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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변화의 목소리를 대변한 디자인 프랑스 오바마를 수입하자 캠페인


 ‘오바마를 수입하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Oui On Peut’ 포스터. 

지난 5월 7일 프랑스에서는 중도파의 젊은 대선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이 제25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선거 직전, 극우파를 적극 반대하는 국민들의 의지로 투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사실 초반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달랐다. 정치 새내기에 불과한 마크롱을 비롯해, 잠정적 지지율 1위였지만 이내 비리 스캔들에 휘말린 우파 후보 프랑수아 피용, 극우파 후보 마린 르펜 등 만족할 만한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차악을 뽑을 수밖에 없다며 푸념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3월 초 별안간 등장한 ‘오바마를 수입하자’ 캠페인은 이런 민심을 겨냥한 것이었다. 파리 정치대학 학생들로 추정되는 4명의 30대 젊은이들이 벌인 이 캠페인은 우울한 프랑스 대선에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희망적(?) 제안을 담고 있다. 이들은 파리 거리 곳곳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Oui On Peut(Yes We Can)’ 포스터를 걸고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포스터는 프랑스 국기를 배경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오바마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되어 있어 얼핏 보면 실제 대선 포스터로 착각할 정도. 웹사이트의 도메인명 역시 기성 후보들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차용하고, 실제 선거에 사용할 법한 서체와 레이아웃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그저 오바마의 인기에 편입해 벌인 철부지들의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순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프랑스인들은 자국에서도 미국 대선과 같은 결과가 벌어질까 두려워했다. 젊은 유권자들에겐 피용의 스캔들로 지지율 1위로 올라간 르펜도 탐탁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톨레랑스(tolerance)의 나라지만 극우파의 반이민자 정책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자 흑인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극우파 절대 반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또 ‘왜 우리는 항상 엘리트 학교 출신의 노인만 선택하는가’라는 진지한 반문과 변화의 목소리도 함께 내재되어 있었다.

장난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꽤 진지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캠페인에 많은 시민들이 동조했다. 주최 측은 obama2017.fr을 통해 서명을 모집했고 5만 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인기 의류 브랜드 라드(Rad)와 협업해 캠페인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비록 운영자는 실현 가능성도 낮고 농담 수준에 그칠 뿐인, 자금 조달마저 어려웠던 비싼 캠페인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달리 보자면 현재 프랑스 정치를 바라보는 젊은 층의 바람이 분명하게 반영된 운동이었다. 현실 정치에서 디자인은 기능적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때론 불가능한 것을 꿈꾸게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지점을 바라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 캠페인이 역설하고 있다. www.obama2017.fr


캠페인 웹사이트. 라드와 협업해 만든 상품을 판매 중이다.


캠페인을 벌인 4명의 학생은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오바마 가면으로 신분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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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양윤정 통신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