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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아름다움에 유머와 위트를 더하는 법 쟈니헤잇재즈 최지형 디자이너, 모델리스트 타케베 아카네


타케베 아카네 모델리스트, 최지형 디자이너.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쟈니헤잇재즈(Johnny Hates Jazz)가 처음 등장했을 때 국내에는 중성적인 스타일의 매니시 룩을 본격적으로 구현하는 여성복 브랜드가 드물었다. 구조적이고 직선적인 실루엣의 재킷과 코트가 대부분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그때, 디자이너 최지형은 테일러링의 진가를 보여주는 클래식한 아이템에 현대적인 감성과 위트를 장착하며 쟈니헤잇재즈만의 스타일을 하나둘 만들어갔다. 단순히 남성복을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스러운 디테일과 자유로운 스타일링 등 재치 있는 해석을 더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간 것이다. “재킷, 바지 같은 클래식한 아이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재킷의 경우 칼라의 길이와 너비부터 어깨 경사도, 패드의 높이와 각진 정도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델리스트와 함께 연구했습니다.” 최지형의 말대로 브랜드 론칭 초기에 쟈니헤잇재즈만의 스타일과 콘셉트를 정의하는 데에는 모델리스트 타케베 아카네의 역할이 중요했다. 2008년부터 쟈닛헤잇재즈에서 근무한 타카베 아카네는 일본문화복장학원 출신으로 일본 패션 브랜드 22 옥토버(22 Octobre)’, ‘스타일 컴(Style Com)’ 등에서 10년간 일했으며 영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최지형과 인연을 맺고 쟈니헤잇재즈에서 근무하며 디자인 초기 리서치 단계부터 전 과정을 함께 하는 공정으로 남다른 맵시의 옷을 완성해냈다. 같은 옷을 설계하더라도 각 시즌의 무드를 얼마나 알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패턴의 뉘앙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모델리스트가 한 벌의 옷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제작하는 것은 큰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서로 오랜 시간 합을 맞추다 보면 모델리스트가 나름의 해석을 더해 설계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의도에 버금가는,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할 때도 있다. 즉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가능한 셈이다. “브랜드 내부에 있는 모델리스트의 경우 디자인 전 과정을 함께 하고 의논하기 때문에 디자인 감각과 능력이 전체 업무의 30~40%를 차지한다”는 최지형의 말 그대로다. 모델리스트 중에는 남자가 많기 때문에 타케베 아케네의 경우 여성이라는 강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 입고 싶은 옷을 상상하며 설계하는 만큼 원하는 핏과 라인을 구현하는 데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실제로 미니멀한 라인의 담백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타케베 아카네가 이를 반영해서 설계한 코트, 바지 등은 쟈니헤잇재즈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은 쟈니헤잇재즈는 요즘 여성적인 요소와 감성을 더한 스타일로 변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초반에는 정체성과 콘셉트를 정립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좀 더 확장된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경계를 허물며 성장해나가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클래식’, ‘페미닌’ 등 스타일 앞에 붙는 수식어만 달라졌을 뿐 쟈니헤잇재즈다움은 그대로다. 어떤 스타일이든 특유의 재치와 위트 있는 해석을 더하며 동시대의 20~30대 여성들이 원하는 옷, 지금 당장 외출할 때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는 목표는 변함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이 원하는 아름다움, 취향, 감성을 담아내는 데에는 디자이너의 능력 못지않게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모델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좋은 모델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상력으로, 타케베 아카네 역시 학교에서 배우는 전문적인 지식뿐 아니라 도식화 이면의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감각적 능력을 강조한다. 상상력이야말로 2D의 드로잉과 패턴을 실제 옷으로 구현하는 원동력이며, 하나의 제도 방식이 정답처럼 굳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타카베 아카네는 육아 휴직 중으로 쟈니헤잇재즈 컬렉션에 프리랜서로 참여하고 있지만, 최지형 디자이너와 오래도록 맞춰온 호흡은 변함없기 때문에 복귀 역시 막연하게 먼 이야기는 아니다.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이 일의 매력은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같은 옷이라도 입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미세한 수치, 선 하나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옷에 생명력과 생동력을 불어넣는 행위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그리고 바로 이 태도가 매 시즌 유머와 위트를 지닌, 아름다운 옷을 탄생시키는 비결이다.




2015 F/W 컬렉션.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1960~1970년대 회색 도시 속에서 즐기는 따뜻한 티타임을 상상하며 디자인했다. 직선적이고 구조적인 실루엣에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한, 쟈니헤잇재즈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았다.





2017 S/S 컬렉션.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착안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으로 풀어냈다. 뉴트럴 팔레트에 비비드한 컬러를 포인트로 더하고, 심플하고 루즈한 실루엣에 프릴과 리본 디테일을 추가해 그 시대의 로맨틱한 무드를 현대적 감성으로 담았다.





2016 F/W 컬렉션. ‘유령 신부’를 주제로 어슴푸레한 저녁에 비밀스러운 정원에서 이루어지는 판타스틱한 결혼식을 구현했다. 서로 다른 컬러와 소재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모던한 도시적인 스타일에 더해진 고전적인 디테일이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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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