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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토종 브랜드의 혁신 버전 1.5 GS25



일본에 훼밀리마트라는 토종 브랜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GS25가 있다. 우리나라에 최초의 편의점은 1989년 5월에 송파구에 문을 연 미국발 브랜드 세븐일레븐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990년 12월 회기역에 생긴 LG25 1호점은 최초의 토종 브랜드로 가장 친숙한 편의점의 역사를 써나갔다. ‘25’라는 이름은 하루 24시간에 1시간을 더한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약속하는 의미다. 2004년 LG그룹이 GS그룹과 LS그룹으로 분리되면서 편의점은 GS그룹 산하 GS리테일로 넘어와 GS25 로 브랜드를 교체했지만 25라는 숫자만은 그대로 남아 초심을 유지한다.

GS25 하면 떠오르는 것이 ‘맛으로 승부하는 PB’, ‘다채로운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상품’이다. GS리테일은 2016년 3월, 통합 PB 브랜드 유어스를 론칭했다. 가격 중심의 제품이 아닌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미니언즈 우유, 스누피 우유, 오모리찌개라면, 대게딱지장 등 GS리테일의 대표적인 인기 상품의 공통점은 ‘결코 싸지 않다’는 것이다. 보통 PB 상품이 제조사에서 출시한 내셔널 브랜드(NB)와 비슷한 제품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것에 반해 확고한 품질과 콘셉트로 제값을 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한다. 상품 출시 주기가 제조 회사보다 훨씬 빠른 유통업 특성상 상품기획팀과 마케팅팀이 매주 30개가량 신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한다. 이 모든 사이클에 디자인팀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GS25는 1년 전 국내 편의점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마케팅 조직과 대등한 입지의 독립적인 디자인 조직을 꾸리기 시작했다. 유통과 물류가 핵심인 편의점·마트업계에서 디자인 직군은 보통 마케팅 조직 안에서 상품 개발 기획에 따라 업무를 할당받는다. GS리테일도 그랬다. 하지만 2016년 허연수 대표는 취임과 함께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디자인 조직에 한껏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디자인팀을 대표 직할 부서인 전략 MD 부문에 배치하고 대면 보고로 원활히 소통하기 시작했다. 디자인팀의 요구에 따라 비즈니스 캐주얼이었던 사내 복장 규정도 프리스타일로 완화시켰다. 정유 회사(GS칼텍스) 이미지가 강한 GS라는 브랜드가 꽉 조인 넥타이를 풀고 어깨에 힘을 빼고 있는 셈이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디자인팀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헬스 & 뷰티 숍 브랜드를 아우르며 따로 또 함께 체계적인 브랜드 설계를 한창 진행 중이다. 1년 전 만해도 6명으로 운영하던 디자인 조직은 패키지 전문 디자이너를 영입해 현재 인원이9명으로, 앞으로 대략 20명까지 늘려 규모와 업무 영역을 키울 예정이다. 현재 디자인팀에 주어진 최대 업무는 2016년 초 인터브랜드에 의뢰해 개발한 완성도 높은 PB 브랜드 유어스를 소비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불어넣는 일. 플라스틱 뚜껑 부분이 미니언즈의 동그란 눈알로 된 캐릭터 물휴지, 음료수를 컬렉션하고 싶게 만드는 스티키몬스터랩 피겨 드링크 모두 GS25와 컬래버레이션한 유어스의 브랜드다. 매장 내 PB 상품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GS25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해당 카테고리의 담당 디자이너를 투입해 함께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매주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제품 개발 회의에 필수로 참석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이루어지는 MD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는 디자인을 연구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지난 1년여간 조직을 재구성하며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조정해온 디자인팀은 조만간 완전히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으로 서서히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아우르는 신선 식품군의 패키지는 흰 바탕에 선명한 제품 사진과 단면, 검정 타이포그래피만을 강조했고, 제품에 들어간 식품 함량 성분 표시 크기를 키웠다. 패키지에 대해 설명하지만 결국 브랜드 방향성에도 부합하는 하나의 정답이자 철학이다. “GS25라는 브랜드, 그리고 유어스라는 브랜드는 지금 1.5 버전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2.0, 3.0 버전이 세상에 나오겠지오. 이는 단순히 시대를 좇는 세련된 디자인을 위한 버전업이 아니라 급변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끌어안고 교감하겠다는 각오이기도 합니다.” 원래 브랜드는 만들기보다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게 더 어렵다. 묵직하게 하나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조직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투자는 없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가 ‘디자인적으로’ 탄탄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머지않아 더욱 유연한 비즈니스적 시도도 잇다를 거란 신호다.



GS25 프로필

운영 : GS리테일
점포 수 : 1만 911개(2017년 7월 말 기준)

대표 PB 브랜드 : 유어스
(약 2600종, 전체 상품 수의 30~40%)

최근 5년 매출액 추이(단위: 억 원)



매출 톱 5(담배 제외)
(2016년 기준, 판매 수량 기준)

1위 유어스 아이스컵 165g
2위 유어스 맑은샘물 2.0L
3위 하이트진로 참이슬후레쉬 360ml
4위 cafe24
5위 빙그레 바나나우유 240ml


Interview
김호 GS리테일 디자인팀장

“편의점에서 디자인이란 제품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사람 간 유대 관계를 향상시키는 것.”



편의점이라는 유통 채널의 업무 방식이 제조사나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은?
제조 회사와 비교한다고 치자. 예를 들어 빙그레라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디자인 전략을 세우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인다. 아마 몇 달에서 1년 이상 고민을 한 뒤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같은 유통 회사는 이 과정이 몇 달, 몇 주로 압축되다 보니 굉장히 속도감 있게 대응 해야한다. 반면 생산까지 하는 브랜드는 다양한 유통 환경을 고려해서
판매 전략을 짜야 하는데 우리는 자체 유통 채널을 갖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우리 의도에 따라 리테일 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

앞으로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어떤 경험을 주는 곳으로 발전해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감성적이었으면 한다. 몇 년 전에 광화문 교보문고가 리뉴얼을 거쳤는데, 예전에는 서점에 들어서면 방대한 서가에 책만 보였다. 그런데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 생기고,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니 책보다 사람이 먼저 보였고, 비로소 ‘교보문고’가 보였다. 교보문고가 여러 출판사의 책을 모아 팔 듯 편의점도 결국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모아놓고 파는 곳이다. 목이 말라 생수를 사러 들어가는 것이 아닌, 불빛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편안함을 느껴 놀러 가듯 방문하는 곳이었으면 한다.

사실 아직까지는 모든 편의점 브랜드가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감성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바로 그 뜻이다. 편의점은 늘 건조하고 필요 이상으로 밝고 멸균된 느낌을 주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다. 편의점 슬로건은 다들 따뜻하고, 친근하고, 가깝고, 기쁨을 준다는데 그 실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점주 아주머니께 요즘 안 보이는 아르바이트 고등학생이 이번에 대학은 갔는지를 물어보는 일상이 이어지는 공간이라면? 여기서 디자인의 역할은 제품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사람 간의 유대 관계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닐까.


Interview
이강철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마케팅팀장

“편의점끼리의 경쟁이 아닌 상품 대 상품의 대결 구도로 접근해야 한다.”



확실한 편의점 트렌드는 이제 웬만한 보통 상품으로는 눈길을 못 끈다는 것이다. PB 식빵 하나도 끝내주게 맛있어야 하고, 디저트 케이크 하나도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도 일반 상품보다 엄청나게 싸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맛있는 걸 경험한 고객들은 절대 그보다 낮은 걸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다. 더 이상 편의점끼리의 경쟁이 아닌 상품 대 상품의 대결 구도로 접근해야 한다. 디저트도 유명 디저트 전문점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고, 커피도 프랜차이즈만큼 발길을 끄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고객들의 기대와 취향이 상향 평준화됐고, 편의점의 상품기획팀 또한 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충분히 좋아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걸 실감한다.


브랜딩



디자인 칼리슨 아키텍처(대표 팀 닐 Tim Neal), www.callisonrtkl.com
BI는 역동성과 젊음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오렌지색을 주요 색으로 삼고 간판에는 띠선과 함께 GS리테일의 3대 지향 가치인 ‘프렌들리(Friendly)’, ‘프레시(Fresh)’, ‘펀(Fun)’이라는 영문 표기를 담았다.


통합 PB 브랜드
YOU US(2016년 3월)



디자인 인터브랜드(대표 문지훈), www.interbrand.com
기존에 운영하던 ‘함박웃음’과 ‘SnF’를 유어스로 통합해 유어스(메인스트림), 유어스 프리미엄, 유어스 프리미엄 골드 등 3등급으로 분류했다.


커피 브랜드
카페 25(2015년 12월)



디자인 GS리테일 디자인팀
고급 스페셜티급 원두를 사용한 대표 원두 커피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1층의 프리미엄 매장은 외관을 메탈과 브라운 톤 유리로 파르나스타워와 조화를 이룬다. 내부 마감재와 집기 또한 내추럴 우드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특화 매장이다.




스티키몬스터랩, 무민 등 다양한 캐릭터와의 단독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가 하는가하면 틈새라면, 오모리찌개라면 등 인기 요식 브랜드와의 제품 개발로 맛과 품질을 포기하지 않은 자체 브랜드를 구축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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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