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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소장품전: 2010년 이후 한국의 디자인 프로젝트 30 (3)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2013, 기획: 국립현대미술관
뮤지엄은 전시 자체를 수집해 기술적, 내용적으로 디자인 소장 행위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전시는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가 중요한 디자인 시각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13년에 개최한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는 도면이나 자료가 작품과 같은 위상이 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전시를 위해 만든 부산물 또한 원전과 함께 작품과 작가 해석의 중요한 맥락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또한 시대적 함의를 담은 디자인 결과물이기에 전시는 그 자체로 디자인 뮤지엄의 중요한 소장품 유형이 될 수 있다. 글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이동형 음압채담부스
2020, 디자인: 안여현 부산 남구보건소 의무사무관
코로나바이스러스 검사를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워크스루walk-though 부스다. 이는 부산 남부보건소 의사 안의현이 기존의 검사 부스를 개선해 더욱 효율적으로 만든 것으로, 한국 디자인사에 남아 디자인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기시킬 것이다. 디자인이란 디자이너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원하는 기능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품을 설계하고 만드는 방법 그 자체라는 점을 말이다. 글 김수 프로토파이 대표


“스스로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건물은 프로 배구팀을 위한 복합 훈련 시설로, 현대사회에서 스포츠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다공성, 중첩된 기하학, 잘게 쪼갠 처마 등 한옥에서 얻은 영감과 개념을 거대 건축물에 적용한 것은 형태 위주의 전통 건축에 대한 논의를 극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철저한 보안을 요하는 건물이라 일반에 널리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소장


©박영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2013, 디자인: 황두진건축사사무소
견고한 성채처럼 보이는 이곳은 현대캐피탈 프로 배구단 스카이워커스의 클럽하우스다. 훈련, 재활, 생활, 연습 경기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황두진 건축가는 도시와 떨어진 곳에서 몸과 정신을 단련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중세 시대 기사단을 연상했다. 그 인상을 담아낼 건축으로 ‘캐슬’은 적합했다. 건물 외벽은 익스펜디드 메탈을 이용해 갑옷을 둘러싼 것처럼 디자인하고 내부는 오로지 선수들의 훈련과 생활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 재활 훈련과 근력운동이 선수들에게 가장 외롭고 고된 과정이기에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이를 위한 시설을 배치하는 등 선수들의 루틴과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처럼 수준 높은 시설을 갖춘 훈련장은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건축가의 세심한 설계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고스란히 반영돼 2018-2019 시즌 V리그에서 이 팀이 우승했다. 즉 이곳은 기능적 용도만을 만족시키는 공간이 아니라 팀을 격려하고 진화시키는 공간인 것이다. 글 유다미 기자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고 하지만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닷워치는 점자 시계라기보다는 디지털 정보를 점자로 변환해주는 휴대용 디바이스로 스마트폰과 페어링해 시각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정보의 평등에 대해 디자인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김수 프로토파이 대표



닷워치
2016, 디자인: 클라우드앤코
장애인용 제품은 대개 모양새가 투박하고 디자인에서 소외된 영역이었다. 그들도 사용성이 높고 세련된 미감의 제품을 사용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바로 닷워치다. 닷워치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다. 닷워치가 세상에 탄생하기 전 시각장애인들은 아코디언처럼 생긴 커다랗고 무거운 3kg짜리 점자 정보 단말기를 목에 걸고 다녔다. 컴퓨터 속의 문자를 점자와 음성으로 변화시키려면 이 기계가 필수지만 그 누구도 가볍고 세련되게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닷워치는 일반 스마트워치처럼 생겼지만 액정 화면 자리에 24개의 점자 핀이 있어 핀들이 위아래로 분주히 움직이며 메시지를 점자로 변환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점자 매뉴얼의 탄생이다. 글 김만나 기자




KBS 다큐멘터리 시리즈 3부작 〈모던코리아〉 타이포그래피
2019, 디자인: 김기조
KBS가 수십 년간 쌓아온 아카이브 영상을 이용한 다큐멘터리다.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사건들을 주제로 사회의 여러 층위를 보여줬다. 주목할 것은 기존의 공영방송 다큐멘터리와 사뭇 다른 아트 디렉팅이다. 내레이션 대신 김기조의 완성도 높은 타이포그래피가 박진감 있게 서사를 끌고 가며 DJ 소울스케이프가 리듬감을 더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교양 다큐멘터리’라는 관습에서 새로운 시각 언어를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전통적인 방송 매체에서 디자이너의 존재감과 가치를 드러낸 사례로 기록할 만하다. 2011년 이태웅 PD가 기획한 씨름에 관한 다큐멘터리 〈천하장사 만만세〉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실험은 어김없이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하게 한다. 글 유다미 기자


“큼직한 빨간 동그라미가 누르기 편하고 군더더기 없어서 좋다. 이 하차 벨이 달린 신형 버스를 타면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도한결 모조산업 대표



신형 전기 버스의 LED 하차 벨
2018
공공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2018년형 신형 버스에 새롭게 부착한 LED 하차 벨은 ‘잘’ 디자인된 것이 분명하다. ‘커서 누르기 쉽다’, ‘눈에 잘 띈다’, ‘디자인이 귀엽다’ 등 #하차벨 #신상벨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SNS에 등장하는 등 소비자의 반응을 제대로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LED 하차벨은 동그란 반구 형태의 어느 부분을 누르더라도 작동하며 승하차 시 자주 잡는 기둥에 일체화되도록 설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직관적인 실용성을 강조한 공공 디자인의 좋은 예다. 글 김민정 기자


“한국적인 럭셔리를 표현한 디자인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전통적 요소를 해석해 디자인할 때 벌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아 항상 참고하게 되는 디자인으로 ‘한국적 럭셔리’라는 키워드와 연관해 소장하면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심승연 가구 디자이너



애닐
2016, 디자인: 김백선·프로메모리아
‘가구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프로메모리아Promemoria와 협업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백선의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국적인 선과 여백의 미 때문만도 아니다. 공간 디자이너 김백선과 이탈리아의 유명 가구 브랜드 프로메모리아가 함께 선보인 애닐Anil은 협업의 가치를 보여준다. 스스로의 감각을 잃지 않되, 새로운 무언가와 교류함으로써 독창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이상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간결한 라인, 얇은 두께의 이 소파에서는 ‘여백의 미’라는 조형적 감성이 느껴지는 한편, 장인들이 한땀 한땀 바느질해 완성한 디테일은 럭셔리 브랜드의 면모를 보여준다. “디자이너는 문손잡이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던 디자이너의 공력이 전해지는 작품이다. 글 김민정 기자

* 월간 〈디자인〉 2017년 12월호 ‘한국적 미감을 가장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디자이너, 김백선 1966~2017’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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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월간 <디자인> 편집부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