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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18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리뷰 미래로 후진한 영 레트로 9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시 보러 갈까?”라는 이야기는 마치 재미있는 놀이나 체험을 하러 간다는 의미로도 들렸다. 우리에게 영 레트로는 쉽고 재미있는 그 무엇, 혹은 이를 통해 디지털과는 전혀 다른 아날로그의 감성을 체험하는 매개체였기 때문이다. 행사장 곳곳에서 ‘미래로 후진하는 디자인: 영 레트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전시와 제품을 소개한다.

1 한컴타자로 타이핑 좀 쳐본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woowahan.com
부스 기획·디자인 정미경·강민경·황제연· 채혜선·한명수·김봉진(우아한형제들 디자인실)

정미경 우아한형제들 디자인실 디자이너
“레트로는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결정체처럼 드러나는 ‘디자인 by 시간’이다. 현재의 트렌드도 미래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게 해주고, 과거의 패턴은 곧 미래의 공식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대표 김봉진)은 PC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한컴 타자의 산성비 게임을 선보였다. 그 동안 한나체나 연성체 등, 서체를 통해 레트로 감성을 담아왔던 배민은 이번 전시에서 지난 한글날 공개한 한나체 Pro를 들고 나왔다.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인터렉티브한 전시로 화제가 된 배민은 이번에도 전시 주제와 기업의 서체를 영민하게 접목시켜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었다. 관람객은 커피나 마카롱 그림이 나왔다 사라지는 게임으로 한나체 Pro를 경험했다. 부스는 흔히 형형색색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옛날 오락실이 아닌 화이트 컬러로 마치 실험실처럼 꾸몄는데, 이를 통해 모던한 분위기의 부스에서 옛날 PC 게임을 하는 반전의 재미도 선사했다.


2 갖고 싶은 옛날 달력 오디너리피플



홈페이지 ordinarypeople.kr
부스 디자인 서정민·이재하· 강진·백승·임지향

서정민 디자이너
“일력이 지닌 레트로를 강조하기보다 달력 자체의 오리지널리티에 더욱 치중했지만 그것이 레트로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낳은 것 같다.”




어렸을 적 외할머니 집에 가면 있던 ‘옛날 달력’의 부활이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오디너리피플(대표 이재하·강진·서정민)이 선보인 ‘매일매일 그래픽 일력 2019’는 매일 한 장씩 찢어 넘기는 재미가 있는 일력에 날짜에 따라 각기 다른 그래픽 디자인을 선보여 ‘보는 맛’을 더했다. 전시 부스 또한 일력을 벽에 붙여 구성했는데, 달력의 숫자와 그래픽이 어지럽게 어우러지며 전시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했다.


3 연필 한 자루 사러 가자 흑심



홈페이지 ttangbyeol.com
부스 디자인 백유나, 박지희

백유나·박지희 디자이너
“연필을 다듬고 쓰는 과정의 행위는 사용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새로운 의미의 레트로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관람객의 ‘탕진잼’을 불러온 ‘작은 연필가게 흑심’은 디자인 스튜디오 땅별메들리(대표 박지희·백유나)가 1960~1970년대에 미국, 독일, 체코 등에서 생산한 연필을 모아 판매하는 숍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흑심이 판매하는 대표 제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부스는 외국의 오래된 작은 가게에서 모티프를 얻어 디자인했다. 땅별메들리는 이번 전시에서 연필꽂이, 데스크 박스 등도 함께 선보였으며 컬러와 문구가 각기 다른 5자루의 연필을 고르면 원하는 패키지에 담아주는 이벤트로큰 호응을 얻었다.


4 종이로 넘겨 보는 웹진 페이퍼 그라운드





홈페이지 doosungpaper.co.kr
기획 이도연, 김준기, 손종준, 이동오(두성종이)
부스 디자인 유은정, 박서영(두성종이)
협업 디자인 김탄, 임혜지, 김도호, 공정호(레진 코믹스)

유은정 디자이너
“종이가 클래식한 도구가 아니라 좀 더 가볍고 재미있게 표현되기를 바랐다.”





종이야말로 아날로그 감성을 더하는 강력한 도구다. 특히 두성종이(대표 이해원)와 웹툰 채널 레진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성업)와의 협업 부스인 ‘페이퍼 그라운드’는 만화책을 한 장 두 장 손으로 넘겨가며 보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프리미엄 웹진 레진 코믹스의 대표작 <레바툰>, 캠퍼스 로맨스물 <우리 사이느은>을 비롯해 2017 SF 어워드 만화 부문 대상 수상작 <오디세이> 등을 재활용 소재와 그린 에너지로 생산한 두성종이의 친환경 종이에 인쇄해 포토 월, 미디어 아트 월, 엽서로 선보였다. 이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관람객은 두성종이가 선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만났다. 웹툰에서 종이로의 매체 확장을 꾀한 재미난 ‘과거로의 전진’이었다.


5 서양의 복고를 결합한 마돈나 의자



인스타그램@rogihorror

김홍록 디자이너
“여성성을 강조하는 의자를 디자인하며 과거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다양한 여성상을 매치시켰다.”





디자인 스튜디오 로기호러(대표 김홍록)는 조 폰티의 슈퍼레게라를 재해석한 의자를 선보였다. 목재로 디자인한 우아한 곡선이 돋보이는 의자들은 마돈나, 트위기, 잉그리드 버그만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여성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유럽의 빈티지 숍에서 발견할 법한 복고 감성을 더해 한층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냈다.


6 체험을 통한 과거 회상 리드리드



인스타그램@muta_tion

한지훈 디자이너
“영 레트로는 내 것 같은 빈티지 제품을 가지는 것처럼 나만의 체험을 위한 매개체다.”





‘체험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리드리드(대표 한지훈)는 이번 전시에서 ‘능동적인 회상’을 유도하는 추억의 놀이를 선보였다. 새롭게 디자인한 블루마블 게임에서는 사랑과 우정, 술이나 책 등 다양한 대화 주제를 제시하는가 하면 병 속에 화살을 던져 승부를 가리는 ‘투호’를 재해석한 놀이도 선보였다. 화살을 꽂으면 음악이나 조명이 켜지는 장치를 마련해 놀이의 재미를 더했다. 전시에서 선보인 제품은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7 동네 슈퍼마켓을 만든 헤즈



홈페이지 heaz.co.kr
부스 디자인정선아·김미애·양진성(헤즈 선임 디자이너)

양진성 헤즈 선임 디자이너
“영 레트로는 과거와 현재의 디자인을 혼합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새로운 디자인이다.”





모바일과 웹 콘텐츠 제작, DM이나 프레스 키트 패키지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딩·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디자인 전문 회사 헤즈Heaz(대표 배명섭)는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2018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인 ‘영 레트로’의 감성에 걸맞은 제품을 선보였다. 동네 슈퍼마켓 콘셉트로 구성한 부스는 핑크와 바이올렛의 세련된 이미지로 관람객을 끌어들였으며, 실제 쇼핑하듯 제품을 골라 계산대로 가도록 유도한 체험 전시로 선보였다. 또한 판매대에는 코카콜라 미니 자판기, 마스카라 게임기 등 헤즈가 진행한 아이템을 전시해 소비자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브랜드의 강점을 어필했다.


8 오래된 유물의 재발견 을지 생산



홈페이지 prag-studio.com
협업 작가 김서울

조민정 디자이너
“유물이나 박물관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한층 가볍고 경쾌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제품·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프래그(대표 조민정·이건희·최현택)는 을지로의 작은 공장에서 개성 있는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을지 생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유물즈>라는 김서울 작가의 책을 접한 후 ‘유물도 취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시대 의장이 열쇠 고리가 되고, 고려 시대 불상이 스틱 향꽂이가 되었다.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을 땐 불상에 하이파이브를 해보자’는 김서울 작가의 메시지처럼 유물은 모던한 장소에도 잘 어울리는 쉽고 친근한 오브제로 재탄생했다.


9 할머니 집에서 영감받은 램프



홈페이지 designstudiomas.com
디자인 손화정·정현호
소재 유리, 스틸, 플라스틱(고리)

손화정 디자이너
“특정 감성에 국한된 레트로가 아니라 경험과 사용성을 통해 새로운 레트로를 보여주었다.”





디자이너들은 레트로를 통해 결과물만이 아닌 ‘아날로그적 행위’에 주목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마스(대표 손화정 · 정현호)는 2018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를 행동으로 재해석했다. 마스 테이블 램프는 어린 시절 손으로 줄을 당기면 불이 켜지는 할머니 집 화장실 전구에서 영감을 받았다. 손을 대지 않아도 불이 켜지는 요즘, 제품에 가까이 다가가 줄을 당기는 과정을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램프는 미니멀한 외관에 화려한 컬러 배색이 하나의 오브제로도 충분히 기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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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월간 <디자인> 편집부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