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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건강한 농산물을 위한 브랜드 공간 감자빵으로 성공한 뉴 제너레이션 파머, 밭 주식회사
농장에서 갓 수확한 작물을 식탁 위의 먹거리로 바로 가져오는 ‘팜 투 테이블’ 문화는 수년 전부터 뉴욕에서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현대인은 논밭이 펼쳐진 고향을 떠나 도시로 몰려들었고 자연스럽게 채소를 재배하고 버섯을 따 먹는 등 자연과 관계 맺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건강과 자연식을 추구하고 균형 잡힌 삶을 지향하는 태도는 오늘날 농업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물론 여기에는 디자인의 숨은 역할도 빠질 수 없다. 농산물의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브랜드·회사·활동가를 통해 건강한 식재료가 미식 공간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의왕 타임빌라스에 입점한 더밭. 캐비닛 서랍별로 각종 씨앗을 담아 보관하고 있다.


감자빵 패키지.

로고 디자인 이혜은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 최다인
농장정원 디자인 최동녘
공간 디자인 최동녘, 판지 스튜디오(대표 양재윤, 강금이) @panjistudio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을 만큼 식감이 포슬포슬하면서 쫄깃한 감자빵. 2020년 론칭과 함께 춘천의 명물로 떠올랐다. 감자빵의 개발 스토리는 자못 흥미진진하다. 패션을 전공한 농업회사 법인 밭 주식회사(이하 밭) 공동 대표 이미소는 감자 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2016년 춘천으로 귀농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1년에 3억 원씩 적자를 내는 기가 막힌 현실에서 힘들게 키운 감자를 도로 땅에 묻어야 했던 아버지를 보며 감자를 가공한 먹거리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2021년 연 매출 100억 원, 매출 성장 2200%의 신화를 이룬 감자빵이 탄생했다. 국내산 춘천 감자가 70% 함유된 이곳의 감자빵과 유사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미국산 분말 감자가 일시 품절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국내산 감자를 재료로 한 미투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줄 알고 오히려 자긍심을 느꼈다. 그런데 미국산을 쓴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턴 국내산 감자를 써야 맛있다고 몇 번이고 SNS에 게시물을 올렸다.” 채소학을 공부한 전문 농업인 최동녘 공동 대표의 말이다.

이미소·최동녘 부부가 공동 설립한 밭은 ‘농부가 꿈이 되는 회사’를 미션으로 삼고 있다.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밭처럼 농촌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두 사람은 이를 위해 도시와 농촌을 잇는 플랫폼을 조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춘천에 카페 감자밭을 오픈한 것이다. 이곳은 농장과 정원이 공존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처음 카페 감자밭 문을 열 때 춘천에서 시작했고 춘천을 대표하는 콘텐츠이니만큼 춘천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9월 의왕에 오픈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카페 ‘더밭’이라는 상호명으로 입점한 이유다. ‘감자밭’이 아닌 ‘더밭’으로 브랜딩한 데에는 감자 외에도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2차 가공식품과 PB 상품을 추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여러 종류의 씨앗을 보관해놓은 캐비닛을 디스플레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양구 사과밭과 강릉 콩밭 카페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베럴즈와 협업해 출시한 반려견용 노즈워크 장난감.


카페 감자밭 실외에 있는 온실은 정원과 밭을 연결하는 게이트다.


뽀떼또 캐릭터 에코백.
감자빵 캐릭터 뽀떼또도 M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이 캐릭터를 활용해 올해 초에는 연남방앗간과 함께 식혜랑감자빵 세트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반려 동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베럴즈와 협업해 반려견용 노즈워크 장난감을 출시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밭을 가꾸는 다양한 도구를 콘셉트로 한 굿즈 셀렉트 숍 ‘밭물상점’도 론칭할 계획이다.

밭은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도 농부를 위하는 기업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 “감자뿐만 아니라 품질 좋은 농산물을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일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실제로 밭은 농가와 100% 계약 재배를 통해 풍작이든 흉작이든 관계없이 타 기업보다 10~30% 값을 더 쳐주며 전량 수매하는데 이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농부가 농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슬로건인 ‘뉴 제너레이션 파밍’처럼 일시적 유행을 좇기보다 상생과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청년 농부인 밭 멤버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batt-corp.com gamzabatt the.batt




이미소·최동녘
밭 공동 대표

“우리의 운영 철학은 지역사회와 농가에 도움이 되는 로컬 청년 창업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농부는 단순히 흙만 만지는 사람이 아니다. 농부가 듣는 노래, 농부가 입는 워크웨어, 농부가 찍는 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농부도 힙스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는 공간 디자인과 더불어 농장과 정원 디자인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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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서민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2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