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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인지와 경험을 구축하는 사진가 김경태 Kim Kyoungtae - 1


중앙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스위스 로잔 예술 대학교(ECAL)에서 아트 디렉션 석사과정을 마쳤다. ‘EH’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며 개인전 <앱스트랙트 스케이프>(인사동 토포하우스, 2013), <표면으로 낙하하기>(휘슬, 2019)를 비롯해 <불안한 사물들>(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019),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2018)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유어마인드, 2013), (프레스룸, 2016) 등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인스타그램 kyoungtae.eh.kim
사진가 김경태는 사물을 찍는다. 아주 작은 나사부터 커다란 건축물까지, 담아내는 피사체의 규모와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사진에 사물의 형태와 공간의 구조를 인지하는 경험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왜 사물에 천착할까. “사물을 관찰하는 걸 좋아했어요. 돌이나 전자 장비, 공구, 문구류 등을 살피는 일 같은 거죠. 사진은 건축 사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는데 구조를 보는 것에서 모든 작업이 시작돼요. 사물은 피사체로서 내가 촬영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김경태는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활동했는데, 이미지를 다루는 데에 있어 사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방법은 디자이너로서 지녔던 태도와 맞닿아 보인다. 그는 2012년 사진가로 전향한 이후 스위스로 건너가 2016년 로잔 예술대학교 대학원의 아트 디렉션 과정을 졸업했다. “당시 건축가 친구로부터 스위스의 현대건축이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찾아보니 제가 좋아하는 형태나 구조가 많았고, 건축 사진을 목표로 한다면 그 건축물을 실제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죠.” 타이포그래피와 사진이 합쳐진 커리큘럼 역시 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는 건축물의 모서리 부분, 면과 면이 맞닿는 지점, 작은 사물을 확대 촬영한 그의 작업에서 사물과 그 스케일을 조절하는 특유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돌을 촬영한 ‘On the Rocks’, 작은 너트를 찍은 ‘Brass Hex Nut’ 시리즈는 작은 사물의 크기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표면의 디테일을 압도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내 알 수 없는 생경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그는 주로 ‘포커스 스태킹focus stacking’ 기법으로 원근법이 투영되지 않은, 또렷한 사물의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화면에 균등한 초점을 부여하는 이 기법은 작은 표본 따위를 촬영할 때 주로 쓰인다. 작은 사물을 찍을 때 접사로 촬영하면 심도가 얕아져 초점이 맞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흐리게 나온다. 여기서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활용하면 초점이 맞는 부분만 따로 합성해 모든 부분에 균등하게 초점을 맞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십 또는 수백 장의 사진이 쌓인 결과물인 셈이다. 김경태는 이것을 ‘디지털 이미지 시대의 새로운 파노라마 유형’이라고 설명한다. 다중의 이미지를 연결해 여러 시점의 풍경을 동시에 구성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다. 사물 표면의 미세한 흔적까지 또렷하게 드러낸 작품들은 실제 크기도 2m에 달해 물성의 압도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동시에 우리가 사진을 보고 인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초점이 모두 맞춰진 사진을 보면 시선도 자연스럽게 여러 군데로 분산됩니다. 사진으로 보는 사물과 실제 사물은 본래 차이가 있잖아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사람의 눈으로 실제 사물을 하나하나 훑어보면서 오브제를 인식하는 경험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한편 사물의 구조와 형태에 대한 그의 예리한 시선은 다양한 필드로 뻗어갔다. 2006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에서 그는 책의 형태를 관습적으로 보지 않고 책등이나 뒤표지 디자인이 잘 드러나도록 구부리고, 다양한 각도로 배치해 책의 물성을 낯설게 드러냈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남서울미술관의 <불안한 사물들>,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등의 전시를 통해 사진, 아니 사물들이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오늘날 이미지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우리의 눈과 뇌에 인식되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집요하리만치 짚어낸다. 사물을 표현하는 특유의 날 선 감각은 그 집요함을 시각적 즐거움으로 바꿔놓는다. 다양한 분야의 기획자들이 그와 함께 작업을 진행한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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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소진 프리랜스 기자 담당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