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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 창업가의 성공 법칙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
공유 오피스와 공유 주거가 최근 2~3년 사이 부동산 시장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1인 창업과 스타트업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새로운 공간에 대한 니즈와도 맞물린다. 일의 형태와 일하는 방식, 다양한 스타트업의 출연으로 인한 업종의 변화도 한몫한다. 대기업까지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 규모는 2022년 77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이슈는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 포화와 혼돈의 시장에서 앞으로 성패를 좌우할 열쇠는 무엇일까?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로컬스티치는 공유 오피스의 진화된 사례로 손꼽힌다. 로컬스티치는 지역의 오래된 건물이나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해 1인 창업가나 스타트업 종사자, 프리랜서가 살고 일하는 장소로 제공한다. 그런데 리빙과 워킹을 결합한 것만이 핵심은 아니다. 이들은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입주자의 재능과 역량에 투자한다. 입주자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수익을 만들어낸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뛰어난 뮤지션을 양성하듯 입주자의 강점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로컬스티치는 한마디로 ‘공유 브랜드의 JYP’가 되기를 꿈꾼다. 출처: KT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2019)

⑤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라


김수민 서울대학교 독문과 3학년 때 자퇴 후 28살에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2009년 건축학과 재학 중 동기들과 소셜 벤처 스튜디오 ‘씨디티앤토’를 설립하고 4년 뒤 로컬디자인무브먼트로 변경했다. 2013년 로컬디자인무브먼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마을호텔(로컬스티치 1호점)을 시작으로, 2호점부터는 코리빙과 코워킹을 결합한 모델로 현재까지 11개 지점을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 2~3개 지점을 더 오픈할 예정이다.

로컬스티치
기업 형태 중소기업
대표 서비스 주거, 오피스, 부동산, F&B
설립 연도 2013년
지점 수 서교점, 성산점, 대흥점, 약수점 포함 총 11개(2020년 8월 기준)
입주자 수 600여 명
직원 수 25명(2020년 8월 기준, 로컬디자인무브먼트 포함)
매출 4억 원(2018년), 12억 원(2019년), 20억 원(2020년 상반기)
웹사이트 localstitch.kr

지난 6월 약수점을 오픈했다. 로컬스티치 11호점인 이곳은 코리빙과 코워킹이 결합된 다른 지점과 달리 공유 오피스로만 구성했다.
광고대행사 사옥이었던 곳을 3개월간 리모델링했다. 총 5개 층과 루프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예비 창업자의 카페 커피파운드와 시크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한 층 전체는 영화 관련 종사자들이 입주할 계획이라 시사회가 가능한 작은 공간도 마련해놓았다. 2층에는 다른 지점에는 없는 매거진 서가를 두었다. 인근에 영화, 디자인 등의 분야 종사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건축학과 출신으로 로컬스티치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로컬스티치 공간 기획과 디자인도 직접 하고 있다고.
2009년 대학 재학 중에 소셜 벤처 스튜디오 씨디티앤토를 설립했다. 인문학을 공부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건축학과에 들어갔는데, 다소 늦은 나이에 대학생이 된 터라 취직보다는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었다. 이후 2013년 씨디티앤토를 로컬디자인무브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작은 가게나 사회적 기업의 공간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한 것으로 안다.
지역의 작은 가게들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비용 구조를 분석해봐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었다. 서울시, 기업과 연계해서 주민센터나 노숙자를 위한 공간, 일터 등을 함께 계획하기도 했다. ‘꽃피우다’라는 꽃집이 대표적이다. 노숙자들이 꽃 배달을 해주는 꽃집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었다. 무엇보다 예산은 적었지만 소규모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현장 수업 같았다.

하지만 지역과 동네 기반의 공간을 확장하거나 만드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도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랬나?
로컬디자인무브먼트는 공간 디자인뿐만 아니라 로컬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겸하는 스튜디오로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브랜딩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주는 디자인 스튜디오는 별로 없었다. 일이 점차 많아지자 공간 디자인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업무를 따로 관리 ·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구심점이 로컬스티치가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로컬스티치의 전신은 2013년 서교동에 문을 연 마을호텔이었다. 호텔 인근의 작은 가게들과 연계해 ‘동네 체험과 네트워킹’을 콘셉트로 삼았다. 당시에는 다소 낯선 개념이었다.
동네와 연계한 숙박 공간을 구상한 일종의 실험이었다. 처음에는 “호텔 앞 골목을 로비라고 생각해주세요”, “아침은 호텔 옆에 있는 식당에서 드실 수 있습니다” 같은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프리랜서나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는 반응이 있었다. 일종의 ‘노는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김수민 대표는 마을호텔에 장기간 체류하던 손님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이 점점 이런 방식으로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역 기반의 숙박 네트워크와 관련한 해외 사례도 공부하고, 여기에 마을호텔 운영 경험을 더하며 워킹과 리빙을 결합하는 모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그렇게 마을호텔은 로컬스티치 1호점이 되었고, 점차 대기 수요가 생길 만큼 반응을 얻게 됐다. 이에 힘입어 2017년 2호점을 열었다. 2호점은 입주 대기자들에게 3개월 치 선금을 받을 만큼 자신이 있었다. 여기에 펀딩을 통해 추진력을 높였다.


2호점을 기획할 때부터는 건축주에게 먼저 사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로컬스티치는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에서 시작한다. 약수점의 경우 찾아오기 어려운 위치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서면서 입주자가 들어오고, 입주자가 또 동료와 사업 파트너 등을 끌어들이면서 주변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건축주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공간과 지역의 활성화에 주목하는 것이다.

현재 전 지점의 입주자는 총 600여 명 정도다. 주로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인가?
평균적으로 30% 정도가 스타트업 종사자, 30%는 개인 창작자, 그리고 프리랜서로 구성되어 있다. 코리빙과 코워킹을 함께 이용하는 입주자가 많은데, 입주자 입장에서는 금액이 훨씬 절약되기 때문이다. 또 입주자는 전 지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점마다 각기 다른 사업 모델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고, 각 지점의 입주자와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2015년 스몰 비즈니스 브랜드를 위한 매니지먼트 플랫폼인 내일상점을 론칭했다.
입주자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업하거나 창업 모델을 모색한다. 내일상점은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기획하기 위한 방법이다. 소공점에 위치한 유월 커피를 비롯해 베이커리 스티치, 찰스 바버숍 등 로컬스티치 내부에 있는 F&B와 상공간은 대부분 내부 입주자와 함께 론칭했다. 입주자의 가능성과 능력을 발굴하고 아이디어와 기획을 함께 하며 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입주자의 잠재력과 시너지를 어떻게 발굴하나?
입주자가 브랜드를 만들 때 함께 기획도 하고 투자도 한다. 이들과 3년 혹은 5년 등으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한다. 우리의 수익은 사람을 통해 나온다. 입주자 혹은 그들의 브랜드를 함께 키워 경쟁력 있는 스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최근 문을 연 약수점에 입점한 카페 ‘커피파운드’의 창업자는 원래 원두 사업을 하던 분이었는데 우리와 함께 카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고, 이후 로컬스티치 약수점의 코워킹에도 입주했다. 얼마 전에는 플로리스트인 입주자가 스몰 웨딩 사업을 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에 레스토랑도 있고 입주자 중에 패션업계 종사자도 있으니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입주자와 상생하며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장기적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한 시스템 설계에 자신이 있다.


로컬스티치의 수익은 멤버십 비용을 포함한 공간 사용료, 리테일 매출, 외부 대관 등에서 나온다. 김수민 대표는 특히 로컬스티치의 강점으로 ‘직접 운영’을 꼽는다. 일명 ‘궂은일을 다 할 수 있는 회사’라는 것. 기획과 사업 발굴, 성장까지 함께하는 과정은 생각 이상으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의외로 아주 적극적인 개입은 하지 않는다. 입주자는 로컬스티치가 어떤 곳인지 이미 알고 찾아온다. 의지가 있는 입주자끼리 만나니 새로운 수익 사업과 프로젝트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오갈 수밖에 없고, 로컬스티치는 이런 입주자들의 강점을 최대한 발굴하려고 한다.


로컬, 공간, 네트워크를 키워드로 한 오피스와 주거는 많아졌지만 여기에 적극적인 매니지먼트 개념을 도입한다는 건 전혀 새로운 발상이다.
주거와 업무, 상업을 비슷한 비율로 섞어 운영하다 보니 지점별, 시기별, 멤버별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 소공점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입점 브랜드가 바뀐다. 팝업 스토어도 자주 여는데 반응이 좋으면 다음에 문을 여는 지점에 입점시키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는 사무실과 주거 공간의 역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다중 이용 시설 이용 자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어차피 사람들은 먹고 일하고 모여야 한다. 로컬스티치는 코로나 이후 공간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를 연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변수가 많을 것 같다. 공간 기획이나 구성, 프로그램 등에서 초기와 달라진 부분이 있나?
달라진 점은 특별히 없다. 처음부터 지점마다 구성과 스타일을 표준화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마케팅과 디자인 부서를 따로 두지 않았다. 디자인의 경우 로컬디자인무브먼트가 대부분 담당한다. 내부 홍보물도 사진가인 입주자,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입주자와 함께 만드는 식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운영 자체를 입주자들과 순발력있게 움직이고 있다.

디자이너, 건축가로서의 경험이 투자 유치나 회사 설립, 공간 운영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된다고 생각하나?
문제 설정, 자원 배분, 문제 해결 등의 프로세스를 건축을 통해 배웠다. 공간과 가구, 서비스 구성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빠른 편이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잘 운영해왔다고도 생각한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사업을 하는데 부족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의사 결정을 하는 데에서 지금껏 배워온 디자인 프로세스가 많은 역할을 했다. 가설 검증식으로 트레이닝하던 방식에 익숙하다 보니 어떤 의견이든 논리적인 근거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노란색을 사용했다’와 같은,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는 습관적인 접근 논리는 별로 의미가 없다.


로컬스티치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지스 자산운용, 디쓰리, 유티시 인베스트먼트, 퓨처 플레이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총 유치 규모는 20억 원으로 시드까지 더하면 30억 원 정도다. 올해에도 투자 유치를 활발히 논의 중이다. 김수민 대표는 2018년 로컬스티치를 법인화한 이후 투자 유치 여부를 한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부동산 개발과 활용에 대한 디벨로퍼의 니즈를 다시 한번 읽었다. 단순 임대 형식의 부동산 구조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은 단순 공간 임대가 아니라 부동산에 콘텐츠를 더하는 선순환 모델이었다. 로컬스티치는 이미 여러 지점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레퍼런스가 충분했다.


2018년에 법인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투자자를 설득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건축주가 우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만든다. 약수점을 예로 들면 80%의 투자금을 건축주가 맡았다. 공사비도 분담했다. 대신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바꿨다. 5호점인 연남장 이후 대부분의 지점은 이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안정적 운영을 위해 5년 임대를 기본으로 계약하고, 부동산 자산 회사나 기업이 제공하는 건물은 10년 임대가 기본이다. 충분한 기간을 확보하고 건물 활성화와 콘텐츠 개발 단계부터 건축주와 함께 의논한다. 지속 가능한 공간 기획과 운영을 위해 입주자, 건축주, 운영자 모두가 공동 운명체로서 이해 관계를 일치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로컬스티치 모델의 유지·확장이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재 집중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코리빙, 코워킹과 연계한 모든 아이템을 사업화해보고 싶다. 쉽게 말하면 입주자가 먹고 마시고 자고 놀고 입는 모든 행위를 구조화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침구나 잠옷 같은 수면 관련 제품을 팔 수도 있다. 그 전에 먼저 F&B 분야에 집중하려고 한다. 일단은 동네 슈퍼마켓 형태로, 입주자가 제공할 수 있는 제철 과일이나 원두 등의 제품을 각 지점이 위치한 지역에서 제공할 생각이다.

올해 하반기에 가로수길 지점을 포함해 3개 지점을 더 열 계획이다. 기존 지점과는 또 어떻게 다를까?
하반기 준비하는 신규 지점들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코워킹 코리빙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실험해 보려고 한다. 바로고, 클로젯 쉐어 등의 스타트업 및 기업과의 협업으로 조금씩 다른 형태의 거실, 주방, 옷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기존의 호텔 소유주들과 연계해 코워킹 코리빙 중심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또 2년 뒤에는 서울에 300실 규모의 타운형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그 사이 홍대, 남산 등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공간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로컬스티치 소공


로컬스티치 약수 3층의 공유 오피스






(위부터) 매거진 바 도큐 전시공간과 공유 오피스, 세미나실로 구성된 로컬스티치 2층, 공유 오피스로 이용되는 5층과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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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