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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104팀의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디자인계에 도움이 될 만한 31개 질문들 (7)

20 지금 디자인계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점은 무엇인가?

김선경 각 지자체와 기관에서 별의별 디자인 지원 사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작금에 와서, 디자인 프로젝트 비용이 500만 원, 1000만 원으로 책정된 것들도 있다고 한다. 디자인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두뇌를 써서 일을 해,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지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업종이다. 재고가 있을 수 없고, 두뇌들이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가 없다. 과연 그 비용으로, 아무리 작은 규모일지라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디자인 회사 대표들과 벤처기업들을 불러 모아서 단 하루 동안 진행하는 디자인 컨설팅도 버젓이 생겨나고 있다. 산업 디자인은 예술가처럼 자유롭게 혼자 진행해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결과를 내놓을 수 없는 일인데, ‘관’에서는 제조 기업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이 희생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만 같다. 시장 가격은 공공 기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희망이 없어지자 대학에서도 제품 디자인 전공자가 거의 없어지는 지경이라고 한다. 디자인 서비스를 업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사회구조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더 이상 고용을 늘릴 수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맛깔손 기획전(단체전)이나 기획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디자이너에게 작품 참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그 규모와 매체는 여러 가지인데 포스터, 디자인 상품 등 다양하다). 디자이너에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무보수로 디자인을 요청하는 기획이 종종 보인다. 참여의 기회가 개인적인 작업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기획자의 좋은 취지와 의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디자이너에게 작업물을 무보수로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서는 안 된다. 창작자와 창작물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과 예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동료 디자이너들과 이 같은 이슈로 이야기 나누며 함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땅별메들리 저작권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인한 무분별한 카피.

전가경 젠더 이슈에 관한 무감각이다. 얼마 전 시각 디자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침묵으로 일관했던 디자인계에 무척 실망했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사람들은 많은 것을 쉽게 잊기 때문에 침묵이 가장 현명한 태도가 아니었는지 자조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침묵은 경우에 따라 현명한 태도일 수도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가장 비겁한 행위라고 본다. 기성세대의 침묵은 특히 비겁하다.

김종완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여 공통된 성향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많아지는 점.

이유나 B급 감성의 레트로 디자인을 여기저기서 비슷한 톤 & 매너로 개발하는 모습이 매우 진부하다. 이제 새롭거나 흥미롭지도 않다.

오래오 스튜디오 오르지 않는 시세. 유선 기업에서 디자이너는 대체로 머리가 아닌 손발로 취급하는 것이 화난다. 을도 아닌 기획자 아래로 정이나 병으로 분류된다. 특히 4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의 마케터 출신들이 디자이너를 그렇게 대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일부 선배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노예 마인드로 일했는지 아직도 체감하고 있는 수준이랄까?

김영나 어느 분야나 그렇듯, 남성 위주의 구조. 여전히.

박희성 디자인 작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것.

김소미 아직도 ‘좋은 경험’을 위해서라면 돈과 시간 그리고 개인의 생활을 기꺼이 희생하는 것이 멋진 디자이너의 자질처럼 여겨지는 문화. 덕분에 낮은 단가와 월급, 잦은 수정 요청, 클라이언트나 상사의 무리한 요구 등이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못하고 디자이너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어려움 수준에 머물게 된다.

배소휘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디자인만을 고수하고 그렇지 않은 디자인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트렌드 지향적).

박경식 여기도 저기도 똑같은…. 디자인의 높은 가치는 오리지널리티에서 만들어지며 다양성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김종유 SNS에 공간이 자주 등장하게 되면서 ‘인스타 성지’라는 괴상한 단어가 만들어졌다. 한번은 그 현상이 너무 궁금해 그곳을 직접 찾아가 대표를 만나보니, 인증샷만 찍고 가기에 정작 매출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하더라. 급기야 ‘인스타 금지’ 혹은 ‘촬영 금지’라고 쓴 곳이 많아졌다. 우리는 가보지도 않은 공간도 SNS를 통해 머릿속에 인지해버린다. 이 때문에 SNS에서 잘 보이게 하기 위한 짜집기 공간이 넘쳐나고 너무 빨리 공간이 소비되다 보니 더 빨리 생산하기 위한 단편적인 방법만 생각하는 것 같다. 콘셉트 없이 스타일로 만든 공간은 그만큼 빨리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은 더욱 결여되고, 경험의 축적이 만드는 맛이 사라지고 있다.

김나나 연봉.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하지만 그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기업에서는 에이전시를 상대로 디자인 경합이라는 타이틀의 비딩을 붙이고, 조금 더 낮은 금액을 책정한 적당한 수준의 회사를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적당한 구색 정도만 맞추고 숫자 싸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우리 회사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힘이 빠지고 의욕을 잃게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디자인의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고 디자이너들의 대우도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박연미 왜 이렇게 잘하는 디자이너가 많은가!

김석훈 디자인 비용에 대한 존중 부족. 6년 만에 돌아온 한국은 그나마 좀 나아지긴 했어도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는 시공과 별개로 온전한 설계비는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 병원에 갔을 때 수술은 안 하더라도 어디가 아픈지 진찰해주는 대가로 진료비를 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이현주 5시 50분에 밀려오는 전화와 메일, 수정 사항. 주 52시간은 누구 얘기?

김은하 권위를 가진 이들의 침묵과 방관.

강주현 기성세대 남성 디자이너들의 꼰대짓을 눈뜨고 못 봐주겠다. 특히 디자인 에이전시 대표이거나 이름 있는 에이전시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며 때때로 대학에 강의도 나가는, 스스로 권력에 취한 부류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저지르며 내뱉는 언행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지 꿈에도 모른다. 자기 비판 의식의 결여가 심각한 수준이다.


21 월간 <디자인>은 왜 안 보나? (본다면 왜 보나?)

땅별메들리 10년째 정기구독 중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에는 의무감 때문에 보았다면, 지금은 가장 쉽고 빠르게 디자인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챙겨 본다.

최소영 디자인 분야의 소식과 트렌드를 참고하기 위해서 구독하고 있다.

강주현 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 보지는 않는다. 대형 서점에 주기적으로 가는데, 그때 다양한 분야의 잡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동향을 파악하기에 좋다. 월간 <디자인>의 경우 대중적이었던 독자 타깃층이 분산되어 마이너해진 느낌이다. 대중과 마니아 독자층 둘 다 잡으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기사의 양이 많아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볼만한 다른 디자인 전문 잡지가 없다. 특히 그래픽 디자인으로 국한하자면 볼만한 그래픽 디자인 전문 잡지가 없다. 그나마 꾸준히 발행하는 것이 인데 기획의 방향성이 매호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다. 계간지 은 41호 ‘W쇼’ 이후 발행을 멈췄다. <더 티>는 내용이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손이 가질 않는다. 최근에 디자이너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마찬가지다.
오히려 꾸준히 확인하는 매거진으로는 <보스토크> <미스테리아> <리터>가 있다. 신명섭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분야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매체로 유일무이하기에 볼 수밖에 없다.

햇빛스튜디오(박지성) 특히 디자이너들이 안 보는 것 같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재미가 없어서가 아닐까.

김다희 시각디자인과 전공을 택했을 때부터 월간 <디자인>은 당연히 구독하는 잡지라고 인식했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잡지가 살아남기 힘들고, 꾸준히 발행하는 잡지가 거의 없기에 전반적인 디자인 소식을 듣는 귀한 통로라고 느꼈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기사를 다루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것 같아 꼼꼼히 보지 않을 때도 많다.

조태상 가끔 본다. 전은경 편집장의 글을 읽고 싶어서.

박연미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는 매달 배송되는 잡지를 들춰봤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그때도 관심 있는 꼭지만 봤던 것 같다. 월간 <디자인>은 디자인 종합지라 요즘은 웹에서 개인적인 채널을 통해 관심 분야의 정보 위주로 수집하고 있다.

김영나 기회가 되면 본다. 관심 있는 특집 기사가 있을 경우에 주로 본다.

김종완 자주 보려 노력한다. 다양한 한국의 공예가나 디자이너와 협업 가능한 아티스트를 다뤄주어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이유나 매달 디자인의 전반적인 분야 중에서도 우리나라 디자인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백종환 본다. 나는 공간 디자이너이지만 어느 순간 다른 공간 작업보다 가구, 그래픽, 아트워크, 제품,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의 흐름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이 모든 것을 담아내는 것이 공간이기에 결국에는 한 특정 분야가 아닌 전반적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다루는 책이 월간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유선 딱히 이유를 찾기 어렵다.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다면 의무적으로 당연히 봐야 할 것 같은 잡지랄까? 회사에서도 너무 당연하게 정기구독을 신청해주었고.

최도진 매체마다 성격과 타기팅이 다르겠지만 정보와 트렌드를 큐레이팅하는 것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컬처와 월간 <디자인>만의 크리에이티브를 독창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이뮤 본다. 월간 <디자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디자인의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생길 것이다.

정영주 당연히 본다. 디자이너가 월간 <디자인>도 안 보는 건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닌가?

이규현 정기구독 신청할게요.

김영준 진부한 답변이 될 수 있겠지만, 다수의 온라인 플랫폼에 내 취향의 디자인 콘텐츠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해외 플랫폼까지 포함하면 구미 당기는 콘텐츠만 나열한다 해도 다 못 볼 정도로 많은 양의 정보가 쏟아진다. 예를 들면 미디엄, 브런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구독’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하여 쉽고 빠르게 취향에 맞는 디자인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장하고 싶은 월간 <디자인> 이슈가 있을 때는 구매한다. 본다고 해야 되나, 안 본다고 해야 되나?

권순규 아예 안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독하는 것도 아니고.

전채리 월간 <디자인>은 디자이너를 타깃으로 한 전문 디자인 잡지라기보다는 좀 더 넓은 타깃을 위한 잡지, 디자인계의 종합 월간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콘텐츠가 디자이너 중심보다는 기업 친화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아쉽다.

이주영 본다. 건축 외 분야의 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이의현 영감 얻기, 업계 동향 살피기, 그리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기 위해 본다.

황신화 본다. 현업에 있으면서 다른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시장을 지속적으로 둘러보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나는 아직도 인터넷 기사보다는 잡지가 좋다. 월간 <디자인> 사랑합니다.

김영철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정보 습득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구독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또 검색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정보만 어디서든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최근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단연 유튜브인데 그 이유는 10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다양하고 어려운 정보도 쉽고 재미있게 영상으로 소개하기 때문이다.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월간 <디자인>도 오프라인을 넘어 다양한 시선에서 디자인 정보를 널리널리 알려주고 전 국민이 재미있고 쉽게 디자인을 접할 수 있도록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선두 주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나나 학교에 다닐 때는 그저 교과서처럼 의무적으로 구독해서 그 재미를 알지 못했고, 졸업 후에는 표지만 봐도 교과서처럼 느껴져서 멀리하기도 했다. 다시 구독하게 된 것은 친구의 영향이 있지만 지금의 월간 <디자인>은 꽤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더 넓어진 스펙트럼과 풍성해진 콘텐츠에, 특히 매달 특집 기사는 일부러 챙겨 보는 편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나 국내외 주목할 만한 디자인 등을 알고 싶을 때 믿고 보는 책 중 하나다. 국내 잡지 회사들이 힘을 잃는 요즘인데, 오래오래 그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석윤이 월간 <디자인>을 안 보면 뭘 봐야 할까.

박영하 일단 지극히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콘텐츠 위주라서. 에디터들의 취향일 수도 있으나 솔직히 국내 디자이너 작업은 대부분이 소위 ‘단골손님’들만 소개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없다. 비유하자면 미국 그래픽 디자인 전문 매거진에서 AIGA나 디자인 옵저버 출신, 펜타그램 파트너들이 서로 돌아가며 자화자찬에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양새와 같다. 지금보다 좀 더 파격적이고 비평적이고 신선한 콘텐츠 위주로 다룬다면 당장 구독할 의향이 있다.

노지훈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무수히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요즘, 사람들은 주로 자신의 일(직업)과 관련된 분야(콘텐츠) 혹은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본다. 월간 <디자인>은 관련 분야뿐 아니라 다른 디자인 분야의 필요한(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이 지나서도 그해 그달의 디자인 트렌드나 이슈를 쉽게 꺼내 볼 수 있어 참 좋다. 마치 디자이너의 앨범 같다는 생각이다.

김석훈 볼 때마다 자세히 정독하는 편이다. 관심 있는 분야나 고민하는 부분을 그때마다 심도 있게 다루는데,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도 결들이며 페이지를 넘겨 본다.

이현주 정기구독한다. 매달 새로운 소식을 남들만큼 알기 위해.

최중호 예전에는 해외 디자인과 디자인 이슈 중심의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한국 디자인과 한국 디자이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기사의 비중이 커져서 월간 <디자인>을 본다. 그 시작은 표지에 한국 디자이너가 실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성예슬 보고 있다.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디자인 이슈를 다뤄온 국내 유일한 디자인 매거진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발행된 만큼 과거의 디자인 이슈를 찾는 데는 월간 <디자인> 웹사이트가 정말 최고다. 앞으로도 국내외 디자인 이슈를 쭉 계속해서 기록해줬으면 좋겠다.


22 AI(인공지능) 시대에도 디자이너의 역할은 굳건하다고 보는가?

슬기와 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다른 직업에 비해 특별히 더 취약하다고는 믿지 않는다. 즉 고도의 자동화는 디자이너에게 위기를 뜻하지만 디자이너만의 위기는 아니라는 데에서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이건 인류의 위기다.

조태상 굳건할 것이다. 일상에 녹아드는 AI에도 급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선박이나 로켓 설계 등의 특수 분야가 아닌 이상 일상의 디자인 인력을 대체하는 데 고급 AI를 활용할 리 만무하다. 디자인 인력은 이미 넘쳐나고 인건비는 너무나 저렴하니까.

최성훈 AI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앞으로도 점점 그 영역이 확대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디자인 업무에서 AI가 적은 시간 안에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하는 데 많은 부분 도움이 되겠지만 디자이너(인간) 없이 모든 업무가 대체되지는 못할 것이다. 디자인은 업무 특성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자주 발생하며, 정해진 정답을 찾는 개념보다는 전혀 다른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정희연 당연하다. ‘발달한 기계가 등장하면 인간의 예술 활동이 필요 없어진다’는 흉흉한 미래 전망은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19세기 사진기의 등장으로 회화 예술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사진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포토그래퍼도 존재하고 회화 작가들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물론 과거의 초상화가 많은 부분 사진으로 대체되어 예술사 흐름에 영향을 미쳤듯이 AI 등장 후에도 디자이너의 업무가 2018년과 같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업무 영역과 수행하는 작업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며,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 세분화되거나 확장될지언정 사라지진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김지윤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 렌더링을 파스텔과 색연필로 하던 시절, 산업 디자이너에게 미술 실력은 너무나 중요한 스킬이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각종 프로그램이 대신하고 있고, 작업 속도나 환경은 더욱 효율적으로 발전했다. 최종 시안 위에 커피를 쏟아서 다시 그려야 할 일도 더 이상 없다. 자연스러운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할 시간에 본질적인 디자인에 더 많은 고민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이너의 역할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뀐 것이다. 물론 디자이너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웃거나 울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업 자체의 관점으로 보면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나는 AI도 하나의 툴로 바라보는 입장인데, PC의 보급과 마찬가지로 디자이너의 역할의 변화보다 일하는 방식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이뮤 미래에도 디자이너의 역할은 꼭 필요할 것 같다. AI는 축적된 데이터를 통한 학습에 의해 성장하고 작동하지만 인간은 설명하기 힘든 영감과 직감, 충동에서 비롯된, 훨씬 더 자신에게 알맞은 창조적인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권지현 굳건까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디자인의 개념 자체가 이미 조금씩 변해왔다. 단순히 시각적인 면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전반적인시스템까지도 디자인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AI가 지금보다 더 실생활에 많이 쓰이고 사람들에게 익숙해진다면 그에 맞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있을 거라고 본다.

워크스 굳건할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우나 AI 시대에도 디자이너의 역할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템플릿 시스템을 통해 구현하는 디자인과 디자이너가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은 장르가 다르다고 본다.

최소영 인간 디자이너의 역할은 굳건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기계가 빅데이터나 알고리즘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스토리가 담긴 디자인은 사람만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이랑 그렇다. 다만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은아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면서 인류는 이제 생존을 위해서라도 로봇이 하지 못하는 고유 영역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곧 인간이 생존을 위해 더더욱 인간다워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렇다면 가장 인간답다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에 대해 내가 찾은 답은 ‘감정, 즉 슬픔, 기쁨, 열정, 그리움, 사랑, 우울 등 이 모든 감정은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자 오리지널리티’였다. 몇 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에게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도 AI의 알고리즘화될 수 있을까?’라는 건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같은 상황도 사람의 성격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 이런 미묘한 변수들을 과연 수학적 연산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감성이란 매력적인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핵심 요소로, 디자이너들은 미적 감수성, 그리고 사회적 감수성을 더해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그러기에 디자이너는 차가운 AI 시대에 인간 고유의 감성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행우주론을 주창한 미치오 가쿠가 <미래의 물리학>이란 책에서 100년 후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디자이너를 꼽은 게 아닐까.

김희봉 AI가 디자인처럼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치열한 행위를 하려 들지 모르겠다. 소윤의 도리어 AI 시대에 두드러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업이 디자이너이다. 공감 능력과 창의력은 AI가 획득하지 못할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더 자세히 말해서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맥락을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은 인간 중에서도 디자이너가 가질 수 있는 역량이고, AI가 많은 패턴화된 어떤 문제나 과업을 해결해준다면 더 집중해서 디자이너들이 발휘하고 고도화될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배소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데,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어느 정도 쌓였다면 그 이후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아래와 같은 역할이 가능하지 않을까. 1 DB를 활용하여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했다면 그것이 괜찮은 디자인인지에 대한 판단과 증명. 2 새로운 디자인을 위한 패턴과 알고리즘에 대한 분석 능력(이제 개발자가 아닌 디자이너도 개입이 되어야 하지 않을지).

박경식 다가올 변화된 디자인 환경은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갖게 한다.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모르지만 미래에는 두려움은 조금씩 줄어들고 큰 설렘으로 AI를 디자인 툴로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디자인은 그런 분야인 듯하다.

김승언 자기 생각이 없이 통계에 의존하는 평균적인 디자이너라면 굳건하지 않을 것이다. 통찰력과 지혜를 가진 디자이너라면 굳건할 것이다.

신명섭 어느 쪽은 굳건하고 어느 쪽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크게 보면 창의적인 전략 방향을 만드는 디자인은 AI 시대에도 영향이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운영성 디자인 업무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AI 기술이 컴퓨터가 인간의 감성과 개성을 가지는 수준까지 간다면 생각이 바뀔 것 같다.

햇빛스튜디오(박지성) 굳건할지는 모르겠지만 디자이너의 역할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역할이 사라질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다른 분야의 일을 배울 것이다. 빵을 굽고 싶다. AI가 더 잘 굽겠지만.

유혜리 기술 발전에 따라 테크닉적인 영역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감소하겠지만 감각에 기반한, 예술성이 높은 영역일수록 디자이너의 역할이 굳건해질 것이라고 본다. 미적 영역에서의 가치는 항상 인간이 발견하고 제시하고 바꾸어왔기 때문에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현재에도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어도비 같은 디지털 기술에 갇혀 있는데, AI 시대가 도래했을 때 인공지능에 익숙해진 디자이너들이 창의성이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스스로 기계화돼버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둘셋(홍윤희) 아주 길게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미감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학습되는 것이라, 씁쓸하지만 먼 미래에는 디자인을 넘어 총체적인 예술을 학습한 전문화된 로봇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이나미 단순히 잘 팔기 위한 상품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전통적 개념의 디자인은 더 이상 그 역할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본다. 대중에게 ‘더 좋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면 여전히 그 역할은 굳건할 것이다.

듀오톤(정다영) 디자이너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 같다. 물론 역할에 대한 변화는 분명 있을 것이고. 예를 들어 기존에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정의할 때 스킬이나 시각적 표현력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는 전체를 바라보는 인사이트, 공감과 이해력, 이런 것이 좀 더 중시되고 있고 앞으로 더 강조될 것이라고 본다. 디자인 제작 도구는 매우 빠르고 편리하게 변화되고 있고 AI는 앞다투어 더 빠르고 정확한 디자인을 양산해내곤 한다.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는 단순한 반복 형태의 디자인 업무, 시간과 시스템을 요구하는 디자인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디자이너’가 맹활약하지 않을까(이미 그런 사례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 그 대신 인간 디자이너들은 좀 더 상위 개념에서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경험을 디자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 같다. 선정현 역할이 바뀌지 않을까?

김정욱 기능으로서의 디자인은 자동으로 색상과 모양을 생성하는 AI에 자리를 뺏길 걱정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풀기 어려운 문제를 두고 클라이언트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타협하고 협업하여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환경, 철학, 정치, 과학, 경제, 사회 등을 통섭하는 다학제적 생각을 요한다. 패턴 인식의 기계 학습과 데이터 간의 관계를 스스로 판단하는 딥 러닝 기술의 AI가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을 쉽게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영철 디자이너의 역할은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지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종이를 통해 콘텐츠를 보던 세상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해 콘텐츠를 보고 이제는 소리나 눈을 통해 본다. 그러면서 디자이너들도 UI·UX 같은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또는 여전히 종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정보를 디자인하여 전달하고 있다. 전통적인 디자이너부터 미래지향적인 디자이너까지 앞으로도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그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굳건히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다만 예전에는 일부 사람에게만 디자인이 중요했다면, 미래에는 모두가 이를 중요시하며 창의력과 사회적 지능 역량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오래오 스튜디오 그렇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바뀔 수 있을 것이나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김지석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영감이나 창의력이 필요한 순간은 극히 일부이다. 정보 수집과 분류 능력, 상황 판단력, 의사 전달 능력, 혹은 체력이야말로 디자이너의 주무기이다. 이 중 AI가 우리보다 더 탁월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아마 전부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처럼 결함 가득한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을 거쳐 튀어나온 불완전한 해결책을 앞에 두고, 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을 휠씬 선호할 것이다. 그러니 “예, 디자이너의 역할은 AI 시대에도 굳건할 것 같습니다.”

성예슬 굳건하지는 않더라고 공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도 핀터레스트나 구글 이미지 등의 빅데이터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듯이 먼 미래에도 AI가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데에 쓰이지 않을까.

김석훈 아무리 AI 시대가 발전하여 데이터베이스가 무수히 축적된다 한들 사람의 불규칙하고도 민감한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여 판단하고 데이터화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나도 나 자신을 모르겠는데…. 굳건할 것이다. 그리고 굳건해야 한다.

임일진 순수 공연에서의 무대 디자인은 미학적 문제 해결과 그 과정의 결과이며 인간과 철학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로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가능하다고 본다면 무대 디자인을 공간에 대한 장식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일 것이다.

박희성 흐름을 이끄는 디자이너가 있고 그 흐름을 잘 따라가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AI는 후자에 속할 것이다. 따라서 흐름을 이끄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굳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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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