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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분열하는 온라인 자아 당신의 SNS 계정은 몇 개인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GIHPY #밀레니얼



언컨택트 사회의 작동 원리는 안정적인 컨택트에 있다. 만나지 않고도 서로의 근황을 알고, 묻지 않아도 친구의 위치를 알게 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전 지구인의 유대감을 지탱한다. 현대인이라면 국경을 막론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계정 하나쯤 만들어두는 것은 일종의 기본 소양. 한편 스냅챗, 틱톡, 젠리 등 급부상하는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젊은 세대라는 증명이다. 특정 SNS의 전성기는 평균 5년에서 10년을 넘기기 어렵다. 연령층마다 소비하는 제품, 문화, 정보가 변모하는 이유와도 같다. 각각의 플랫폼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보안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며 소셜 네트워크의 지평도 서서히 개편되는 것이 이 세계다. 그렇게 계정을 환승할 때마다 우리의 온라인 자아 또한 수시로 분열한다. 그리고 SNS 풍토에 따라 적응이 필요하다. 트위터에서는 어딘가 냉소적이어야 하고, 틱톡에서는 현란함이 종용되며, 인스타그램에서는 약간 과시적인 게 좋다. 즉 SNS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화법을 만들어내는 주동자다. 과거 인스타그램이 정방형 이미지를 고수하던 때에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 몸값을 올렸고, 스토리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증강현실 콘텐츠와 그래픽 디자인 요소가 부상했다. 한편 이미지 아래 구구절절 주석을 다는 것은 이제 Tl;dr(너무 길어서 읽지 않음)이라며 구식이란다. 그림을 그리거나 GIF 스티커를 붙이는 식으로 무심하게 완성하는 것이 요즘 SNS에서 통하는 ‘비주얼 랭귀지’인 것이다.

지난 5월 15일 페이스북이 GIF 아카이브 플랫폼 ‘기피Giphy’를 4억 달러(약 4932억 원)에 인수한 것을 보더라도 온라인 소통 방식의 판도가 새롭게 짜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피는 원하는 GIF 이미지를 검색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커다란 플랫폼으로 일명 ‘움짤계의 구글’이다(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주요 메신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피는 설치와 동시에 키보드에 연동되는데, 원하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이미지가 수두룩하게 올라온다. 그러면 이제 당신은 소위 움짤 부자. 문자에 국한한 비대면 소통에 나의 상황을 전달하고 미묘한 뉘앙스를 보충해줄 생동감 있는 사전인 셈이다. 한편 틱톡, 콰이 등 소리와 영상을 접목한 소셜 미디어가 가져온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SNS 방식이 일상을 포착해 업로드하는 용도였다면 이 같은 미디어는 업로드를 위한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창의적인 일상의 주체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인플루언서가 된다.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일어나는 작용과 반작용은 대부분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호기심이 드는 어느 계정의 피드를 정주행하고, 내적 친분이 생기고, 물론 지갑을 여는 일도 흔하다. 그러나 이 모두 사람의 일이라 피로도는 늘어나기 일쑤다. 텔레그램처럼 시스템의 장점을 악용해 일어나는 범죄도 다분하다. 나쁜 사회는 탁월한 기술도 비루한 일상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킨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런 것은 꽤나 슬픈 일이다. 대면하는 시간보다 접속되어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우리는 온라인 자아에도 도덕적 감수성이 필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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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