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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그 전시, 누가 기획했을까? 플랫폼엘 ― 이나예
루이까또즈로 유명한 패션 기업 태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플랫폼엘. 개관 초기에는 영상 설치 작품을 비롯한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췄던 이곳의 행보가 심상찮다. 특히 지난 7월 19일 시작해 9월 16일까지 열리는 <베케이션랜드>는 플랫폼엘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다. 후속 전시로 10월부터는 그래픽 디자이너 카렐 마르텐스Karel Martens의 개인전을 기획하고 있어 디자인 전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케이션랜드>를 기획한 이나예 선임 큐레이터를 통해 플랫폼엘의 전시 기조와 지향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연세대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다. 프랑스의 작은 도시 생테티엔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여러 젊은 아티스트, 건축가, 디자이너를 만나며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파리 IESA(Institut d’E ´tudes Supe´rieures des Arts)에서 ‘미술과 컬렉팅 역사와 비즈니스‘를 전공했고 귀국 후에는 숨프로젝트에 근무하며 DDP 개관 기념전 <자하 하디드_360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바람:바램>전 등에 코디네이터 및 기획자로 참여했다.

플랫폼엘 개관일 2016년 6월
건축 디자인 조호건축사사무소 www.johoarchitecture.com
조직 구성 전상언 운영 디렉터, 학예연구팀(이나예, 맹나현), 홍보콘텐츠팀(이솝, 김유진 김여은), 경영지원팀(오득영, 신동우, 김도현), 소속 홍보 디자이너(이혜윤)
예정 전시 <카렐 마르텐스: 스틸 무빙>
전시 영역 시각 예술 전반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33길 11
웹사이트 www.platform-l.org

플랫폼엘에 언제 합류했나?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은 올해 2월이다. 하지만 플랫폼엘과의 인연은 좀 더 오래됐다. 전 직장인 현대미술 기획사 숨프로젝트가 태진인터내셔날의 문화 재단 설립 용역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당시 플랫폼엘의 네이밍과 공간의 성격 등을 정의하는 작업을 함께 했다.

개관한 지 갓 2년이 넘었다. 처음과 비교했을 때 전시 기조 측면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초반에는 영상 설치 전시가 주목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최근까지 재직했던 관장님의 영향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엘의 태생 자체가 특정 분야에 국한되기보다는 시각 예술 전반을 포괄하는 공간으로 포지셔닝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지금은 오랜 준비 과정의 결과가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전상언 운영 디렉터가 디자인을 전공한 점도 플랫폼엘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케이션랜드>는 합류 후 처음 기획한 전시인 것으로 안다.
플랫폼엘은 분명 건축 면에서 완성도 높은 공간이지만 다소 낮은 천장과 복잡한 동선 등 미술관으로서 약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게 하나의 과제였는데 나는 이런 구조적 특징이 오히려 미술관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3월 ‘공간 연구 기획전’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공간의 특수성을 장점으로 발전시킬 만한 크리에이터를 모은 것이 전시의 시작이었다. 공간에 대한 연구가 선행된 이후 전시 주제가 정해진 경우다.

길종상가, 이광호, 베리띵즈 등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21세기 초에 학제 간 연구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면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미술관 입장에서도 디자인과 순수 미술을 가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 오늘날 전시의 흐름이 특정 인물이나 사조를 부각하기보다는 거대한 사회적 흐름을 읽는 데 주력하면서 대중의 의식과 시장의 흐름을 읽는 디자이너가 주목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엘은 오는 10월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이너 카렐 마르텐스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준비를 위해 학예팀이 몇 달 전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는데 내부적으로도 마르텐스의 작품을 디자인으로 봐야 할지 예술로 봐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다.(웃음)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가 있다면 애써 영역을 구분 지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번 전시의 포스터 디자인을 코우너스가 맡아 전시 전체가 한결 브랜딩된 느낌이다.
이전에도 크리스 로, 헤이조, 김규호 등 많은 그래픽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특히 <베케이션랜드>에서는 그래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만큼은 플랫폼엘을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보다는 아늑하고 편안한 휴양지처럼 받아들이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인이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한 굿즈들도 재미있다.
이전부터 코우너스의 귀여운 굿즈들을 눈여겨봤고 이번 전시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플랫폼엘은 1층에 아트 숍을 두고 있음에도 그동안 굿즈 제작에 다소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한 셈이다. 플랫폼엘은 아직 기성 미술관에 비해 인지도가 약하다. 다양한 차원에서 관람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고, 이에 굿즈나 전시 연계 워크숍 등이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고 생각한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다. 그와 구별되는 플랫폼엘만의 특징이 있다면?
럭셔리 브랜드가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은 브랜드의 타깃과 예술을 소비하는 대상이 동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이까또즈는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까르띠에와는 성격이 다른 브랜드인 만큼 미술관 운영의 결 또한 조금 다르다.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되 특이점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큐레이터들끼리 종종 우스갯소리로, 플랫폼엘은 대림미술관도, 아트선재센터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 경계의 언저리 어디쯤에 있다고 할까? 이런 모호함이 오히려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플랫폼엘의 전시

<베케이션랜드>





기획 이나예
포스터 디자인 코우너스 corners.kr
플랫폼엘의 공간적 특성을 연구해 전시로 풀어내는 ‘공간 연구 기획전’의 결과물. 길종상가, 이광호, 베리띵즈, 박여주 등 8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





기획 박만우
포스터 디자인 헤이조 heyheyjoe.com
영국의 영화감독이자 영상 설치 작가 아이작 줄리언Isaac Julien의 개인전.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 모순과 한계를 묵시론적 시선으로 그려낸 전시였다.


<노일훈 개인전: 물질의 건축술>





기획 박만우
포스터 디자인 헤이조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노일훈의 개인전. 상상의 집을 짓기 위한 건축 구조를 실험해본 전시로 고성능 컴퓨터 기반의 시뮬레이팅과 수공예를 결합한 작가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


<양푸동: 천공지색>





기획 박만우
포스터 디자인 크리스 로 adearfriend.com
플랫폼엘의 개관 기념전. 중국의 설치미술 작가이자 영화감독 양푸동의 영상 설치 작품들을 선보여 능동적인 비평적 참여와 정서적 즐거움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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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