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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패션 위크의 디지털 전환 패션쇼의 뉴 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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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2020 F/W 여성 컬렉션 쇼 스페이스


구찌 2020 F/W 여성 컬렉션 패션쇼

지난 3월 24일 2020 F/W 상하이 패션 위크가 최초의 디지털 패션위크를 선언하며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개막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초에 열린 2020 F/W 파리 패션 위크 이후 패션 업계의 주요 행사들이 줄지어 취소되는 상황에서 상하이 패션 위크 조직위원회가 알리바바 그룹과 협력해 디지털로 전환한 패션 위크를 진행한 것. 3월 30일까지 열린 행사 기간 동안 약 150개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행사가 온라인 쇼핑몰 티몰, 오픈마켓 타오바오 라이브를 통해 중계되었다. 상하이 패션 위크는 알리바바 그룹과 함께 패션과 접목한 각종 혁신 기술을 선보였는데, 관객들은 시청 중 댓글을 달고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로 구매할 있었다. 패션쇼가 끝난 다음에는 진행자가 등장해 옷에 관한 정보와 스타일링 노하우를 알려주며 구매로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상하이의 경우 주문한 상품을 2시간 만에 배달해주는 엄청난 배송 속도를 자랑하기도 했다. 지금껏 관계자와 미디어, 바이어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패션쇼가 대중에게 완전히 개방된 것이다. 이러한 스트리밍 쇼 형태는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온라인 패션쇼라는 포맷과 ‘See Now Buy Now’는 이미 여러 브랜드가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패션 위크라는 대형 행사 전체를 디지털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금의 전통적인 런웨이 무대가 디지털에 최적화된, 실용적인 형태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디지털 패션쇼를 염두에 두었다면 디테일이나 앞모습, 옆모습, 뒷모습 등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부터 고민했을 것이다. 상하이 패션 위크의 경우 VR을 활용해 배경을 바꿔가며 보여준 브랜드도 있으나 대부분은 기존 런웨이 형식을 차용해서 쇼를 진행했고, 일부 브랜드는 매장이나 스튜디오에서 진행해 패션쇼 고유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것. 지난 2월 21일 열린 구찌의 2020 F/W 컬렉션은 디지털 시대의 런웨이 무대 개념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한 약간의 힌트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구찌 쇼에서는 회전하는 원형 무대가 등장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모델들이 쇼를 준비하고 있는 백스테이지와 런웨이가 공존한 형태다.

화려하게 완성된 모습뿐 아니라 궁금하기 짝이 없는 백스테이지까지 그대로 노출했고, 이 과정을 카메라가 중계하는 새로운 형식이었다. 구찌는 이전에도 SNS에서 쇼 시작 전의 모습부터 본행사까지 중계한 적이 있다. MZ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찌답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가장 앞서 있는 럭셔리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패션 위크의 디지털 전환이 불러온 눈여겨볼 현상 중 하나는 남녀 컬렉션의 구별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런던 패션 위크를 주최하는 영국패션협회는 앞으로 1년간 여성복과 남성복을 합쳐 ‘젠더 뉴트럴’ 형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에 열리는 행사는 본래 남성 패션 위크 기간이었으나 올해는 특별한 상황인 만큼 여성복, 남성복 구분 없이 디지털 전용 플랫폼으로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밀라노 패션 위크와 뉴욕 패션 위크 역시 여성복과 남성복을 합친 형태로 컬렉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패션업계는 오래전부터 계절보다 앞서 선보이는 시즌제 패션쇼의 필요성과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나눠 진행하는 전통적인 패션쇼 방식에 대해 의문을 던져왔다. 물론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쇼는 단순히 의상을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쇼 자체만으로 이 시대의 종합예술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최고의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라는 성격도 있다. 모든 패션쇼가 단지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디지털로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디지털 패션 위크가 기본 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 지금껏 관습적으로 따르던 쇼 방식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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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전은경 편집장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