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수상한 독립 모형 상점 서울과학사 종언x종범

“서울은 ‘어이없게 잘 섞여 있는 상태’다. 동서남북이 모두 다른 특성과 차이로 뒤섞여 있다. 그런데 그 상태가 나쁘지 않다. 나름의 조화가 재미있는 도시다. 한편 시간, 환경, 계급, 정서 등 여러 생태계가 공존하는데, 시간의 연속성이나 다양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손바닥 뒤집듯 변화를 일삼을 때는 안타깝다.” 


서울과학사를 운영하는 (왼쪽부터) 김종범, 최종언. 


서울과학사의 모형 키트 구성품. 


완성된 서울과학사 모형.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주차 감시 카메라, 붕어빵 수레, 신호제어기, 이동형 쓰레기통을 모형화 했다. 
서울과학사는 독립 모형 상점이다. 노네임노샵의 디자이너이자 최근에는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시작한 김종범과 3D 프린터를 설계하는 엔지니어 최종언을 주축으로 한다. 이들은 서울 거리에서 발견한 수상한 구조물을 3D 프린팅으로 재현해 조립 모형 키트를 만든다. 도로 한편에 우뚝 솟아 있는 주차 감시 전봇대, 유일하게 이태원에서만 볼 수 있는 이동형 쓰레기통 등을 미니어처로 압축한 모형이 그것이다. 3D 모델링은 물론, 출력물을 직접 손질하고 조립 설명서까지 종범과 종언이 디자인한다. 박스의 패키지 또한 실크스크린으로 손수 찍어내고 제품을 진열하는 가판대까지, 서울과학사는 철저한 2인 생산 체제로 움직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형은 열광하는 캐릭터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일반적인 프라모델의 감수성과는 다르다. 서울과학사가 만드는 도시의 파생물은 묘한 쾌감을 유발하는데, 그 원천은 일상에서 지나쳤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생경함과 모형을 완성했을 때 피어나는 생명력에서 나온다. ‘다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나, 기둥과 보가 만나는 조인트 등 구조를 만들어내는 요소를 보면 경외감이 든다’는 종범의 말과 ‘의미 없어 보이는 도시의 사물에서 그럴듯한 비밀을 상상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종언의 말은 이들이 4년째 느슨하지만 꾸준하게 압축된 서울 풍경을 만들어내는 이유다. 서울과학사는 2015년 보안여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서울>전을 시작으로 각종 마켓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최근에는 구 서울역사의 곳곳을 보여주는 모형까지 총 10개의 에디션을 선보였다. 올해는 안양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안양시에서 생기고 없어진 조형물을 기록하는 3D 모형 아카이브도 만들 예정. 종범과 종언은 각자의 본업만으로도 충분히 분주하지만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주말마다 모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맞춰 입은 유니폼, 왼쪽 가슴에 단 이름표는 서울과학사의 수상하고 멋쩍은 트레이드마크이자 종범과 종언에게는 서울과학사라는 또 다른 본분을 상기시키는 요소다. seoulmodelshop01


■ 관련 기사
- 서울의 창작자들
- 산림조형
- 이세
- 공공공간
- 서울과학사 종언×종범
- 서울번드
- 태극당

Share +
바이라인 : 유다미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