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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인천 가좌동의 디자인 허브 코스모40
#로컬크리에이터 #Ruinenlust #인천크리에이티브마켓 #복합문화공간 #리얼리티


코스모40의 외관. 코스모 화학공장 40동이었던 기존 건물에 신관을 중축해 고리 형태로 안밖을 연결시켰다. ©허승범


코스모40 내부에는 기존 공장 건물의 흔적을 남겨두었다. ©허승범
요즘 인천 가좌동 일대가 들썩거리고 있다. 코스모40이 오픈한 2018년 10월 이래 창작자들이 근처에서 공방과 숍을 오픈하고 F&B도 하나둘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삭막했던 공장 지대가 생동감 넘치는 거리로 변신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중이다. 코스모40 부지는 원래 1970년대에 지은 7만 6000㎡ 규모의 코스모화학 공장 단지 45개 동이 있던 곳이다. 2016년 시설 노후로 울산으로 공장 이전이 결정되면서 44개 동은 철거되었으나 가장자리에 위치한 40동은 공사 분진과 소음을 차단하는 가림막 역할을 하느라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다. 그곳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는 1715년에 지은 청송 심씨 소유의 고택 관해각이 있고, 지역 유지인 심기보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 신진말도 인근이다. 2014년 심기보 대표는 관해각과 신진말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랩에 의뢰해 신진말 파빌리온을 짓고 주변 일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후 신진말 옆 부지에 에이블커피그룹에서 운영하는 빈브라더스 카페 인천점이 문을 열면서 심기보 대표와 당시 에이블커피그룹 성훈식 대표(현 코스모40 대표)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코스모화학 공장 40동이 철거되기 직전 측량 기사의 도움으로 내부에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은 폐공장 건물 내부의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에이블커피그룹과 함께 40동의 부지와 건물을 공동으로 매입한 심기보 대표는 성훈식 대표에게 공간 레노베이션 기획과 콘텐츠 운영 등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디렉팅을 맡겼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게 바로 지금의 코스모40이다.

철거될 뻔했던 코스모40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삶것 양수인 소장이 건축 설계를 맡아 기존 건물의 전 층을 전시와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뼈대를 남기고, 고리 형태로 통과하는 형태의 신관을 증축해 까다로운 건축 규제를 피했다. 프로젝트 디렉터인 성훈식 대표는 드넓은 공간을 카페로 쓴다는 쉽고 뻔한 결정을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코스모40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프로젝트의 본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민간이 주체라서 원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그래서 코스모40 신관 3층에만 F&B 브랜드가 입점하고 1층은 인포메이션, 2층은 사무 공간이 자리잡았다.

주변에서는 유동 인구를 잡으려면 1층을 F&B 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리기도 했다고. 그러나 1층을 포함해 구건물 전체를 전시·이벤트 공간으로 비워둔 이유는 단순히 사람들이 1층에만 머물렀다가 떠나지 않고 건물을 탐색하면서 문화·예술을 만나는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한편 코스모40만의 브랜딩을 위해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함께했다. SML 임승모 소장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조경은 슬로우파마씨가 맡았으며 포스트스탠다드와 레어로우가 협업해 가구를 제작했다. 사진 작가 신경섭은 공장 전후 변화상을 아카이브하는 작업에 흔쾌히 참여했고 그 인연으로 첫 개인전을 코스모40에서 열기도 했다.

코스모40이 들어선 지 어느새 2년 반 정도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사이 청송 심씨 고택 관해각은 한옥 카페 ‘오담’으로 새 단장했고, 코스모40 일대가 2020 마을 미술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되어 아트 퍼니처와 벽화, 공공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되었다. 여러 변화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천 출신이거나 거주 중인 다재다능한 작가들이 코스모40 주변에서 쇼룸과 스튜디오를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지역 작가들이 뭉치게 된 계기는 코스모40이 생기기 전부터 빈브라더스 카페 앞마당에서 정기적으로 열린 ‘인천 크리에이티브 마켓’이라는 행사 덕분이다.

마켓을 기획한 이종범 기획자를 비롯해, 인천에 기반을 둔 서비스센터 대표 전수민 디자이너, 수제로 서핑보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서핑 숍 ‘서프코드’, 핸드메이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뚜까따’, 섬유 공예 브랜드 ‘쿤스트호이테’, 모자 디자인 스튜디오 ‘햇쓸까’,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 ‘원더러스트’ 등이 이때 쌓인 단단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착해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곳에 쏠린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감지한 젊은 층이 몰려들고, 또 이들을 타깃으로 한 공간을 새로 오픈하기 위해 코스모40 주변에는 인테리어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가좌동이 현재 개발 중인 다른 지역과 결이 다른 것은, 소위 작전 세력들이 지역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이 지역에 오랫동안 살았던,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곳이기에 변화는 빠르더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는다. 5년 후, 10년 후 가좌동의 모습은 많이 바뀌겠지만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그대로일 것이다.



서비스센터 전수민 대표가 디자인한 가좌동 일대 창작자들의 숍과 공방을 표기한 맵.


코스모40 1층 메인홀. 인천 크리에이티브 마켓을 비롯해 각종 전시와 행사가 열리는 장소다.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H빔을 따라 여러 가지 컬러로 변하는 조명이 묘한 느낌을 준다. ©허승범


코스모40 3층 전경. 신관인 왼쪽 공간에는 F&B 브랜드 네 곳이 입점해있다. 오른쪽 공간은 기존 공장의 뼈대를 남겨둔 채 전시와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허승범


코스모40의 4층에 위치한 ‘그레이팅플로어’. 세미나와 워크숍 등이 열리는 공간이다. ©허승범
코스모40
기획ㆍ운영 에이블커피그룹(대표 박성호)
클라이언트 신진말(대표 심기보), 에이블커피그룹
프로젝트 디렉터 코스모40(대표 성훈식)
설계 건축사사무소 삶것(대표 양수인), lifethings.in
공간 디자인 건축사사무소 SML(대표 임승모), sml-a.com
가구 디자인ㆍ제작 포스트스탠다즈, post-standards.com / 레어로우, rareraw.com
조경 슬로우파마씨, slowpharmacy.com
연면적 3508.84㎡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준공 연월 2018년 10월
주소 인천시 서구 장고개로 231번길 9
웹사이트 cosmo40.com
인스타그램 cosmo.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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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서민경 기자 사진 제공 코스모40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