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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사람들의 이주가 우리의 최종 목표다 나가오카 겐메이
2000년 도쿄에 처음 문을 연 디앤디파트먼트는 현재 훗카이도, 가고시마, 오키나와, 시즈오카 등 일본 내에 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창립자 나가오카 겐메이는 일본 47개 지역 모두에 디앤디파트먼트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자인을 도쿄에 집중시키지 않고 함께 생각하고 느끼기 위해서, 각 지역의 ‘롱 라이프 디자인’을 발견해 판매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지역 경제 구조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것은 물론, 각 지역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이주’의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 3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강연차 한국을 방문한 나가오카 겐메이를 만나 로컬 비즈니스에 관한 그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


1965년 홋카이도 출생. 1990년 일본 디자인 센터에 입사해 이듬해인 1991년 하라 겐야와 일본디자인센터 하라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다. 1997년 일본 디자인 센터를 그만두고 드로잉 앤드 매뉴얼을 설립했으며 2000년에는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새로운 소비의 장을 연다’는 목표 아래 디자인과 재활용을 융합한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는 도쿄를 비롯해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직영점을 비롯해 훗카이도, 시즈오카, 가고시마 등 일본 각 지방과 서울에서 10개 지점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또한 2009년 11월부터 일본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안내하는 각 지역의 가이드북 을 펴내고 있다. 2012년에는 도쿄 시부야에 d 박물관, d 디자인 트래블 스토어, d47식당을 오픈했으며 2013년 마이니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디앤디파트먼트는 수많은 지역 브랜드의 상품을 다룬다. 선별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 있나?
그 지역에서 직접 고른 상품으로, 오랜 시간 뿌리내리고 이어져온 것들이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해당 지역의 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앤디파트먼트는 ‘롱 라이프 디자인’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실천하는 동시에 필수적으로 판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각 매장마다 지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르지만 결국 100%에 도달하도록 노력 중이다.

선별에서 디자인은 고려 대상이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초기에는 전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인식했다. 상품을 고를 때도 형태나 패키지, 포장 등을 기준으로 했는데 10년 전부터는 본연의 형태, 그리고 그것이 지닌 스토리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앤디파트먼트의 각 매장은 지역 주민이 운영하며 해당 지역의 특색과 뿌리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실제로 디앤디파트먼트 교토의 경우 붓코지라는 절 안에 위치해 있던데.
디앤디파트먼트 교토는 일본 내에서도 예외적이고 특별한 케이스다. 지역과 관련성이 없는 상품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또 다른 지역의 매장에서는 취급하는 교토의 제품을 정작 디앤디파트먼트 교토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만큼 ‘자신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절 안에 위치하는 만큼 과연 이곳이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심사 과정도 까다로웠다. 오픈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지역 주민과의 관계 형성에 공을 들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개념과 확실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애당초 비즈니스보다는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개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관점 자체가 다르다. 도쿄의 사무국이 하는 일은 MD와 VMD같이 상품을 보여주는 방법이나 접객 방법 등 숍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내용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 외에는 각 지역에서 모두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지역과 관계성을 형성하고, 그 지역의 개성과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상품을 소개하고 만드는 일 모두 그렇다. 우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만들고 싶지도 않다. 각 지역은 서로 다른 문화와 개성, 풍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쿄의 스타일을 그대로 전하는 건 멋지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 지역 산업ㆍ상품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도쿄에서 디자이너로 몇십 년간 일하면서 도쿄가 일본의 중심, 디자인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삿포로나 가고시마 등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디자인이 발표되는 것을 보면서 삿포로만의 것 혹은 가고시마에서 옛날부터 있었던 무엇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이 일본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물건을 창조하는 데에서 기원과 원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 이후 일본의 47개 행정구역에서 물품을 수집해 디자인 물산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2008년 긴자 마쓰야 백화점에서 열린 것으로, 지금까지 <닛폰 비전Nippon Vision>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닛폰 비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시부야에 위치한 D47 뮤지엄에서 매년 3회 이상 새로운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도쿄나 어느 한 지역이 중심이 아닌 47개 지역이 모두 평등하게 똑같은 비중으로 물건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단순한 전시가 아닌 판매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공예를 생활용품으로 리디자인하는 프로듀서가 10명 정도 있는데, 그들이 주축이 되어 각 지역의 전통 공예품을 젊은 세대도 관심을 갖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상품화한다.

도 꾸준히 펴내고 있다. 매호 하나의 지역을 선정해 다루는데 이 역시 47개 지역의 편을 모두 펴내는 것을 목표로 하나?
그렇다. 지금까지 23권을 펴냈으니 앞으로 8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웃음) 하나의 지역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보는 일종의 관광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 지역에서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는 개성, 그 ‘지역다움’을 다루려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의 최종 목표를 ‘이주’로 삼고 있다. 인구가 대도시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지역의 매력과 개성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즉 의 발행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곳, 풍토가 좋은 곳 등 이주지로서 매력적인 곳을 찾기 위한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의 젊은 세대도 지역 문화에 관심이 많은지 궁금하다.
최근 5년간 그런 현상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 건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사는 지역의 매력을 깨닫는 데에 있다. 디자이너 역시 도쿄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살면서 깨달은 것을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임업이 활발한 곳에 산다면 이와 관련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그 지역의 특징을 반영해 디자인할 수 있다. 인터넷 사회가 정착된 만큼 이제는 일하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살고 싶은 곳, 살기 좋은 곳으로 이주하는 현상은 더 활발해질 것이다. 미국의 포틀랜드처럼 말이다.

디앤디파트먼트를 찾는 고객들은 어떤가? 지역 주민이 많은지, 아니면 관광객과 같은 외지인이 찾는 명소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매장에 따라 다르지만 60% 정도는 그 지역 주민들이다. 물론 을 읽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각 매장은 그 지역의 관광 안내소 같은 역할도 해야 한다. 대개 운영자는 그 지역 사람이기 때문에 판매하는 상품의 역사와 관련 이야기를 설명해주거나 그 지역다움을 가장 잘 나타내는 카페, 레스토랑 등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결국 디앤디파트먼트 각 지점의 목표는 지역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인가?
디앤디파트먼트의 모든 매장은 그 지역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훌륭한 물건을 적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을 한다. 좋은 상품과 이를 만든 사람을 소개하고 그 지역의 개성을 확인하는 것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오리지널리티의 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사가 잘되진 않지만(웃음) 그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응원하고 있다. 즉 디앤디파트먼트의 기능은 잘 팔리는 것을 파는 것이 아니라, 팔아야 하는 것을 취급하고 다루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요즘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슈가 있다면 말해달라.
관광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그 지역 사람들이 잘 전해주는, 지역 주민과 외부인이 소통할 수 있는 느긋한 형태의 새로운 관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최근 우리가 여행업 면허를 취득했는데 에서 취재한 곳, 디앤디파트먼트를 통해 연관 맺은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내의 여행을 제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숙박과 교통을 한데 묶고 할인 가격을 내세우지만, 이는 곧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한다는 뜻으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적정한 가격에 그 지역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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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인터뷰: 김민정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