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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모바일 앱으로 이루어낸 세탁 혁신 런드리고 조성우 대표
올해 들어 런드리고의 신규 이용자가 매월 전달 대비 30%씩 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변화다. 런드리고는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가 2019년 3월 론칭한 비대면 세탁 서비스다. 2011년 소셜 커머스 덤앤더머스를 창업한 조성우 대표는 국내 최초로 신선 식품 새벽 배송을 실시하고 배민프레시 대표를 역임하는 등 물류, 배송 분야에서 스마트한 혁신을 꾀한 인물이다. 이런 그가 모바일 앱에서 클릭 한 번이면 간편하게 빨래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잠들기 전 빨래 수거함 ‘런드렛’에 빨랫감을 넣고 대문 앞에 내놓으면 다시 하루 만에 세탁을 마친 빨래가 문 앞으로 배송되는, 그야말로 세탁의 혁신이 이루어진 셈이다. 물론 배달원과 약속하는 번거로움도, 개인의 시간을 방해받을 일도 없다. #비대면 #빨래 #모바일 #문고리서비스



런드리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제 너무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 미국 여행 중 빨래만 빼고 도둑을 맞았다고.
배민프레시를 나와 미국으로 3개월간 그야말로 쉼을 위한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렌트한 차가 털린 거다. 차 안의 물건을 다 가져갔는데 봉투 하나에 모아놓은 빨래만 그대로였다. 순간 그 빨래를 보고 직감적으로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창업자들이 그렇다. 항상 뭘 하든 사업과 연관시키기 때문에 생활 환경이나 일상의 작은 사건에서도 연결 고리를 찾는다. 나는 평소 빨래에 전혀 관심도 없었다.

그렇다면 비대면 서비스나 언컨택트 문화에는 관심이 있었나? 배민프레시 대표를 지낸 만큼 늘 염두에 두고 있는 키워드였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는 개인적으로도 비대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런드리고를 창업할 당시 핵심은 ‘오프라인에만 존재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온라인, 모바일로 가져올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세탁 서비스는 99% 이상이 오프라인 기반이다. 덤앤더머스에서 처음 시작한 신선 식품 새벽 배송의 경우, 당시에는 전체 시장의 0.1%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요즘에는 정말 많은 브랜드가 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세탁 서비스에는 그때까지 변화나 혁신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왜 그랬던 것 같나?
세탁 서비스에는 맡기고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객 소유의 옷이 대문 밖으로 나왔다가 세탁 후 다시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거다. 우리나라에 세탁소는 동네 세탁소를 비롯해 프랜차이즈 세탁 서비스업체, 코인 세탁방 등을 모두 합치면 3만 5000개가 넘는다. 걸어서 가져다주고 가져올 수 있어야 하니까 생활 반경 1km 내에는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서비스를 모바일로 가져올 때는 단순히 모바일로 주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제약까지 타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바일 서비스의 장점은 간편함 그리고 광역화인데, 빨래를 언제 맡기고 찾을지 따로 시간을 정해서 약속하고 만난다면 절대 답이 나올 수 없다. 고객과 만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비대면 서비스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 산업을 모바일로 전환하려면 비대면 형식이 필요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그래서 굳이 사람이 직접 가져가고 전해주지 않아도 세탁물의 도난, 분실 위험을 막을 수 있도록 런드렛을 만들었다. 평소에 집 안에서는 빨래 바구니처럼 사용하다가 서비스를 이용할 땐 문 밖에 내놓고 문손잡이와 런드렛을 안심 고리로 연결하면 된다. 겉보기엔 심플하지만 런드렛을 개발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크기부터 높낮이,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실에서 여러 디자이너가 고군분투한 결과 지금의 형태로 완성된 것이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세탁 서비스를 이용할 땐 ‘어느 부분을 좀 더 신경 써달라’는 식의 요청 사항이 있지 않나?
앱에서 수거를 신청할 때 특별한 케어가 필요한 부분은 메모할 수 있다. 곧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서도 요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산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때는 사용자 경험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하는 만큼 빅데이터가 중요할 텐데,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런드리고를 이용하는 주 고객은 20~30대로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같은 단편적 정보보다는 우리가 서비스하는 세탁물을 가지고 거꾸로 고객을 추정함으로써 얻는 정보가 훨씬 의미 있다. 예를 들면 와이셔츠를 정기적으로 맡기면 남자 직장인이 이용하는 것이고, 아기 빨래가 있으면 아기가 있는 집, 이런 식으로 가구 구성원의 성격을 파악하는 거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데, 와이셔츠의 경우 매일 갈아입는다는 전제로 한 달에 20번 빨래를 해야 하기에 그에 맞는 월정액 서비스를 만들었다.

런드리고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직접 세탁 공장도 세웠다고 들었다.
800평 규모의 스마트팩토리에서 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세탁 비즈니스에서는 원가가 중요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관된 품질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랬다. 현재 이곳에서 월평균 약 2만 2000가구의 세탁 주문을 처리하는데 드라이클리닝뿐만 아니라 물빨래, 이불 빨래 모두가 한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정기구독, 서브스크립션 역시 인기다. 런드리고에도 구독 서비스가 있다고.
런드리고 사용자의 40~45%가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한다. 고객이 세탁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가치는 분명하다. 취향이나 기호를 따질 필요 없이 깨끗하고 퀄리티 높은 세탁을 제공하면 되니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본 모델에 월정액 서비스를 넣었다. 사실 구독 비즈니스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특히 꽃과 미술품같이 소비자의 취향과 기호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이템은 성공하기 힘들다. 큐레이션을 통해 한 개인의 취향과 기호를 만족시킨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물이나 분유, 기저귀같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확실하게 정해진 경우에는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가능하다. 물론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그야말로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마치 뷔페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것만 취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가능한 모델이다.

소위 말하는 문고리 서비스도 대세다. 개인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가 있나?
쿠팡도 자주 이용하지만 아무래도 런드리고다.(웃음) 집에 세탁기 자체가 없다. 몇 달 전 아기가 태어났는데 아기 빨래 역시 런드리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천연 세제를 사용하고, 세탁기 성능이나 청결, 관리 모두 집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믿고 맡기는 거다. 개인적으로 ‘비가역’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나 역시 빨래 없는 생활을 경험하고 나니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더라. 일상에서 빨래라는 노동만 덜어내도 공간이 달라지고 삶의 질이 달라진다. 훨씬 더 의미 있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이름이 의식주컴퍼니인 것을 보면 곧 런드리고 외에 또 다른 서비스를 선보일 것 같다.
세탁이 혁신되면 주거 공간 역시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우리의 주거 공간을 보면 아무리 작은 면적의 원룸에도 세탁기가 구비되어 있지 않나. 주거 공간과 세탁이 분리되는 상상 자체를 못 했던 거다. 하지만 5~10년 뒤에는 더 이상 가정집에 세탁기, 건조기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치 집 전화가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도 클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다시 그 전처럼 돌아가긴 힘들 테니까. 한 달에 5만 원 정도 지출하고 빨래나 드라이클리닝을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좁은 집 안에 세탁기를 들일 필요가 없지 않겠나. 실질적으로 주거 공간을 시공하는 업체나 가전제품을 다루는 전자 회사 등도 이러한 선행 연구를 통해 넥스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의식주컴퍼니 역시 주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혁신을 어떻게 선보일지 스타트업 마인드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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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인물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