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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d-Revolution 주제관: 디-레볼루션_그 너머
주제관은 그해 비엔날레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관 ‘디-레볼루션_그 너머’도 마찬가지. 전시 기획자들은 이 주제를 정보(data), 차원(dimension), 일상(day), 행위(doing), 표현(description) 등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로 전달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디자인 혁명(design revolution)’이라고 이야기하면 보통 4차 산업혁명, 융합, 신기술 등 미래지향적인 첨단 테크놀로지부터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번 주제관은 첨단 기술 너머에 아날로그적 해석까지 곁들인다. 결국 디자인과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드러낸 것. 이와 함께 주제관에서는 러브콜과 오픈콜을 진행해 매력적인 작품들을 함께 선보였다.

기획 김현선

기획 보조 주정희

리서치 안예섬, 최진영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의 ‘From Color to Eternity’. 이들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주로 대형 종이 설치물로 재해석해왔다. ©Daelim Museum

참여 작가 완다 바르셀로나, wandabarcelona.com

From Color to Eternity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종이 꽃의 향연’.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서막을 알리는 인트로 전시 〈From Color to Eternity〉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이 공간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전혀 다른 차원에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알린다. 공간을 완성한 것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Wanda Barcelona다. 건축가 인티 벨레스 보테로Inti Velez Botero와 디자이너 다니엘 만치니Daniel Mancini가 2007년에 설립한 이 스튜디오는 아티스트 이리스 호발Iris Joval이 크리에이티브 부서로 합류하면서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기 시작했고, 종이를 소재로 쇼윈도 디스플레이, 쇼룸 및 각종 이벤트를 위한 설치 작품을 디자인 및 제작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일시적이면서도 시공간을 초월한 작업을 선보이는 게 특징인 이 스튜디오는 흐드러지게 핀 등나무꽃 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4000여 개의 종이 꽃송이로 초현실적인 정원을 구현한다. 2017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에서도 한 차례 선보인 이 작품은 방염 처리된 특수 용지에 정교한 레이저 커팅과 다이 커팅을 곁들여 크고 작은 꽃송이를 오려낸 뒤, 이것을 다시 접어 엮은 다발들을 공간 전체에 둘러 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무성하게 펼쳐진 수천 개의 등나무 꽃송이는 백색에서 시작해 화려한 색으로 이어지며 그러데이션 효과를 연출한다. “우리에게 종이는 빈 캔버스이며 물감이자 붓”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개성을 잘 대변하는 작품인 셈. 완다 바르셀로나의 작업은 종이로 표현 가능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고, 이를 특정 공간에서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통합병원 이지윤 부상자’.

참여 작가 김은주

검은 방에서 들여다보는 치유되지 않은 빛
광주光州. 말 그대로 ‘빛고을’이라는 뜻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곳보다 어두운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김은주 작가는 ‘검은 방에서 들여다보는 치유되지 않은 빛’에서 여전히 미처 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공감함으로써 치유의 길을 모색한다. 총 6장으로 이뤄진 사진 연작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던 국군광주통합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의료진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동안에도 병원 밖에서는 계엄군의 만행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광주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이 공간은 2007년 국군광주통합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한 이후 현재까지 방치되어 있다(참고로 광주시는 2014년 국방부로부터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아 2017년 건물을 제외한 통행로를 산책 용도로 개방했으며 병원 건물을 국립 트라우마 치유 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김은주 작가는 폐허가 된 공간을 배경으로 그날의 참상을 직접 경험한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담담히 담아냈다. 허물어진 현장과 아직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역사의 증인들은 5·18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충분히 성찰하지 않고, 안주하고, 심지어 외면하거나 왜곡하려는 사회적 흐름을 꼬집는다. 또 관람객은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추적하며 혁명의 빛이 어둠에서부터 시작됨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받은 관람객은 다음 전시 공간으로 인도되어 도시의 또 다른 면모와 마주하게 된다.



‘이팝나무’, 허달재.




오월 빛고을 향기 전시관 전경.


‘신안 우이도’, 박일구.
공간 기획 투힐미 to_heal_me
참여 작가 투힐미 / 코스맥스(대표 이경수), cosmax.com / 데카비, dekabiclinic.com / 허달재, 박일구, 김환경

오월 빛고을 향기(하얀 방)
앞서 ‘검은 방’을 경험한 관람객은 이어지는 ‘하얀 방’에서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이곳은 광주의 정체성과 ‘디-레볼루션 d-Revolution’이 본격적으로 만나는 첫 지점이다. 주제관의 중요한 메타포인 ‘빛’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광주의 이야기는 상처가 아닌 혁명으로 재생산된다. 이팝나무의 꽃향기와 패턴, 다채로운 빛으로 완성한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잠시 현실을 내려놓고 공감각(후각과 시각)을 통해 치유받는다. 이곳을 ‘하얀 방’으로 부르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갖가지 색의 에너지가 합쳐져 가장 밝은 빛을 내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는 광주 출신 작가 허달재가 그린 이팝나무 그림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이팝나무꽃은 그 자체로 순백을 상징하며 주먹밥을 나누던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 사진가 박일구의 바다 사진과 무형문화재 김환경의 옻칠 작품이 도상화되어 등장하는데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것은 코즈메틱 브랜드이자 창작 그룹 투힐미TOhealME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이팝나무 꽃향기를 맡게 되는데 이는 코스맥스의 기술 ‘센티리티지Scenteritage®’ 덕분이다. 센티리티지는 향기(scent)와 유산(heritage)의 합성어. 선조들에게 사랑받았거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한국 전통의 향기를 발굴해 재현·복원한다는 뜻이다. ‘코스맥스 향료 Lab.’은 국립 5·18민주묘지 진입로, 광주시청 앞 대로변, 광주 시내 전역의 가로수 일대를 리서치했고 이 중 광주시청의 이팝나무 향을 포집해 수 주간 연구한 끝에 이 향을 완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이 더 이상 시각적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종합적인 경험의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디자인의 영역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제관에는 관람객에게 전달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과학과 디자인의 융합을 적용한 메디컬 아트 ‘데카비-바이탈라이저’ 장치다. 1913년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공간 에너지의 존재를 예측했다. 공간 에너지는 생체 에너지의 흐름이 왜곡되는 현상과 불균형을 정상 상태로 복귀시켜 생체 대사와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데카비-바이탈라이저는 이 에너지를 촉진시켜 전시장 안 공기의 질을 개선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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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박슬기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