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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책이 바꾸는 라이프스타일 책과 함께 잠드는 경험 디자인, 북 앤드 베드 도쿄


‘북 앤드 베드’ 내부. 책장과 침실, 공용 라운지가 보인다. ⓒR Store 


침실이 마치 책장의 일부분 같다. ⓒR Store 

클라이언트 R스토어(R Store, www.r-store.jp)
공간 디자인 서포즈 디자인 오피스(Suppose Design Office, www.suppose.jp)
그래픽 디자인 소다 디자인(Soda Design, www.soda-design.jp)

2015년 11월 문을 북 앤 베드는 ‘머물 수 있는 책방’ 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머문다는 의미는 아예 숙소처럼 잠을 자고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픈 이후 일본뿐 아니라 가디언, CNN 등 세계 유수 매체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제의 프로젝트가 되었고,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기 위해 일부러 일본을 방문할 만큼 성공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2016년 12월에 교토점을, 2017년 4월에 후쿠오카점을 연이어 오픈했다. 처음 들으면 일본의 전형적인 캡슐 호텔과 책방을 하나로 합쳐놓은 아이디어 같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두 가지 콘셉트의 만남 이상의 메시지가 있다.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책을 읽으며 잠들던 기억, 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즐겼던 쪽잠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젊은이들에게는 책에 둘러싸인 자기만의 공간에서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접근 가능한 럭셔리를 맛보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의 디자인’을 제공한다.

일본 역시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인터넷과 모바일의 여파로 서점 시장이 조금씩 줄어가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아직도 건재한 모습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체인 서점인 쓰타야는 책을 고르며 머물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선보이는 중이고, 무지 역시 도쿄 유라쿠초 플래그십 스토어에 큰 서적 코너를 주요 섹션으로 마련해두고 있다. 도쿄의 동네 곳곳에서는 아직도 크고 작은 서점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일본인들이 예전과 다름없이 서점과 가까이 생활하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일본에 책을 주제로 한 숙박 공간이 탄생한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 듯싶다.

더욱이 모든 것이 작은 일본에서나 볼 수 있는 캡슐 호텔형 호스텔의 개념이 아늑한 서점과 만난 시너지는 꽤나 매력적이다. 북 앤드 베드를 기획한 곳은 일본의 온라인 부동산 중계 전문 업체인 R 스토어(R Store)이다. R 스토어는 개성 있는 디자인의 아파트 렌털을 전문으로 하는 웹 부동산 서비스업체로, 북 앤드 베드는 그들의 새로운 사업 분야 중 하나다. 도쿄 이케부쿠로 역 북쪽에 위치한 8층 건물의 7~8층을 사용하는 북 앤드 베드의 로비는 8층에 위치한다. 6층까지는 그야말로 번화가에 위치한 평범한 빌딩답게 식당에서 사무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업체가 입주해 있는 반면, 8층의 북 앤드 베드는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안락한 다락방 같은 분위기다.

입구의 로비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좌우로 긴 공간에 벽을 따라 길게 서재가 마련되어 있고, 은은한 조명과 일면의 벽을 가득 채운 책장, 그리고 책장 너머로 1인실이 배치되어 있다. 1700여 권에 달하는 책은 대부분 여행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도쿄 여행과 맛집, 디자인 관련 책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부야 퍼블리싱 & 북셀러스(Shibuya Publishing & Booksellers)가 큐레이팅한 도서는 일본어 책이 주를 이루지만,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외국어 서적도 늘려갈 계획이다. 북 앤드 베드는 여행자뿐 아니라 도쿄 거주자 역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데이 유즈(Day Use) 서비스도 진행한다. 많은 도쿄의 러브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이 콘셉트를 호스텔에도 적용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무엇보다 도쿄에 넓고 푹신한 소파를 둔 아늑한 카페 같은 공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저렴한 가격으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고 독서도 할 수 있다는 북 앤 베드의 제안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 때문인지 낮 시간에도 꽤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bookandbedtokyo.com


북 앤 드베드 도쿄의 침실. 큰 책장 칸처럼 보인다. ⓒR Store


잠옷, 쿠션, 가방 등이 책과 서가를 공유한다. 사진제공 정재훈


책장 안쪽 자신만의 공간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R Store








Interview
다니지리 마코토·요시다 아이 서포즈 디자인 오피스 공동대표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어떻게 잠이 드는지를 디자인에 담으려고 했다.’’

방치되어 있거나 인기가 없는 많은 공간은 그 용도를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북 앤드 베드가 위치한 건물 위쪽의 두 층 역시 인기가 없어 비어 있었는데, 이곳에 호스텔을 만들자는 결정을 한 뒤에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정의가 매우 중요했다. 비어 있던 공간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부동산의 새로운 가치 발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잠이 드는지를 디자인에 담으려고 했다. 여러 사람이 머무는 공간인 만큼 개인 공간도 배려하고 싶었는데, 이것도 독서와 잠자는 공간의 조합을 생각하게 된 이유이다. 그래서 책장이 들어선 가운데 침실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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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정재훈(일본 통신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