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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전술적 그래픽 디자인 송예환 Song Yehwan - 1


1995년생 그래픽 디자이너.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14학번으로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들기가 취미였으며 수학과 과학이 체질에 맞았다. 타이포그래피와 코딩을 접목한 디자인을 배우고 싶다는 의지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인터랙션 디자이너 강이룬에게 무작정 메일을 쓰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그가 운영하는 매스프랙티스 Math Practice를 비롯해 DIA 스튜디오, 독일의 폭스바겐에서 실무를 경험했고 알고리즘 패턴과 인터랙티브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웹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한다. 송예환의 행보를 보자면 국가, 나이, 신분 따위는 이제 디자인계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 yhsong.com
그래픽 디자인은 디자인계 중에서도 가장 잦은 지각변동과 빠른 세대 교체가 일어나는 영역이다. 여기서 앞으로 변모할 신의 풍경을 예감하고 싶다면 송예환의 움직임에 주목하자. 송예환은 2018년 양지은, 김동신, 배민기가 기획한 <오픈 리센트 그래픽>전의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타이포잔치 2019의 웹사이트와 손으로 숫자를 적어 작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도슨트 사이트가 있다. 이 외에도 한글의 형태와 제작 원리를 인터랙티브 요소로 표현한 ‘한글 실험 프로젝트 포스터’, 뉴욕 더 셀렉츠에서 열린 카바라이프의 마이크로 사이트 등 기존 디지털 미디어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미국, 스위스, 독일 등 해외 각지를 짧게 오가며 영상, 모션 그래픽, 웹 디자인 프로젝트를 도맡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로 디자인 신을 긴장시키는 1995년생 그래픽 디자이너다. 알고리즘과 웹 브라우저의 속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정보 전달에만 국한하지 않고 콘텐츠를 그래픽적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그의 주특기. 이를테면 <오픈 리센트 그래픽 디자인>전 웹사이트는 ‘최근 (파일) 열기’라는 ‘오픈 리센트open recent’의 의미를 표현한 것인데, 정보 전달 영역은 화면 좌측에 배치하고 이를 3초에 한 번씩 자동으로 캡처해 화면 우측에 최근 기록이 남도록 설계한 것이다. 2019년 11월에 열린 <매니페스토 파티: 페미니스트 블루프린트>전의 일환으로 만든 페미니즘 선언문 아카이브 또한 인상적이다. 이는 선언문을 수집하는 기능을 목적으로 하되 페미니즘이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표현하고자 시계처럼 텍스트가 1분마다 한 줄씩 오른쪽으로 이동하도록 디자인했다. 페이지는 마치 다가오는 물결처럼 일렁거리다가 정오와 자정이 되면 반듯하게 정렬되는 식. 송예환의 작업은 템플릿이라는 평면적인 구성을 떨치고 콘텐츠의 맥락과 정보의 구조가 잘 드러나도록 시간적, 공간적 요소를 웹사이트에 녹여내는 남다른 접근법을 고수한다. “시작은 천편일률적인 웹 디자인에 대한 지루함, 별수 없이 습득당하는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의문이었어요. 템플릿을 사용하는 것을 유저 프렌들리user-friendly라고 하는데, 그건 사실 사용자에게 편리한 구조라서기보다는 불편함을 감수하다가 점점 익숙해지며 불편한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에 가깝죠.” 송예환의 얘기는 웹 브라우저를 저항의 도구로 이용한 초기 웹 아트 운동가들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인스타그램과 같은 초대형 미디어에 의해 사용자들의 사진 찍기 행위가 획일화되는 현상을 꼬집은 웹사이트 ‘템플릿과 이미지의 반복’이나 미디어를 대하는 사용자의 행동을 독특한 방법으로 교란시키는 ‘안티 유저 프렌들리 시리즈’와 같은 그의 개인 작업은 기성 미디어의 허점이나 모순을 공략하는 일종의 택티컬tactical 미디어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렇게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낯설고 특별한 행위와 경험을 이끌어내는 송예환의 디자인은 메뉴 바를 중심으로 정보가 나열되는 단순한 보기 방식이 아니라 정보의 목적과 콘셉트를 가상 공간에 구축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유발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포스터, 리플릿, 도록, 잡지, 책 등 인쇄 매체를 통해서는 다양한 레이아웃과 판형, 맛깔난 타이포그래피의 조합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그에 비해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의 그래픽 디자인은 잠재된 기술에 비해 재미와 다양성이 꽤나 많이 위축되어 있었음은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실험적인 구조와 디자인으로 타이포그래피를 강화하거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송예환은 템플릿 시스템에 대한 반기를 들고 새로운 보기 방식을 제안하고자 전술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즉 그의 디자인은 기대감을 불러온다. 스크린 너머에서 발견할 새로운 물성에 대한 기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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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