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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Identity Winner 헤비사이드 SI : MHTL



헤비사이드 SI
디자인 MHTL(대표 맛깔손) mhtl.official mat_kkal
참여 디자이너 맛깔손, 박럭키, 김신아
클라이언트 헤비사이드 heaviside.archive
발표 시기 2021년 4월









헤비사이드 SI
MHTL
서울 아현동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헤비사이드.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2층 양옥집을 개조한 이곳은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지만 묘한 아우라를 풍긴다. 상호명은 전기 스위치를 껐다 켤 때 전류의 흐름을 나타내는 단계 함수 방정식을 고안한 수학자 올리버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에서 따왔다. 이름만큼이나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음악, 페인팅, 텍스타일 등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창작자 5명이 헤비사이드를 운영하는데 상투적인 F&B 공간을 거부한 이들은 자신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오롯이 이곳에 투영하기로 했다. 직접 큐레이션하거나 제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전시·판매하는 숍을 갖춘 것도 그러한 연유다. 오픈 과정에서 맙소사, 원투차차차 등 든든한 지원군이 합류해 공간 디자인과 집기 제작 등을 맡았다. 그리고 MHTL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이 프로젝트에 정점을 찍는 역할을 했다.

맛깔손과 박럭키가 2020년 시작한 MHTL은 브랜딩, 북 디자인, 전시 아이덴티티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그래픽 디자인계를 교란시키고 있는데 이번에도 틀을 깨는 공간 아이덴티티(SI)로 파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이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커피와 오브제, 5명의 창작자, 그리고 방문객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의 성격이다. 헤비사이드를 이루는 여러 요소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단순화해, 알파벳과 동일한 선상에 놓았을 때 마치 상형문자처럼 자연스럽게 읽히는 방식을 제안했고, 자간이 좁은 컨덴스드 서체를 선택해 이 요소들이 모여 있는 느낌을 강조했다. 한편 헤비사이드의 단계 함수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해 온/오프On/Off 모드를 각각 타이포그래피의 ‘아우트라인Outline’과 ‘솔리드Solid’ 버전으로 치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즉 조명을 켰을 때(on) 사물의 외곽(outline)이 훤히 드러나지만, 스위치를 끄면(off) 어둠 속에서 단단한(solid) 그림자 형태로 보이는 현상에서 착안해 두 가지 버전의 로고를 제안한 것.


MHTL 맛깔손 실장(왼쪽), 박럭키 팀장
MHTL은 엄격한 로고 가이드라인을 정립하지 않았는데 이는 가이드라인이 헤비사이드의 자유분방함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솔리드와 아우트라인의 적용 기준 또한 열어두었다. 그 덕분에 헤비사이드의 아이덴티티는 개성 강한 멤버들의 취향에 따라 공간 속에서 수십 가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재탄생했다. 헤비사이드의 로고는 독창적이지만 결코 과시적이지 않다. MHTL은 SI가 공간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랐다.

반면 헤비사이드 앞마당에 매달려 있는 입체형 로고 간판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를 자랑하는데 마치 유명 관광지에 가면 랜드마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듯이 이곳을 포토존 삼아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치했다고. 로고와 함께 덧붙인 ‘Think About Nothing or About Everything’이라는 슬로건은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유머로 헤비사이드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MHTL은 디자인을 할 때면 늘 사용자를 페르소나로 상정해 세계관을 구상하고 시놉시스를 촘촘하게 짜는 과정을 거친다고 귀띔한다. 이들에게 헤비사이드는 5명의 창작자들이 조용한 주택가에 숨겨놓은 보물 창고 같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과 사물, 취향과 미식이 만나며 즐거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바로 헤비사이드의 아이덴티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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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서민경 기자 인물 사진 이경윤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