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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서로 아키텍츠 김정임


연세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공부했다. 아르키움, 인터건축사사무소, 아이아크 등에서 경험을 쌓고 2012년 서로 아키텍츠를 설립했다. NEW 논현 사옥, 제주의 모노가든, 한남 라테라스, SK디앤디 본사 오피스 내부,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 디자인센터, 제일기획 본사 리뉴얼, 서울스퀘어(구 대우빌딩) 리모델링 등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라테라스 한남’으로 2013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고, 배제대학교 하워드 기념관으로 2011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했다. seoroarchitects.com






(순서대로) 공동 주택 ‘라테라스 한남La Terrasse Hannam’, 영화사 NEW 논현 사옥. ⓒ신경섭, SK D&D 본사 오피스 공간. ⓒ노경
여러 건축사사무소에서 17년간 경험을 쌓다가 2012년 독립했다. 커리어의 성장 동력이 된 프로젝트가 있나?
아이아크 공동 대표 시절 정림건축과 함께 서울스퀘어 현상 설계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외부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안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신축에 가까운 대수선이라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까다로운 부분이 생겼다. 결국 일부 수선만 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건축법상 수선으로는 중심지 미관지구에서 입면을 바꿀 수가 없다. 그래서 아트워크를 통해 건물의 이미지를 바꾸는 안을 제안했다. 기존의 안에도 ‘서울 캔버스’라는 주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 개념을 LED로 구현하는 ‘미디어 캔버스’를 생각한 것이다. 아직 날짜도 기억할 만큼 그 프레젠테이션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고 그것이 독립의 동력이 되었다. 지금도 종종 서울스퀘어 앞을 지나던 지인들이 미디어 캔버스 사진을 찍어 보내주곤 한다. 가끔 뉴스에 나올 때 기분이 묘하다.(웃음)

서로 아키텍츠의 프로젝트에는 인상적인 오피스 디자인이 많다.
서울스퀘어 프로젝트가 중간에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 쪽에서 공간까지 맡아달라고 했다. 당시는 서울역 환승 센터가 준공 예정이었다. 완공 후 서울역과 대우빌딩 사이에 광장 역할을 할 장소가 생길 것을 감안해 로비에 광장 역할을 끌어오고 딱딱한 대우빌딩의 이미지에 부드러운 곡선을 넣어가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설계 외에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처음 독립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후 제일기획 사옥 리뉴얼, 삼성전자 해외 법인 사옥 ‘오피스 가이드라인’ 작업, 삼성전자 R&D 센터 등을 맡았다.

건축가의 오피스 디자인은 어떤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을까?
우리가 하는 일은 플래닝에 가깝다. 조직 혁신과 함께하는 새로운 업무 공간의 제안이라고 해야 할까. 건축가들은 늘 도시의 맥락context을 분석하고 건축을 시작하는 습관이 있다. 우리는 오피스 공간을 건축물로 생각하고 맥락을 분석해 내부를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콘셉트를 잡고 세부 디자인을 정한다. 논리적인 접근을 통해 디자인을 도출하면 해당 공간이 취향의
범위를 넘어 설득의 논리를 갖게 된다.

최근 워크 플레이스가 화두다. 공간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인데, 유연하고 효율적인 오피스 디자인을 위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직원들의 우연한 만남을 촉진하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 구성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애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면 더욱 좋을 테니까. 이런 변화는 조직 문화에도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구현하는 방식은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조직 문화는 내부 구성원이 바뀐다 해도 큰 맥락은 유지되어야 한다.


서울스퀘어(구 대우빌딩) 입구.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 전경에 보이는 줄리언 오피의 ‘Working People’. 상업 광고는 배제하고 순수 미술을 전시하는 화폭의 역할로 도심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제주 곽지해변에 위치한 모노가든 & 심바카레. 해변 경관에서 도드라지지 않는 재료와 색채를 사용해 주변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건물을 완성했다. ⓒ신경섭


‘라테라스 한남’은 각 층 세대의 공간은 셋 백set back되면서 테라스를 배치했다. 이에 따라 대지의 가치는 최대화하면서 동네 방향으로는 굉장히 겸손한 태도를 갖추도록 했다.


영화사 NEW 논현 사옥. 건물 전체를 디자인하는 개념으로 접근한 프로젝트로 건축설계와 인테리어 모두 진행했다. 보행자 공간이 좁은 입지를 고려해 저층부를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신경섭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학교 리모델링 사업 ‘꿈을 담은 교실’의 총괄도 맡고 있다. 특히 교육과 관련한 건축, 공간의 변화는 더딘 편이다.
오피스와 교실은 기본적으로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피스를 작업한 경험을 교육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에 좋은 기회를 만났다. ‘꿈을 담은 교실’ 사업의 총괄을 맡은 지 벌써 3년 차다. 변화하는 교실이 갖춰야 하는 첫 번째 요소는 ‘다양성’이다. 교실에서 다양성이란 결국 입체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입체적 공간을 경험하면 사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진다.

건축을 할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는가?
건물이 들어설 곳의 환경과 한 덩어리로 인식되는 건축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건물이 들어서는 대지에서 어떤 ‘태도attitude’를 취할지 고민한다. 건물이 ‘태도’를 취하면 바라보는 사람은 ‘인상’을 받는다. 예를 들어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는 건물이 혼자 과시하듯 돋보이는 건 의미가 없다. 건물이 골목길에 맞는 태도를 지닐 때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매일 그 골목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건물이 된다.

건물의 ‘태도’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그간의 프로젝트에서 기억에 남는 건물의 태도는 무엇인가 ?
태도를 고민한다는 것은 건물이 골목 안에서, 도시 안에서 어떤 태도로 자리 잡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선정릉에 위치한 근린빌딩을 설계할 때를 예로 들면, 반짝반짝 빛나는 새 건물이기보다는 ‘세월을 잘 견딘 초로의 주름’이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건물 외관을 금속을 활용해 주름진 이미지로 설계했다. 이처럼 건물의 태도와 인상이 정해지면
소재나 디자인 선택에 논리적인 이유가 생긴다.

건축가가 꼭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건축가는 서퍼와 같다고 생각한다. 서퍼는 자기 힘으로 가는 게 아니다. 바람과 파도의 힘이 필요하다. 서퍼가 할 일은 멀리 보고,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 않으며 균형을 잡는 것이다. 건축가는 자본의 힘과 건설 기술의 힘을 빌려야 하지만 설계한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줄 알고, 그 방향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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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문은영 프리랜스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