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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국민의 목소리로 빚은 방송 디자인 JTBC의 개표 방송
지난 5월 9일에 찾은 광화문광장에는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국내 대표 방송사들이 이곳에서 일제히 야외 개표 방송을 진행한 것. 궂은 날씨에도 유독 사람들이 몰려든 특설 무대가 있었으니, 바로 JTBC의 열린 스튜디오였다. 지난 탄핵 정국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JTBC는 주변 분위기나 대세에 이끌려 화려한 ‘정치 쇼’를 연출하길 거부했다. JTBC 디자이너들은 선거 전날 손석희 앵커가 앵커 브리핑에서 남긴 말처럼 ‘사람의 목소리, 그 파형(波形)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했다.


크레인 장비로 촬영한 무대 바닥.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앵커와 바닥, 시민들을 한 화면에 담아 시청자들도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JTBC의 야외 특설 무대 ‘오픈 스튜디오’.




개표 방송의 한 장면. 파형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을 활용했다.

Interview
남궁유 JTBC 디자인실장

“보도의 본연에 충실한 디자인을 했다.”



이번 개표 방송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보다 타 방송국과의 차별성을 고려해야 했다. 다양한 보도 채널이 있고 자원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남들과 다르게 가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JTBC 보도국의 캐치프레이즈는 ‘사실, 공정, 균형, 품위’인데 여기에 충실한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했다. 손석희 사장이 강조한 것처럼 저널리즘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3D 불꽃놀이 축제 같은 그래픽을 선보이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타 방송국처럼 화려하고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생각이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이 됐던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할 것 같다.
지난 2월부터 회사 차원에서 기자와 디자이너, PD,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TF팀을 꾸려 방송을 준비했다. 이때 톱 다운 방식보다는 소통과 협의를 통해 방송을 준비했는데 우리가 상대적으로 신생 조직이라 이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이뤄졌던 것 같다. 저널리즘의 본령에서 벗어나지 말자는 강력한 어젠다가 존재했고, 이를 각 부서가 공유한 것이 자칫 샛길로 샐 수 있는 프로젝트가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

TF팀 안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디자이너는 결국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 것인가를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기자나 PD의 요구를 수용해 시각화하는 오퍼레이터가 아니고 말이다. 예를 들어 타 방송사에서 더 크고 화려하게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면 ‘우리도 저렇게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이때 ‘과연 저 길이 맞는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이렇게 판단하지 않으면 레밍스 효과(lemmigs effect)처럼 경쟁적으로 절벽에 뛰어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으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디자이너의 몫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요리사들처럼 말이다.


Interview
윤진희 JTBC 방송미술팀장

“무대 디자인에도 소통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JTBC 오픈 스튜디오는 시민과의 소통의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보통 스튜디오가 야외로 나오면 방음 문제 때문에 무대의 사방을 다 막아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소통이라는 콘셉트가 전달되기 어려울 것이라 봤다. 따라서 우리는 통유리를 사용한 공법을 통해 스튜디오 내부가 다 보이도록 만들었고, 각 유리 사이에 프레임조차 넣지 않았다. 방송 무대의 특성상 단시간에 가설로 설치되기 때문에 프레임 없는 유리벽 시공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작은 프레임조차 소통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지장을 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Interview
이혜연 JTBC 콘텐츠디자인팀장

“디자인 모티브는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였다.”



개표 방송의 그래픽은 사람의 목소리를 일종의 파형으로 형상화한 것이었다. 잘 알려져 있듯 지난 탄핵이 광장에서 울려 퍼진 시민들의 목소리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이를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다. 단순히 장표 디자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사전 프로모션과 광화문광장의 오픈 스튜디오 등도 이러한 하나의 큰 줄기 안에서 진행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것이다. 우리는 그보다는 방향성과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인지 여부를 더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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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