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공일 스튜디오 조재원


2002년 공일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국내 공유 오피스의 대명사가 된 카우앤독, 공공그라운드 공공일호 등을 맡았다. 단일 건축물의 형태를 디자인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건축물에 담기는 프로그램의 배경, 목적을 이해하고 콘텍스트를 분석하는 것을 중시한다. 또한 현장에서 통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일하는 즐거움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주택 ‘플로팅 엘Floating L’로 2010년 제주건축문화대상 주거 부문 본상, ‘대구 불로시장 어울림극장’으로 공공디자인대상을 수상했다. 01studio.net






(왼쪽, 순서대로) 서울 성수동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Cow & Dog’, 강원도 평창에 단층으로 지은 주택 프로젝트 ‘유포리 주택Yupo-ri House’, 제주도의 주택 프로젝트 ‘플로팅 엘 Floating L’. 모두 ⓒ진효숙
공일 스튜디오라는 이름에 어떤 뜻이 있나?
공일(0_1)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처음 것이 생길 때까지’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새로운 원형을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이 백지에 가까울지라도 기꺼이 능동적으로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일 스튜디오의 비전이 가장 잘 녹아든 프로젝트가 카우앤독 아닐까 싶다.
카우앤독을 처음 기획한 시기는 공유 오피스라는 개념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런데 우릴 찾아온 클라이언트는 공유 오피스에 대한 사회적 필요가 있다고 감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용도가 무엇이든 내가 모르던 네트워크와 연결될 가능성을 찾고, 막연하게 혼자 가졌던 질문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자고 했다. 완공된 후 카우앤독의 입주사였던 한 스타트업 대표가 1층 코워킹 카페에서 시작해서 3층 고정된 자리를 임대해 일하다가 회사가 성장하면서 4층에 위치한 구획된 사무실에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투자를 받아 외부로 독립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묘했다. 카우앤독이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성장 플랫폼을 골고루 거친 사례였다. 카우앤독 내부에서 형성된 관계가 밖에서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유지된다는 것 또한 즐거운 피드백이다. 내가 꿈꿨던 것 이상으로 카우앤독은 건물 안팎으로 소셜 벤처의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공유 오피스를 비롯해 복합 문화 공간이나 주거 공간까지 플랫폼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공일 스튜디오가 생각하는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사용자가 서로 연결하고 협업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공간을 정의할 수 있도록 열린 구조를 갖춰야 한다. 마치 바둑판처럼 말이다. 단순히 직교하는 선밖에 없지만 그 위에서 바둑이라는 무한한 게임이 펼쳐지는 것처럼, 플랫폼은 아직 예상하지 못하는 어떠한 게임 또는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장소와 운영 시스템이 결합된 것이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건축가의 역할 또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나는 거주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위가 넓은 의미에서의 건축이라 믿는다. 그럴수록 건축가의 전문성이 정말 중요하다. 건축가는 건축 행위에 관련된 수많은 이해관계자 중에서 제일 넓은 범위까지 미칠 영향을 살피고 미래 사용자의 필요까지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눈만 뜨면 변화하는 사회에서 건축가로서 어떻게 사회에 개입할 것인가, 그 과업의 정의를 스스로 내리는 것부터가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문가로서 건축가는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하고, 협업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답을 내기보다는 공간을 통해 사회 구성원이 함께 풀어볼 가치가 있는 질문을 하고 담론을 여는 건축가가 되고자 노력한다.


‘카우앤독’ 1층에서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이에 따라 공용 라운지와 카페를 배치해 사용자 간의 교류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위한 동선을 고려했다. ⓒ진효숙


카우앤독 전면. 4층짜리 건물로 공용 라운지부터 독립 사무실, 콘퍼런스 룸 등을 갖추어 다변화되는 업무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진효숙


‘플로팅 엘’ 전면. 큰 창과 발코니를 설치해 주변 풍경과 거주자의 삶이 적극적으로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진효숙


‘공공그라운드 공공일호’의 실내 계단. 구 샘터 사옥을 공유 오피스로 레노베이션했다. 막혀 있던 계단 벽을 헐고 투명한 창문으로 마감해 열린 공간을 조성했다. ⓒ공공그라운드, 타별사진관
어떤 방식으로 질문과 담론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이 인식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무엇을 건축가가 하나의 형식으로 포착해 어떤 형태로 제안해주면 이것이 쉽게 확장되거나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보이지 않던 니즈가 공간과 만나면 사람이 결집하게 되고, 새로운 인식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유학 시절 어떤 책에서 “세상은 의지와 행동으로 이뤄진다”는 문장을 인상 깊게 읽었다. 의지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작동하며, 우리가 보는 모든 세상은 사람들이 의지를 갖고 행하는 과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건축가는 그 새로운 유형을 연구하고 제안함으로써 개개인의 의지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노인 주거에 대한 관심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에서 의뢰받아 양로원을 계획·설계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장 우리 부모님의 일, 내 일이 될 수도 있기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인 인구가 늘고 노후의 시간은 길어졌는데 노인 주거에 관한 사회적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공동체 전체의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을 담아내기 위한 건축은 성장과 확장, 변화의 가능성을 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반면 노인 주거는 이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나는 사무소를 열까 고민하는 후배에게 늘 말한다. 일단 명함을 만들라고.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지 기회가 닿는 대로 온라인, 오프라인을 망라해 공언하라고도 이야기해주곤 한다. 스스로 ‘나의 일’, ‘나의 건축’을 정의하고 다른 이와 공유하고 설득하는 것이 독립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확신을 얻으려 하기보다 스스로에게 묻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오늘날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정신 근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면 좋겠다. 나 역시 매일 노력하고 있다.


■ 관련 기사
- 지금, 한국의 젊은 건축가 10
- 이건축연구소 이성란 
- OBBA 이소정 
- SoA 강예린 
- 서로 아키텍츠 김정임 
- 다이아거날 써츠 김사라·강소진 
- 건축공방 박수정 
- 와이즈 건축 전숙희 
- 공일 스튜디오 조재원 
- ITM유이화건축 유이화 
- 서가건축 박혜선

Share +
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스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