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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Health Care 남효진 ― 헬스 케어 디자이너


서울대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뒤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IDAS)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폴리테크니코 디 밀라노Politecnico di Milano에서 디자인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서 영상진단기기의 기반 리서치와 디자인 전략을 담당하며 스마트 헬스와 헬스 케어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후 헬스 케어 전문 디자인 컨설턴시인 퓨얼포Fuelfor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디렉터로 근무하며 싱가포르 정부 기관과 병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병원, 그리고 글로벌 제조사 및 제약 회사와 프로젝트를 의논하고 진행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 경험과 케어 관련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 케어 디자이너
헬스 케어 디자인은 건강에 관련한 산업에서 사용자의 환경과 경험에 관련해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 디자인의 한 분야다. 헬스 케어 디자이너는 의료 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 각자 다른 이유로 불편한 처지에 놓인 환자, 그리고 의료진과 의료 시스템까지, 여러 니즈를 가진 사람과 조직 사이에서 솔루션을 찾는 일을 한다. 헬스 케어 디자인은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얻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근거 중심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이 1990년대부터 의료계의 중심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으며, 2000년대부터 의료계에서 의료 서비스의 안전과 질적 향상을 위해 본격화됐다.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이 IDEO와 협력해 병원 내에 디자인 혁신팀을 설립한 것이 선구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영국 디자인 기관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은 보건 당국과 함께 지역사회의 노인과 당뇨 환자들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 디자인을 제시한 바 있다. 필립스 역시 환자들의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영상 진단 기기에 조명과 이미지를 활용한 경험 디자인, 앰비언트 익스피리언스 솔루션을 상품화했다. 이런 사례는 의료계에 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하기 시작한 움직임으로, 의료진 중심이던 분야 전반에 균열을 일으킨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헬스 케어 분야에서의 디자인 프로젝트는 의료 시스템이나 규제, 비용, 회사나 병원이 감수할 수 있는 변화의 수준에 따라 의사 결정이 제한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과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또한 의료 서비스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모하고, 모바일 헬스로 인해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헬스 케어 디자인은 전문적이면서도 전도유망한 디자인 비즈니스 분야로 점차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헬스 케어와 소셜 케어 담당자들의 협업을 돕는 프로케어ProCare 앱.


어린 시절부터부터 건강 관리의 중요성과 싱가포르 내 각종 케어 서비스에 대해 알도록 돕는 케어 클래스Care Class 커리큘럼 툴 키트.


위기 상황의 공유와 도움 요청을 위한 앱.

어떻게 헬스 케어 디자이너가 되었나?
학부 시절, 병원이 의료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각종 의료 벤처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사업 준비 TF에 참여하며 병원이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접했다. 이후 디자인 대학원에 다니던 중 디자인 컨티뉴엄 이탈리아에서 인턴십을 하며 인공호흡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의료 분야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대표적인 헬스 케어 디자인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나?
2015~2016년 싱가포르의 사회복지 정부 기관인 NCSS(National Council of Social Service)와 함께 ‘Caregiving for Complex Need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책과 서비스에서 소외되기 쉬운 환자 가족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헬스 케어와 소셜 케어를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한 것으로, 환자의 가족을 도울 수 있는 7개의 전략적 콘셉트를 만들고 이를 책으로 엮었다. 또한 간병을 위한 툴 키트를 만들고, 환자를 돌보며 느낄 수 있는 두려움, 고독 같은 복잡한 감정과 상황에 대한 7개의 영상을 발표했다.

의료진,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가족 등 여러 사람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는 분야다.
헬스 케어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입장과 니즈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 위치하는 존재다. 따라서 각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의사, 간호사, 행정 직원, 환자, 가족, 보험사,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를 파악해야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현실 가능한 수준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의료 관련 프로젝트를 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
프로젝트를 위해 병원에서 리서치를 해야 할 경우 진료와 검사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 경우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소수의 디자이너가 리서치에 참여한다. MRI와 같이 해당 제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고 전문가와 협력해야 하는 경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 공부도 필수다.

한국, 싱가포르, 미국에서 헬스 케어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각국의 헬스 케어 디자인에 대한 차이점을 말해준다면?
한국의 경우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정부의 저수가 정책으로 의료비가 비교적 저렴하다. 정책적으로는 의료 영리화나 원격 의료, 온라인 약국 등이 금지되어 있다. 반면 미국은 비용이나 절차 때문에 진료를 받는 일이 한국만큼 신속하고 편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환자가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 많고, 온라인상 의사 상담, 의사 방문 진료, 온라인 약국, 각종 앱과 쿠폰 등 의료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와 공공 기관 주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시도하는 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디자인 결과물로 제안되는 ‘좋은 디자인’이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사례를 종종 경험한다. 그러면서 좋은 디자인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고민한 적이 있다. 미래학에서는 미래를 한 가지가 아니라 ‘기본 미래’, ‘가능성의 미래’, ‘바람직한 미래’, ‘뜻밖의 미래’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해서 예측하는데, 디자인은 무조건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를 ‘가능성의 미래’로 최적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분야인 것 같다.

해당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인구 고령화와 함께 헬스 케어 디자인의 역할이 소셜 케어와 호스피스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또 서비스의 변화가 비교적 느린 약국과 제약 회사가 디자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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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