60분 만에 끝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오페라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는 내로라하는 오페라들의 재생 목록을 만들어 표준 재생 시간을 계산한 끝에 74분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시간이라고 설득했다. 1982~1989년 소니 회장을 지낸 오가 노리오는 1961년에 생긴 소니의 첫 디자인 부서 수장을 맡아 경영 구조에서 디자인의 입지를 굳게 다진 인물이다. 베를린 국립 예술대학교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뮤지션이었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에게 소니의 초기 테이프 녹음기의 단점을 지적한 것을 인연으로 테이프 녹음기 사업을 운영해달라는 요청을 받기에 이르렀다. 오가 노리오를 중심으로 디자인 부서가 꾸려지며 소니는 세련돼지기 시작했다. 1950년대 파스텔 색조 플라스틱이 사라지고 검은색과 은색, 간결한 그래픽이 등장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검은색과 은색을 좋아했으며, 이것이 제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색이라고 봤다.

이처럼 오가 노리오를 비롯한 후대 디자이너, 경영자들의 취향, 집념, 그리고 철학이 곧 제품 하나하나에 담겼다. 그래픽인 줄 알았던 표지의 진한 남색 물체는 플레이스테이션의 단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책 표지 디자인과 북 바인딩을 맡은 칩 키드의 디자인이자 그가 본 소니다. 한편 지난 50년간 긴자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소니 빌딩이 오는 4월부터 리뉴얼에 들어간다. 1966년 건축가 요시노부 아시하라가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 건물은 군더더기 장식 없이 정밀하고 네모반듯했다. 빌딩 자체가 또 하나의 소니 제품 같았다. 건축학도 사이에서는 일본에 가면 곳곳의 소니 빌딩을 투어하는 게 하나의 코스라고 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소니 건물과 이 책도 오묘하게 닮아 있다.



1980년대~2000년 초에 걸쳐 출시한 형형색깔의 워크맨, CD 플레이어, CD 워크맨, MD.



(좌) 2007년 출시한 스테레오 헤드폰 MDR-Z700. (우) 2010년 출시한 스테레오 헤드폰 MDR-Z1000.



1987년 출시한 스테레오 카세트 플레이어 WM-504.



2000년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2 SCPH-10000 시리즈.



(좌) 1965년, (우) 1962년 사용하던 휴대용 5인치 TV의 패키지와 태그.



2003년 출시한 엔터테인먼트 로봇 에이보(AI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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