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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Identity 가파도 프로젝트
올해 아이덴티티 부문에서는 세대교체의 조짐이 뚜렷하게 보였다. 기존 방식대로 CI·BI의 조형성에만 집중한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반면 그래픽 솔루션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과 스토리의 완결성까지 두루 갖춘 작품이 두각을 나타냈는데 이는 아이덴티티의 정의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최종 수상을 놓고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작품으로는 높은 시인성으로 기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리뉴얼한 플러스엑스의 CU, 스토리부터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은 전개를 보여준 현대카드의 가파도 프로젝트, 여성의 속옷을 은유적이면서 담백하게 표현한 그래픽이 돋보인 CFC의 비브비브가 끝까지 경합을 벌였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수상작은 가느다란 두 선으로 그은 로고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 현대카드 가파도 프로젝트였다. 이 작품은 “난개발이 아닌 자연의 보존과 유지, 지역과 문화의 공존, 그리고 섬 주민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지역 개발의 우수 사례가 되는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디자인랩 (왼쪽부터) 신노아 선임 디자이너, 안성민 실장

자연스럽다는 것은 공을 들였다는 뜻이다
현대카드

디자인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hyundaicard.com
참여 디자이너 안성민, 김성렵, 신노아, 정재연, 김미진, 박성미, 이경하, 이상아, 박진효, 조선, 이두남
건축 디자인 원오원건축사무소 (대표 최욱), 101architects.com
발표 시기 2018년 4월

현대카드는 광주 1913 송정역시장, 강원 봉평장 등 다양한 지역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 올해 4월에는 무려 6년에 걸쳐 진행한 가파도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다시금 화제를 일으켰다. 제주도 남서쪽, 2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섬 가파도는 언제나 파도를 안고 있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위에서 보면 가오리를 닮았고 바다에서 바라보면 구릉 하나 없이 평평한 섬 가파도. 5월이면 청보리밭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초등학교에는 이제 예닐곱 남짓한 학생만 남은, 머지않아 소멸할지 모르는 위기의 섬이기도 했다. 2012년 현대카드는 이곳에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경제, 문화가 오래도록 공존하도록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가파도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모든 과정의 지표에는 ‘그대로의 가치’라는 슬로건이 있었다. 이번 심사에서 “과장이나 왜곡 없이 본질을 드러내는 아이덴티티”라는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현대카드 디자인 랩의 신노아 선임 디자이너는 “프로젝트에 앞서 무수히 많은 리서치를 하고 레퍼런스를 찾아봤지만 그 어느 것도 가파도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없었다. 따라서 다른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기보다 가파도의 본질적인 모습에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라며 아이덴티티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가파도 아이덴티티는 배가 섬에 닿기 전에 보이는 가파도의 지형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선 2개를 그어 만든 이 아이덴티티의 또 다른 특징은 규정이나 금지 사항도 없어 누구나 쉽게 따라 그리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 또한 파도의 조면암, 청보리밭, 바다, 지붕의 특색 등 가파도가 지닌 요소들을 그래픽 모티프로 삼아 사이니지, 패키지, 굿즈 등 브랜딩 전반에 활용했으며 가파도 특산물의 특징이 돋보일 수 있도록 풍성한 정보와 스토리를 담았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지도였다. 가파도 지도에는 섬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 해녀들이 조업하는 구역인 ‘바다밭’ 이야기까지 가파도 곳곳의 지역과 명소를 픽토그램으로 표시해 가파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 설치하는 사이니지의 경우 가파도의 풍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자 주로 선적인 요소를 사용했는데 이는 바람이 많이 부는 가파도 기후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화장실 사이니지조차 주민과 조율하며 설치했다”는 안성민 실장의 이 말은 이들이 낯선 가파도 땅에 선 하나 긋는 것조차 수많은 고민과 협의 끝에 내린 결정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또한 지금 함께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번 수상은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함께한 이들에게 기쁨과 고마움을 전했다. 가파도 프로젝트의 로고, 사이니지, 픽토그램, 서체 등 모든 그래픽 요소는 간결함이라는 일관성을 지닌다. 섬의 모든 것을 담되 그 어떤 것도 눈에 띄거나 튀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지키기 위한 변화를’ 실천한 가파도 프로젝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공을 들였다는 말과 같다. 이는 현대카드 디자인 랩이 아이덴티티를 풀어내는 방법이다. gapad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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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