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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21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디자이너 14팀 티슈 오피스


(왼쪽부터) 조영, 이상익, 이창훈, 이승아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이상익·조영,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이승아, 건축을 전공한 이창훈이 만나 2019년 4월 출범했다. 이들은 인문학적 고민과 성찰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든다. 유니스트 도시환경공학부 커뮤니티 ‘사이언스 월든’, 인문 스타트업 ‘길드다’와 협업했고, 파주 타이포그라피 학교(PaTI)에서 기획한 〈안녕, 코로나19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을 위해 디지털 갤러리를 구축하기도 했다. 2020년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문화기술 공공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AR 부문에 선정되어 ‘숨은 요정 찾기: 내 안의 기후 위기 요정을 찾아서’를 제작했다.

화성에 가고자 하는 네 사람이 만났다. 디자이너나 건축가라는 일반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무모하지만 흥미진진한 ‘화성행’ 프로젝트를 도모하고자 모인 것이 티슈 오피스의 시작이다. 건축, 제품, 그래픽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이상익, 이승아, 이창훈, 조영은 기존 직장과 인문학 네트워크 ‘길드다Guildda’에서의 인연으로 2019년 4월 티슈 오피스를 설립했다. ‘티슈tissue’는 생물학에서 세포들로 이루어진 ‘조직’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티슈 오피스의 이 ‘사원’들은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혼자라면 실현하기 어려웠을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형식은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만든 ‘게임’.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 않고, 잘 하지 못해도 재미있는 게임, 즉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게 티슈 오피스의 설명이다. 이들은 밤샘 채팅과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게임의 구조와 메시지를 구체화하고 이상익과 조영의 UI/UX, 이승아의 프로그래밍, 이창훈의 3D, AR, VR 기술로 게임을 구현해낸다. 유니스트의 도시환경공학부 커뮤니티 ‘사이언스 월든’과의 협업으로 제작한 ‘링크: 비커밍 에루탄Link: Becoming Erutan’은 게임에 대한 티슈 오피스의 접근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가상의 동물 에루탄Erutan과 소통하면서, 그의 행동을 모방하고 언어를 파악해나가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탈-인간’의 경험을 하게 된다. 즉 포스트휴머니즘적 사고로를 게임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낸 인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인간과 사회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놀이의 차원을 넘는 게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메시지를 디자인하는 것이 티슈 오피스의 일이다.

최근 선보인 기후 위기 모바일 캠페인 ‘숨은 요정 찾기: 내 안의 기후 위기 요정을 찾아서’는 티슈 오피스가 게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이는 성격 유형 테스트처럼 일상에서 일어날 만한 구체적인 12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플레이어의 선택을 분석해 에너지, 생태계, 식생활, 자원 절약 등 네 가지 방법으로 기후 위기 대응 방법을 제안했다. OOO(정세원 작가)의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도 눈길을 끌지만 ‘당신은 오늘 분리수거를 얼마나 잘 했습니까’와 같은 권위적인 질문으로 행동을 규율하는 기존 캠페인의 문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도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유쾌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 일련의 과정은 9일 만에 3만 4000여 명이 참여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한편 이들의 요즘 고민은 ‘게임을 어떤 방법으로 배포할 것인가’다. 현재는 길드다와 함께 게임과 게임을 설명하는 텍스트를 정기적으로 배포하는 구독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인디 게임을 다루는 예술 기관이나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아닌 구독 서비스라는 독자적인 돌파구를 찾고 직접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기존의 방식과 장르에서 계속 벗어나기를 도모하는 티슈 오피스다운 면모다. 네덜란드 역사가 하위징아는 말했다. 인간은 게임과 놀이를 통해 삶을 가꾸고 문화를 창조한다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상상력과 메시지를 조직하는 티슈 오피스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지 기대감을 준다.

tissueoffice.info



포스트휴머니즘 게임 ‘링크: 비커밍 에루탄’. 플레이어는 가상 동물 에루탄의 행동을 모방하고 기호를 파악하여 그와 교감해야 한다. 에루탄은 소와 사슴의 생김새가 섞인 듯한 우제류의 초식동물로 무리 지어 생활하며 성격이 매우 온화하다.




티슈 오피스를 소개하는 게임 ‘미션! 오피스!Mission! Office’. 안개가 자욱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화성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작업을 탐사한다. 티슈 오피스의 사무실과 똑같이 생긴 공간에 도달하며 게임이 끝난다.




〈안녕, 코로나19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가상 갤러리. 관람객은 3개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거나, 다른 사람과 리뷰(비평)를 나눌 수 있다. 전시 공간에 준비된 ‘손 세정제’를 눌러 작품을 감상하고, ‘리뷰 스톤’이라 부르는 돌멩이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다.


@tissueoffice



기후 위기 모바일 캠페인 ‘숨은 요정 찾기: 내 안의 기후 위기 요정을 찾아서’. 홈파티 준비하기, 로션 브랜드 고르기, 코로나 시대의 취미 고르기 같은 일상 상황에서 벌어지는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기후 위기 요정과 실천할 수 있는 액션을 알려준다. 요정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인스타그램 AR 필터를 통해 나의 요정을 자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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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솔 객원 기자 담당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