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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세상을 놀라게 한 유쾌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1


젠틀몬스터 베이징 플래그십 스토어. ‘비밀 아파트(Secret Apartment)’, 그 두 번째 이야기로 함정, 덫을 형상화한 오브제를 설치했다.

지난 4월 서교동으로 이전한 젠틀몬스터 본사 건물은 겉보기에 도무지 그 정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새하얗고 세련된 외관이 디자인 호텔 혹은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상시키지만 간판조차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 이름도 짓지 않고 ‘테스트 빌딩’으로 등록한 이곳에서 젠틀몬스터는 파격과 혁신을 모토로 한 다양한 디자인의 아이웨어를 탄생시킨다. 렌즈 상단에 연필을 올려놓은 선글라스 ‘연필 안경(Pencil Glasses)’, 수갑 형태를 형상화한 ‘로커 피쉬(Rocker Fish)’ 등의 제품이 모두 그러하며 이를 보여주는 브랜딩 방식 역시 그렇다. 특히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만나는 최접점인 쇼룸 디자인과 젠틀몬스터가 진행하는 여러 공간 프로젝트는 이들이 단순한 아이웨어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시각 문화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2011년 김한국 대표가 설립한 젠틀몬스터는 태생부터 여느 아이웨어 브랜드와 달랐다. 김한국 대표는 2013년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경은 그저 사업을 하기 위해 선택한 아이템”으로 “색다른 비즈니스 시스템을 선보이면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매년 40여 종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착용 시 얼굴이 돋보이는 완벽한 핏과 섬세한 디테일, 편안한 착용감 등으로 제품이 갖춰야 할 미덕을 고루 갖췄지만 이게 젠틀몬스터의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젠틀몬스터가 처음 등장하던 당시 아이웨어는 명품 브랜드의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할 뿐 독자적으로 브랜딩한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에 그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시즌별 캠페인은 물론 제품 케이스부터 초대장 하나에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고, 쇼룸은 공간 자체만으로도 놀라움과 설렘을 주도록 디자인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한 것이다. 2013년 ‘새로운 섬(The New Island)’를 주제로 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논현동에 선보인 젠틀몬스터는 홍대, 가로수길 등에도 쇼룸을 오픈했으며, 북촌 계동길에는 실제 목욕탕이었던 곳을 리뉴얼해 ‘목욕탕(Bath House)’을 주제로 한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 ‘세탁소(Laundry)’를 테마로 한 공간(대구 플래그십 스토어)부터 가장 최근에는 물리학 용어인 ‘엔트로피’를 형상화한 공간(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늘 예측 불가능한 주제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모든 쇼룸의 주제를 시시때때로 바꾸며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25일을 주기로 매번 새로운 주제와 콘셉트를 구현하는 ‘퀀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주제만 해도 동심의 향수를 색다르게 그려낸 ‘메리고라운드(Merry-Go-Round)’, 기묘한 저녁 식사의 모습을 담은 ‘더 잇터스(The Eaters)’ 등 36가지에 달한다. “제품뿐 아니라 제품이 지닌 유무형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때 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특별한 쇼룸 디자인을 선보이게 됐다”는 것이 김한국 대표의 설명이다.


‘메리고라운드’를 주제로 한 16번째 퀀텀 프로젝트. 형태를 잃고 깨져버린 파편 가운데 회전목마를 설치해 동심의 향수를 색다르게 그렸다.


31번째 퀀텀 프로젝트 ‘더 잇터스(the eater)’. 기묘한 저녁 식사의 모습을 설치미술로 형상화했다.


중국 내 오픈을 앞두고 있는 청두 플래그십 스토어. 강력한 쓰나미가 지나간 후 여러 형태로 재창조된 생명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냈다.
이는 단순한 관심 끌기용이 아닌 상업 공간의 진화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약 55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는 젠틀몬스터에는 20여 명의 공간 디자인팀과 20여 명의 비주얼 디렉팅팀이 쇼룸 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제품 디자이너는 6명이다. 여기에 패키지와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는 그래픽 디자인팀과 브랜드 관리를 맡는 인원까지 총 70여 명이 브랜딩 본부에서 일하며 제품과 공간, 스타일링뿐 아니라 대중문화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는 물론 2016년 뉴욕 소호에 오픈한 첫 해외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와 홍콩 등의 도시에 오픈한 쇼룸 역시 인기를 끌며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여기에 가장 최근 진행한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과의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오프닝 세레모니(O.C)’, ‘후드바이에어’ 등 개성 넘치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더하며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젠틀몬스터의 법인 스눕바이는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이다. 또 최근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 투자회사인 L커터튼(옛 L캐피털)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두가 안경 하나에서 시작됐지만 단순히 안경을 잘 파는 것에 그치지 않을, 새로운 유형의 브랜드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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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사진 제공: 젠틀몬스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