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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문화 공간으로서의 서점 책은 곧 여행이다. 힐튼 부산과 이터널 저니


힐튼 부산의 메인 로비, 맥퀸즈 라운지.

클라이언트
에머슨 퍼시픽 그룹(대표 이만규, www.emersonpacific.co.kr)
건축·공간 디자인 SKM 건축사무소(대표 민성진, www.skma.com)


여행지의 호텔과 리조트는 그저 잠시 쉬는 공간이라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호텔과 리조트가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되어 쉬고 즐기는 휴양지 역할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책은 휴식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다. 공간 내부에 도서관이나 서점을 마련해 책을 제공하는 호텔과 리조트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이유다. 지난 7월 문을 연 부산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힐튼 부산을 통칭하는 아난티 코브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힐튼 부산은 내부 곳곳에 서가와 책을 비치해놓았다. 10층의 메인 로비 ‘맥퀸즈 라운지’로 올라가면 고풍스러운 기둥과 천장, 그리고 수백 권의 책이 들어찬 서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 전망, 곳곳에 놓인 서가와 책은 마치 누군가의 별장 서재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프런트 데스크는 벽면 안쪽으로 깊숙이 숨겨놓았다. 서가와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 그 자체로도 외부와 완전히 분리되는, 건축가의 숨은 의도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즉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휴식을 위한 마음가짐이 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힐튼 부산은 맥퀸즈 라운지 이외에도 미팅 룸, 1층 복도 일부, 레스토랑 ‘다모임’ 한쪽을 서가로 꾸몄다. 이는 객실이나 수영장, 레스토랑 등에서만 휴식과 놀이를 하는 게 아니라 호텔 전체에서 일관된 콘셉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저 잠을 자기 위해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호텔 전체에서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언제나, 누구나의 서재가 되는 서점 이터널 저니
아난티 코브에는 외부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숍, 온천, 카페 등이 밀집해 있는 아난티 타운이 있다. 복합 휴양 단지처럼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타운으로 호텔의 역할을 한층 확장한 개념이다. 호텔과 리조트 이용객은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아난티 코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며, 외부인은 아난티 타운을 이용함으로써 아난티 코브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이곳에 있는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는 아난티 타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공간이다. 음식점이나 숍 등의 공간을 줄여 2만여 권의 서적으로 채운 이곳은 거대한 서재 혹은 도서관을 연상케 한다. 공간은 통일된 컬러 요소를 사용하면서도 구획과 기둥, 서가별로 마련된 표지판 등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널찍한 공간에 서가와 책을 여유롭게 배치했으며 모든 서가의 책은 표지를 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했다. 군데군데 책상과 책장으로 꾸민 룸 형태의 공간은 각기 테마가 다른데, 책과 함께 관련 제품이나 음악 등의 콘텐츠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무엇보다 휴양지 안의 서점인 만큼 이터널 저니는 큐레이션 또한 여느 서점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책을 검색하는 시스템 대신 55개의 테마로 디테일하게 나눈 각각의 서가는 출판사나 작가명, 장르 등으로 구분해놓았다. 공간을 유영하며 여행하듯 둘러보라는 의도다. 분기별로 선정하는 작가들의 섹션에는 해당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작가가 활발히 활동한 시대, 작가의 취향과 관련한 도서, 동시대 다른 작가들의 작품까지 선보이는 기획이 이루어진다. 이터널 저니를 관리하는 에머슨 퍼시픽 그룹 브랜드 개발팀 이호진 수석 큐레이터는 “서점에 들어서면 막연한 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헤매기 십상이다. 이터널 저니에서는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 데 더욱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한다. 방문객의 취향을 살피고 다양한 제품군을 함께 배치하는 편집매장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부산 지역 작가나 디자이너들을 위한 섹션을 따로 마련해 지역적 정체성도 드러냈다. 단순히 책이 아니라 문화와 취향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공간이라는 얘기다. 공연이나 행사 같은 문화 이벤트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더욱 힘을 쏟는 이유다. www.ananticove.com


아난티 코브에 자리한 서점 ‘이터널 저니’의 키즈 섹션.


이터널 저니는 마치 여행하듯 찬찬히 공간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터널 저니의 블라인드 도서. 키워드가 적혀 있는 책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구매자도 어떤 책인지 알 수 없어 재미있다.


부산 지역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제품을 판매하는 ‘부산 작가’코너.


도자기와 디스플레이한 서가가 인상적인 힐튼 부산 ‘맥퀸즈 라운지.’


맥퀸즈 라운지에는 주로 예술서와 사진집 등을 주로 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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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정현석(팔팔 스튜디오)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